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모터사이클의 대결전 ‘63회 마카오 그랑프리’
2016-10-17 02:16:40 , 수정 : 2018-04-20 14:03:26 | 김종윤 기자

[티티엘뉴스] 마카오 그랑프리가 올해 63주년을 맞이한다.

마카오 그랑프리는 다른 그랑프리와 달리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이 한 자리에서 결전을 펼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레이싱 경기이자 도심 속 도로를 그대로 서킷으로 활용하여 동양의 몬테카를로라고 주목 받고 있다.


1954년에 싹튼 마카오 그랑프리의 시작은 매우 소박했다. 마카오의 구불구불한 도로 특성을 살려 재미있는 자동차 경주를 고안한 몇몇 젊은이들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 당시 그들은 경기는 매우 아마추어적이었으며 최초의 우승자의 기록은 무려 4시간 3분 1.91초 (51랩)였다. 경기의 판도가 달라진 것은 1966년 벨기에 출신의 레이서 마우로 비앙키(Mauro Bianchi)의 등장부터다. 당시 마카오에 새로운 르노 자동차 대리점을 개업한 홍콩 사업가의 제안을 받고 출전한 그는 기아 서킷의 1랩을 3분 미만으로 주파한 최초의 드라이버가 되면서 속도 경쟁에 불을 붙였을 뿐만 아니라 진정한 레이싱 경기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다. 1954년 에디 카르발료의 평균 속도는 시속 79Km. 2011년 마카오 그랑프리 우승자인 다니엘 융카델라의 평군 속도는 시속 130.25Km 였다.

이후 마카오 그랑프리는 차근차근 국제기구의 공인을 받아가며 성장해왔다. F3대회로서 지위를 인정받았고, 모터사이클 그랑프리와 월드투어링카챔피언십 등이 추가되면서 60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는 역사 동안, 마카오 그랑프리는 전 세게 모터 스포츠 분야에서 매우 독보적인 위치를 확고히 점했다.
 

지난해 치러진 대회는 전세계에서 8만여명이 넘는 관중과 19개국에서 1000여 명의 미디어 대표단이 참가해 934개의 채널, 약 19개국의 나라에 소개되는 등 5300만 파타카(MOP, 한화 약 79억 원)에 이르는 홍보 효과를 누렸다. 동일 기간 마카오를 찾은 방문객 숫자 역시 전년보다 53% 증가하는 등 나흘 동안 1500만 명이 마카오를 방문했다.


오는 63회 마카오 그랑프리는 3년 연속 선시티그룹(SUNCITY GROUP)이 공식 후원한다. 작년에 이어 마세라티 역시 스에프티, 메디컬, 긴급구조 및 공식 차량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마카오 모터사이크르 그랑프리가 5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자 GT월드컵이 다시 한 번 치러지며 대회의 위상을 더욱 높이게 된다. 조직위원회에서는 올해에도 보다 많은 사람들이 부담없이 그랑프리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티켓 가격을 최저 MOP50 (약 7500원)부터 최대 MOP900(약 13만5000원)까지 경기, 좌석 별로 차등 책정하고 있다.

마카오 그랑프리의 가치는 일반 도로를 그대로 서킷으로 만든 기아서킷(Guia circuit)부터 시작된다. 좁은 마카오의 도로 특성상, 가장 난해한 서킷가운데 하나로 평가 받고 있는 이 서킷은 아름다운 마카오 도심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격한 레이싱 경기를 영화의 한 장면처럼 만든다. 또한 도심 도로를 그대로 활용하는 탓에 마카오 반도 어디에서도 웅웅 거리는 우렁찬 자동차 엔진 소리를 듣고 관중석이 아니더라도 이따금 육교를 건널 때면 발 밑을 스치는 아찔한 자동차의 모습을 보는 짜릿한 경험을 가능하게 해준다. 하지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아슬아슬한 레이싱 관람의 묘미를 만끽하고 싶다면 아래 3 곳의 스탠드를 기억해두자.

 

먼저 기아 서킷의 가장 악명 높은 코너인 리스보아 밴드 (Lisboa Bend)에 위치한 리스보아 스탠드(Lisboa Stand)다. 이 곳은 마카오 그랑프리 레이스의 심장부라 할 수 있다. 90도로 꺾어지는 아찔한 커브에 위치한 리스보아 스탠드에서는 앞에 펼쳐진 긴 직선구간에서 추월이 일어나는 장면을 직접 지켜볼 수 있다. 서킷의 폭이 점점 좁아지는 가운데 드라이버들이 서로 앞서 나가기 위해 펼치는 아슬아슬한 접전은 결코 놓칠 수 없는 명장면이다.

다음은 그랜드 스탠드 (Grand Stand)로 그랑프리 빌딩 건너편에 위치한 메인 그랜드 스탠드는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장소다. 출발선과 결승선이 위치하고 있어 그리드에서 출발하는 장면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뒤쪽의 피트레인과 피트 구역 또한 모두 볼 수 있다. 또한 레이스가 시작되기 직전의 긴장감과 결승선을 통과해 들어오는 챔피언의 희열도 모두 느낄 수 있는 곳이 이 곳이다.

 

마지막으로 레저브와 스탠드 (Reservoir Stand)는 메인 그랜드 스탠드 출발선 바로 옆에 위치한 스탠드로 경주차와 바이크가 직선구간을 바람처럼 달려 서킷의 첫 번째 코너 구간인 만다린 벤드 (Mandarin Bend)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마카오 그랑프리의 꽃은 F3 경주로 이 경주는 세계에서 가장 명성 있는 F3 경주 중 하나다. F1 선수로 성장하고자 하는 많은 F3 선수들이 참여하여 기량을 쌓는 장이자 마이클 슈마허, 데이비드 쿨사드 등의 걸출한 스타들이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 대회이기 때문이다. F3경주는 최고의 자동차 경주인 포뮬러 원(F1) 보다 레이싱 카의 배기량과 차체가 작지만 F3에서 우승할 경우 중간 단계인 F3000을 건너 뛰어 바로 F1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인기가 높다. 실제로 포뮬라1 대회에서 활약하고 있는 미하엘 슈마허와 전설적인 드라이버 아일톤 세나 등도 마카오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바 있으며 현재에도 마카오 그랑프리의 우승자 또는 상위권 입상자가 포뮬라1 경기에 뛰어난 적응력을 보여준다는 평이다. 현재 F1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 중 많은 선수들이 마카오 그랑프리 출신이며, 1999년 개최된 8번의 F1 그랑프리의 우승자들은 모두 마카오 그랑프리의 ‘기아 서킷 졸업자’ 였다. 또한 1999년 르망 경주 (24 Hours of Le Mans) 참가자 중 무려 58명이 마카오 그랑프리 F3 레이스 출신이었다.

2013년에 60주년을 맞이하며 다이아몬드 주빌리를 기념한 마카오 그랑프리 조직위원회는 새롭게 단장한 컨트롤 타워를 선보였다. 기존의 것보다 층고는 낮아졌지만, 전면 유리를 사용, 직선의 건물 형태를 원형을 바꾸면서 훨씬 모던하면서 자연스럽게 주위경관과 어울리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고 지나가는 재미있는 사실은, 컨트롤 타워 및 머신들과 미캐닉들이 대기하는 주차장이 그랑프리 기간이 아닐 때에는 일반 차량 주차장, 특히 마카오 호텔 셔틀버스들의 승하차장으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마카오 페리 테미널을 통해 입국하는 여행객들은 바로 건너편에 위치한 이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탑승하게 된다. 그러나 그랑프리 기간이 되면, 이 일대가 초고가 머신들과 경주용 자동차들, 모터바이크들로 가득하게 된다. 좀 더 세심하게 돌아보면, 메인 스탠드와 경주로 등의 자취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마카오 그랑프리를 더 알고 싶다면...

비단 자동차나 자동차 경주에 흥미가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도시 전체를 뒤흔드는 축제의 열기는 분명 매력적이다. 보다 느긋하게 마카오 그랑프리에 대해 알고 싶다면 마카오 그랑프리 박물관을 방문해보자. 실제로 자동차 경주를 하는 듯한 시뮬레이션 게임 등 흥미를 돋우는 전시물이 가득하며 입장료는 무료다. 또한 바로 연결되어있는 와인 박물관 또한 아직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포르투갈 와인을 접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 마카오정부관광청에서는 가까운 시일 내에 마카오 그랑프리 박물관과 마카오 와인 박물관을 분리하여 확대 이전할 계획을 갖고 있다.

 

입장권 구입: Kong Seng Ticketing Network MACAO / www.macauticket.com

매주 화요일 휴관, 관람시간 10:00~20:00

 

김종윤 기자 yoons35@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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