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각 스님의 방장 재추대 촉구 기자회견··· 운영체계 복원 및 승려 복지 향상 대안도 제시
2024-09-26 23:18:22 | 김성호 기자

[티티엘뉴스] 해인총림 제10대 방장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를 앞두고 ‘해인사 안정과 총림 수호를 위한 원로중진 특별대책위원회’의 원각 스님의 방장 재추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9월25일 조계사 나무갤러리에서 진행한 회견에서는 공동대표인 여연, 원학, 선용 스님 외에도 종본, 종범, 도현 스님이 함께 했다.   

 

원각 스님의 재임 추대에 합의한 ‘추대위’가 ‘특대위’로 명칭을 달리해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은 산중총회에서 이뤄질 제10대 방장 선출이 2015년에 이어 또다시 경선 과정을 거쳐 결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동안 해인총림의 방장 선출은 산중의 어른을 모시는 과정이라 추대 형식으로 이어졌으나, 지난 9대 때부터 경선 과정을 거쳤다. 

 

특대위는 이번 10대 방장 선출이 경선을 이루게 된 데에는 체탈 징계자, 종법 위반과 도박자금 은닉 등 혐의로 인하여 제적 징계를 받은 자, 자신을 주지로 추천한 방장스님을 불신임한 주지, 대형 납골 법인을 종단에 등록하지 않아 선거권도 없는 자 등 4인방들이 한통속이 되어서 해인총림을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8월 9일 해인사는 긴급 교구 총회를 열어 방장 불신임안을 가결했다. 그 이유는 “방장인 원각 스님이 산문출송(山門黜送) 한 전 주지 현응 스님을 옹호하는 등 ‘승풍을 실추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해명 요구도 묵살”했다는 것이다. 

 

원각 스님 측에서는 “혜일 스님과 함께 하는 이들이 자신들과 뜻이 맞는 방장을 선출하기 위해 임기가 만료되기 전부터 원각 스님 흠집 내기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원각 스님 흠집 내기 사례는 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지방법원 제1민사부는 지난 13일, “원각 방장 스님이 5천만 원 상당의 산양삼, 공진단을 주문해 먹고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한 보살이 소송을 걸어온 사건을 항소 기각했다. 

 

이와 관련, ‘해인사 안정화를 위한 특별대책모임’은 해인사 재적 스님들을 상대로 간단한 입장문을 배포한 바 있다. 그들은 입장문에서 13일 자 항소심 기각 소식을 전하며, “해인사 주지 혜일 스님의 방장 불신임 결의의 대표적 사유가 사실이 아님이 입증됐다”라고 알렸다.

 

원각 스님은 이렇듯 사태가 더 발전되는 것을 경계해 “방장인 자신과 해인사 주지인 혜일 스님의 동반 사태”를 제안해 새 국면을 맞이했다. 그러나 해인사 측에서는 “동반 사퇴 제안에 아무 입장이 없다”는 거부 의사를 밝혀 방장 추대가 아닌 선출 과정을 밟게 된 것이다.

주지는 사찰의 행정 전반을 책임지는 실권자이고, 방장은 사찰의 큰 어른으로 총림(叢林)의 최고 책임자이다. 방장은 또한 주지 임명 추천 권한도 갖는다. 총림은 선원, 강원, 율원을 모두 갖춘 전국 7곳의 대가람을 일컫는데 해인사도 그중 하나이다.  

 

해인총림 방장의 임기는 10년이며, 현 9대 방장 원각 스님의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로 불과 6개월 정도 남았다. 그런데도 주지인 혜일 스님이 방장 스님에 대한 불신임안을 내 일부 동조 세력으로 가결시킨 것이다. 

 

그런데 혜일 스님을 해인사 주지로 추천한 이는 바로 그가 불신임안을 내 축출하려는 현 방장인 원각 스님이다. 이 부분이 특대위를 비롯한 많은 관계자가 ‘배은망덕한 행위’라며 가장 분노하는 대목이다.  

 

사태가 이에 이르자 총림문도협의회는 “방장 원각 스님께서 입장문을 통해 주지와 동반 사퇴 의사를 피력할 때 총림문도협의회와 재적승 일동은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총림을 원만하게 통리 할 방장스님을 모시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9월 30일로 예정된 해인총림 제10대 방장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에서 차기 방장 후보로 누가 추천될지 이목이 집중하였다. 2015년 9대 방장 선출에 이어 다시 경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해인총림 제10대 방장으로 현 원각 방장 스님을 비롯해 공주 학림사 오등선원 조실 대원 스님, 해인총림 동당 세민 스님이 거론되었고, 충주 석종사 금봉선원장 혜국 스님과 기장 보림사 회주 보광 스님 등이 회자되었다. 

 

그러나 혜국 스님과 보광 스님은 고사 의사를 명확하게 밝혀 이름이 거론되지 않기를 당부했다. 대원 스님과 세민 스님은 원각 스님과 함께 특대위가 기자회견 하기 전날인 9월 24일까지 방장 후보로 계속 거론됐다. 

 

“현 방장 스님께서는 명예롭게 물러나실 방법을 중진 회의에 일임하였습니다. 따라서 결자해지 차원에서 삿되고 무도한 4인방을 반드시 징계하고 난 뒤 원로·중진 스님들의 중의를 모아 차기 방장 스님을 선거 없이 추대함으로써 해인총림의 수행 가풍을 회복하고 안정과 화합이 이뤄지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세민 스님은 특대위의 ‘해인총림의 정상화 방안’에 동의하여 “원각 스님의 방장 추대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히고 경선 의사를 철회했다. 특대위 여연, 원학, 선용 스님의 전언에 의하면 “원각 스님이 4인방 체제의 진입을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방장 업무를 맡으며, 후에 해인총림의 정상화를 해친 자들을 징계할 것이라는 뜻을 받들어” 방장 출마 의사를 철회하고, “원각 현 방장 스님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특대위는 “현 방장 스님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언제든지 물러나리라 믿고 산중총회를 치러야 한다”면서, 이번 세민 스님의 원각 스님 지지 표명으로 “70% 이상의 지지세가 형성되었다”고 믿는다면서 결기를 다졌다.  

 

그리고 백련암 성철문도가 “대원 스님을 지지한다”는 주장을 원택 스님을 통해 기사화 한 부분에 대한 사실관계도 해명했다. 특대위는 원택 스님이 “그 기사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자신은 그런 의사를 표명한 적이 없다. 그래서 정정보도를 요청했다”는 사실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번 해인총림의 산중총회는 방장을 누구로 모실 것인지만 결정하는 게 아니라 해인총림의 미래를 결정하는 자리입니다. 이들 4인방이 내세우는 달콤한 속임수에 현혹되어서는 안 되며, 이들이 다시금 해인총림에 발을 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합니다.”

 

특대위는 이날 원각 스님의 방장 재추대와 ‘해인총림 청백 가풍 확립과 안정, 화합, 정진’을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하면서, 해인총림의 여법한 운영체계를 복원하고 승려 복지제도의 활성화를 이룰 여러 방안도 제시했다.

 

[전문] 해인총림의 정상화와 산중대중의 화합을 위한 기자회견문 

 


해인총림은 성철, 자운, 영암, 지월, 혜암, 일타 큰 스님들께서 각 문중의 원융화합 전통을 통해 한국불교 대표총림으로서의 위상과 수행도량의 전통을 지켜왔습니다. 

안타깝게도 총림의 위상은 안중에도 없는 사람이 자신의 사익을 챙기느라 떴다방 식 납골사업과 해인사 토지를 매각하여 해인사에 막대한 재산상의 손실을 입혀 왔습니다. 

최근 체탈 징계자, 종법 위반과 도박자금 은닉 등 혐의로 인하여 제적 징계를 받은 자, 자신을 주지로 추천한 방장스님을 불신임한 주지(혜일), 대형 납골법인을 종단에 등록하지 않아 선거권도 없는 자 등 4인방들이 한 통속이 되어서 해인총림을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재적스님들께 호소합니다! 

이번 해인총림의 산중총회는 방장을 누구로 모실 것인지만 결정하는 게 아니라 해인총림의 미래를 결정하는 자리입니다.  

이들 4인방이 내세우는 달콤한 속임수에 현혹되어서는 안 되며, 이들이 다시금 해인총림에 발을 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합니다. 

현 방장스님께서는 명예롭게 물러나실 방법을 중진 회의에 일임하였습니다. 
따라서 결자해지 차원에서 삿되고 무도한 4인방을 반드시 징계하고 난 뒤 원로·중진 스님들의 중의를 모아 차기 방장스님을 선거 없이 추대함으로써 해인총림의 수행 가풍을 회복하고 안정과 화합이 이뤄지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향후 해인총림의 여법한 운영체계를 복원함으로써 승려복지제도의 활성화를 통해 소임 없는 스님들의 기초수행비 지급을 실행하겠습니다. 

(구) 청운장을 매입하여 리모델링한 것처럼 해제 시 편안하게 산철 수행하는 데 장애가 없도록 수행처를 마련하겠습니다.

해인사 재적스님들의 입적 시에는 해인사 다비장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기본적인 장례비용을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해인사 규정에 의한 문도협의회 운영을 활성화하여 문도대표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본·말사 화합을 우선시하여 가람수호와 포교에 노력한 공적이 있는 말사 주지 스님은 본인이 원한다면 임기를 보장하겠습니다.  

산내 암자의 감원 스님들께서 자율적으로 불사를 추진할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성보박물관, 쇼핑센터, 신 부락의 퇴락한 모습을 일신하여 수행도량의 위상에 걸맞게 깨끗한 모습으로 개발하여 지역관광 활성화와 발전에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재적 스님들께 호소합니다!

삿되고 무도한 승려들은 10년 전에도 대원 스님을 방장으로 추대하여 자신들의 사익을 추구고자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삿되고 무도한 승려들은 다시 방장스님을 허수아비로 내세워 총림의 안정과 발전은 뒷전으로 미룬 채 자신들의 사익 추구에만 매진할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입니다.

이들의 저의를 헤아려 주시고 총림의 안정화에 노력하는 중진 특위스님들을 믿으시고 한국 최초의 총림이자 최고의 가람이라는 본래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길 간곡히 호소합니다. 

 해인사 안정과 총림 수호를 위한 원로중진 특별대책위원회(선용·원학 스님)

 

 

김성호 기자 sung112@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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