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소여행사와 여담 플랫폼 모두 상생하는 것이 목표"
박형곤 한진관광 그룹장
2021-11-27 11:06:49 , 수정 : 2021-11-27 14:05:16 | 정연비 기자

[티티엘뉴스] 국내 메인 여행사들이 온라인 플랫폼에 뛰어드는 양상은 이제 낯설지 않다. 여행사 가운데 보수적이면서 자체 색깔을 고수해왔던 한진관광마저 ‘여담(여행을 담다)’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출시한 것만 봐도 이제는 천편일률적인 패키지 상품만으로는 더이상 시장에서 승부가 나지 않는다는 상황에 봉착했음을 알 수 있다.

한진관광 역시 여담 출시를 알리면서 기존의 여행 상품만으로는 고객들의 기억과 마음에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상품이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고객 맞춤형 퍼스널 패키지 여행을 가능케 해줄 플랫폼을 통해 오래 기억될 수 있는, 숨겨진 보석 같은 여행을 소개해 나만의 여행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테마를 가진 여행을 담겠다는 의미다.

22일 한진관광 본사에서 만난 박형곤 그룹장은 우선 여담 담당자들의 경력만으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형곤 한진관광 그룹장

 

한진관광 여담팀은 노선경력만 최소 15년 이상된 전문가들이다. 즉 상품을 만들 줄 아는 전문가라는 뜻이다. 박 그룹장은 “직원 중 한명은 법인 여행만 15년 담당했는데 이런 경우는 특정 지역에 한정돼있기 보다 전 지역 상품의 이해도가 상당히 빠르다”고 강조했다.

담당자들의 오랜 경력은 플랫폼 입점사들이 제안하는 상품들을 검수할 때 빛을 발한다. 해당 상품이 여담 테마에 맞는지 혹은 시장 적합성에 대한 판단을 빠르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IT 전문가들이 세운 플랫폼업체나 글로벌 OTA에 비하면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이라든지 플랫폼 전반적인 부분에서 지식이 아무래도 뒤쳐질 수도 있겠지만 내부의 마케팅 및 IT 등 다른 부서들과 협업을 통해서 여담의 부족한 부분들은 가볍게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당연히 수시로 발생할 수 있는 기술적 문제가 있어도 금방 처리가 된다.

 


▲한진관광 여담 담당자들

 


한진관광도 여타 업체들처럼 코로나19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과거 비해 인력이나 조직의 규모가 많이 줄었다. 그렇다고 부정적인 부분만 있던 것은 아니다. 좀더 세부적인 면에서 과거에 비해 슬림해진 조직으로 유연한 사고가 가능해졌다는 상황이기도 하다.

박 그룹장은 “업계 내에서 한진관광이 이러한 플랫폼을 시작한 자체만으로도 큰 변화라고 느끼겠지만 거기에 더해 개인적으로 예전에 비하면 내부 의사결정이 상당히 빨라져 긍정적인 신호라고 보고 있다”라고 평했다.

 

 

 

우선 한진관광은 플랫폼에서 후발주자로서 여담의 영업방향 설정시 과감하게 시장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강점을 가져가기로 했다.
시장을 먼저 선점하고 더 잘 판매하고 있는 선두업체들과 굳이 불필요한 출혈경쟁을 통해 제살 깎기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신 테마 상품으로 확고한 콘셉트를 정해 여담만의 색깔을 강조하기로 했다.

따라서 현지체험, 레저/어드벤처, 예술/역사, 헬스/웰니스, 골프, 특별한 목적지, 허니문, 종교/문화탐방 그리고 교육까지 9개의 테마로 카테고리를 나눴고 상품 역시 해당 성격에 맞게 가공해 입점시키고 있다. 

 

대신 여담이 고객만족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중소 여행사들과의 상생이다. 이미 중소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명회를 통해 여담과의 파트너십에 필요한 부분을 설명하기도 했지만 아직은 코로나19의 타격으로 현재 적극적인 파트너사들을 찾는 것이 녹록치않다. 

현재 여담에 입점된 상품은 232개, 그중에서 노출된 상품은 132개다. 국내 상품 비중이 현재 22%, 해외는 78% 정도를 차지한다. 파트너사는 115개(11월 22일 기준)인데 이중에 한 20~30%는 아직 본격적인 영업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일반 플랫폼의 경우 그냥 입점사가 들어와서 상품을 파는 공간만 제공하는 것에 그친다면 한진관광의 여담은 거기에 더해 사후관리도 철저히 하자는 입장이다. 여담 입점사들에게 적합한 지원 사업들도 파트너사 관리 페이지에 수시로 공지를 올리고 별도로 메일을 전하기도 한다.

박 그룹장은 “카타(KATA)나 정부가 지원하는 크고 작은 사업에 대해 사업들을 모르고 계시는 분들이 너무 많다. 여담 팀에서 일일이 문자나 이메일을 통해 입점사들에게 필요할 것 같은 소식들을 전달해 드리는 것도 주요 일과 중 하나가 됐다”라고 밝혔다.

그런 것들이 여담 업무와 특별히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사소한 정보들까지도 최대한 많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한진관광과 여담이 최대한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을 제공하자는 모토에서 우러나온 행동이다. 

 

 


▲한진관광 공식 유튜브 훗훗한티비에 올라온 여담 공식 티저 영상 

 

 

그렇다면 여담에 입점시 어떤 혜택이 있을까.

한진관광이 주력하는 전세기 사업에 일정 부분 판매권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전 세계 좌석을 거의 원가로 여담 입점사에게 제공할 수 있다. 

입점사들에게 항공기 좌석을 제공하고 좋은 상품을 만들어 달라는 의도로 역제안을 하기도 한다. 우수 입점사들에게는 항공권을 지원해 상품 개발을 위한 현지 출장도 제공할 계획이다. 

2주 전부터는 상품 운영회라는 이름으로 여담 팀 외에 한진관광 전 조직이 발벗고 나서 여담에 입점한 상품들을 평가하는 제도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내부 사전 평가를 통해 더 좋은 상품들이 양질의 상품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상품 운영위원회를 매주 1회씩 하는데 마침 인터뷰 당일 오후에도 상품운영회 회의가 예정돼있었다. 

박 그룹장은 "입점사들의 상품 프라이드는 강하고 저희가 상품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입점 상품 리스트들을 살펴보고 여담 테마에 부합하는지, 혹은 테마 상품이 아닌데도 그냥 일반 패키지 상품으로 그냥 제출된 경우 상품명이나 일정 등 수정 부분을 짚어 테마 상품으로 변경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후에는 별도의 운영위원회 발촉도 준비중이다. 입점사들 중 대표를 뽑아 여담 관계자들과 함께 개선해야 할 사항 등을 연 2회 정도 서로 논의하고 고쳐나가고자 함이다.
 

한편 여담은 상표 등록과 다 출원이 완료된 상태로 지난 11월 1일부로 1차 오픈을 했다. 그랜드 오픈은 내년 1월 중순 경으로 동시에 대대적인 홍보에 들어가지만 앞서 오는 현재 여담을 알리는 온라인 이벤트를 12월12일까지 진행중이다. 월별로 테마를 선정해 영업을 이어나가는데 11월에는 골프, 12월에는 휴캉스다. 한진관광의 유튜브 계정을 통해서 관련 콘텐츠 영상도 업로드 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박형곤 그룹장은 아직 여담의 인지도가 낮은 만큼 입점사들을 추가 발굴하는 것이 목표임을 전했다.

"한진관광의 여담이 더 알려져서 좋은 입점사들이 저희 쪽으로 입점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입점사들에 대한 사소한 부분까지 살피는 것은 지속될 예정이다. 단순히 입점사들이 여담에 들어와서 팔고 우리는 수수료만 받자는 것이 아니라 입점사와 여담이 모두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글∙사진 =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