영국서 온 편지, 온라인으로 간 브리튼 정원
2020-05-13 15:49:32 , 수정 : 2020-05-13 16:20:39 | 정연비 기자

[티티엘뉴스] 지금처럼 자연과 정원을 열렬히 그리워하는 때가 있었을까 싶다. 코로나 시대의 생존법에는 자연을 통한 심신의 안정, 힐링이 무엇보다 최우선으로 꼽힌다.

 

자연을 가장 가깝게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은 정원이다. 살 공간마저 짓기도 부족한 한국에서는 일부에게만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에 정원을 사랑하는 이들은 아름다운 정원의 나라 ‘영국’에 대한 향수가 더욱 그리운 시기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5월의 영국 정원에서 봄내음을 만끽하지 못하는 여행자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랠 영국 대표 정원들을 모아봤다.  

 

■큐가든(kew-gardens)

 

 

영국에서 유명 정원들은 대부분 도심과 멀리 떨어져 있는데 런던 중심부 서쪽에 있는 큐가든의 경우 예외다.

 

큐가든으로 가는 길목부터 로맨틱한 꽃집들이 당신의 가드닝 감성을 서서히 충족시킨다. 300에이커 면적에 아름답게 조경된 공원은 전문적으로 관리된 정원, 팜 하우스 및 5만 종 이상의 토착 식물과 이국적인 식물, 나무 및 꽃으로 즐비해 아무렇게 찍어도 엽서같은 사진이 나온다. 무심하게 걸친 듯한 정원사들의 유니폼마저 조경된 식물들과 오묘한 조화를 이뤄 원예 매니아들의 대표 방문지기도 하다.

 

지금 코로나19로 드넓은 가든을 거닐지 못하지만 지금 당장 당신의 전자기기로 큐가든의 홈페이지에 방문할 수 있다.

 

큐 가든의 홈페이지에는 가상으로 큐가든을 관람할 수 있는 코너가 마련돼있는데 너무 넓어 한번에 다 보지 못하는 공원도 제대로 볼 수 있고 자연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가상에서 1837년 빅토리아 여왕을 위해 지어진 지중해 정원과 윌리엄 왕 사원(William 's Temple)을 둘러볼 수도 있고 수목원에 있는 큐 가든의 상징인 거대한 나무를 마치 목전에서 마주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세계 유산을 가로지르는 멋진 전망을 제공하는 멋진 캐노피 산책로도 쇼파에서 바로 감상할 수 있다.
 

 

■첼시 플라워쇼(Chelsea Flower Show)

 

 

 

혹 5월에 영국을 방문할 예정이었다면 그는 분명 플라워 쇼를 보러가려는 이였음이 틀림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매년 5월부터 10월은 영국인뿐 아니라 전 세계 원예인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플라워 쇼 시즌으로 최신 정원 디자인 트렌드를 파악하거나 원예 활동 중 풀리지 않았던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플라워 쇼를 한번쯤 방문해봤다면 아름답게 꾸며진 정원 외에 영국 국민들이 모두 몰려왔나 싶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모습이 이색적인 볼거리로 기억에 남아있을 것이다.

 

대체 플라워 쇼가 무엇이길래 국경일같이 온 영국이 올림픽 경기를 진행하는 것 같은 분위기에 빠질까. 특히 영국 플라워 쇼를 대표하는 첼시 플라워 쇼의 경우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꽃 박람회가 아니다. 가든 디자인 쇼라는 점에서 전 세계 원예인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행사다.

 

플라워 쇼는 마치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정원의 디자인을 전문 디자이너가 구성하고 심사를 통해 선정한 다음, 직접 시공한 뒤 순위를 매겨 관람객에게 선보이는데 경연 프로그램이 주는 특유의 흥미진진함은 물론 신인 가든 디자이너가 혜성처럼 등장해 스타처럼 등극하기도 한다.

 

올해 경우 예상치못한 코로나19로 지난 3월부터 영국에는 외출제한령이 내려지면서 2020 첼시 플라워쇼는 취소돼 많은 원예인들이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주관사인 영국 왕립원예협회는 오는 5월 18일부터 23일까지 가든 투어를 비롯해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가상으로나마 첼시 플라워쇼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게 됐다.

 

이번 첼시 플라워 쇼에서는 온라인 상에서도 유명 디자이너, 플라워리스트, 원예사들이 직접 가꾼 정원이 공개될 예정으로 가족이 함께 정원에서 할 수 있는 정원 활동, 식물 유지 관리 방법을 알려주는 기회도 매일 마련된다. 또한 협회 전문가들이 직접 온라인에서 질문을 받고 답하는 시간도 주어져 그동안의 정원 활동에서 궁금증이 있었던 부분은 직접 해결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과거 첼시 플라워쇼에 참가했던 영국 출신 참가자들이 자신들의 화원을 공개하며, 참가작을 재현하는 순서도 있어 직접 방문하는 것 이상으로 전문가들의 비법을 보다 자세히 탐구할 수 있는 시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쳇트워스 하우스 가든(Chatsworth Garden)

 

 

쳇트워스 하우스 가든은 오만과 편견에 Mr. Darcy의 가든으로 잘 알려져있는데 지금같은 5월의 화창함과 청량함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요즘같이 낮에 살짝 더운 날은 쳇트워스 하우스 가든에 있는 계단식 분수대가 그립다. 깊지도 않고 물세기도 세지 않아서 맨발로 들어가 가볍게 물장난을 즐기기에 제격이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삼삼오오 편안한 시간을 즐기는 모습은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방문하고 싶은 마음을 싹트게 만들고 탁트인 하늘과 끝이 보이지 않는 넓은 들판은 지금이라도 당장 쳇트워스 하우스 가든으로 달려가고 싶게 만든다.

 

    

 

■햄튼코트 가든(RHS Hampton Court Palace Garden)

 

 

5월 대표 플라워쇼가 첼시가든이라면 7월의 대표 플라워쇼는 햄튼코트 가든에서 펼쳐진다. 히 햄튼코트 가든은 런던 근교에서 아이들과 방문하기 좋은 가든으로 꼽히기도 한다. 헨리8세 시대 역사의 흔적을 볼 수 있고 아름다운 가든을 보면서 여유로움과 힐링을 누릴 수 있는 곳이며 아이들과 함께 실컷 놀 수 있는 공간으로 아이들과 함께 런던에서 가볼만한 곳이다.
 

화려한 정원의 진수를 보여주는 만큼 코로나19로 삭막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이들이라면 모니터를 통해 잠시나마 형형색색으로 꾸며진 햄튼코트 가든에서 시각의 즐거움을 느껴보자.

 

■켄싱턴가드(kensington-gardens)

 

 

윌리엄왕자와 케이트 미들던이 즐겨 산책하는 곳으로 알려져있는데 사랑의 계절인 봄과 잘 어울리는 사랑스럽게 꾸며진 정원이다. 하이드 파크(Hyde Park)의 일부였던 켄싱턴 가든 (Kensington Gardens)은 오래된 공원과 새 공원 오락 및 녹지 공간을 제공하고 있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이기도 하다.

 

서펜타인 갤러리(Serpentine Galleries)에서 현대 미술과 건축물은 물론 켄싱턴 궁전의 역사와 유산에 감탄하거나 빅토리아 앨버트 기념관의 화려함은 온라인상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피터래빗 가든

 

 

 

 

전원 생활을 꿈꾸는 이들은 많지만 실제로 행동에 옮기기 주저된다면 베아트리스 포터(Beatrix Potter)와 그녀가 평생 사랑하고 아꼈던 레이크 디스트릭트의 피터래빗 가든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일상의 지루함으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으로 흔히 여행을 선택하는데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동화인 ‘피터 래빗’의 작가 베아트릭스 포터도 마찬가지였다. 그 유산인 피터래빗 가든은 자연과 교감을 나누고 베아트릭스 포터의 ‘자연주의 동화세계’를 고스란히 재연하고 있으며 정원 중간의 카페에서 재배하는 계절 과일, 채소 및 샐러드가 제공되는데 정원이 주는 분위기만큼 편안함을 선사한다.

 

정원뿐 아니라 국내에서 한여름에 정원 방문은 상상할 수도 없지만 레이크 디스트릭트는 여름에 방문한다고 해도 날이 덥지도 춥지도 않아 피터래빗 가든 역시 영국 대표 여름 여행지로 거론된다. 실제로 베아트릭스 포터 가족들이 여름마다 휴가를 즐겼던 곳이기도 하다.

 

 

 

 

기획=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자료제공= 주한 영국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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