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후쿠시마 여행] 신비로운 화산 잇사이쿄산 하이킹
2025-02-19 16:57:12 | 이정임 작가

[티티엘뉴스] 반다이아즈마 국립공원 내에 자리한 잇사이쿄산(一切経山)은 해발 1949m의 활화산이다. 

후쿠시마현 및 일본 동북 지역을 대표하는 명산 중 하나인 잇사이쿄산의 이름은 ‘모든 경전(一切経)을 묻었다’는 전설에서 유래하고 있을 정도로 오랜 역사와 신비로운 이야기를 품고 있다. 특히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코발트 블루빛 고시키누마(五色沼, 마녀의 눈)는 잊을 수 없는 절경으로 등산객들을 매료시킨다.

 


잇사이쿄산으로 향하는 등산길의 시작점은 조도다이라(浄土平). 이곳에서부터 이어지는 숲길은 아침 햇살이 나무들 사이로 비치며 아름답게 빛났다. 산을 오르는 동안 멀리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 



길 중간중간에는 용암 지대의 흔적이 남아 있어, 이 산이 화산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화산석 위로 자라난 야생화는 생명의 강인함을 보여주며 하이킹에 소소한 즐거움을 더해 주었다.

 


약 2시간 정도의 등반 후 마침내 잇사이쿄산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을 밟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는 산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고시키누마(五色沼)라 불리는 화구호가 눈부신 코발트 블루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곳을 ‘마녀의 눈’이라고 부르는데, 그 이유는 화구호의 독특한 원형 모양이 마치 푸른 눈동자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날씨에 따라 그 색깔이 에메랄드빛에서 짙은 파란색까지 변화하는데, 그 모습이 신비하고도 매혹적이었다.

 


잇사이쿄산에는 불교 경전인 ‘일체경(一切経)’을 산에 묻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과거 불교 승려들이 이곳을 수행처로 삼으며 기도와 명상을 이어갔다는 이야기도 남아 있다. 산길 곳곳에는 과거 승려들이 명상하던 바위와 작은 기도터가 남아 있어, 이곳이 단순한 화산이 아닌 신성한 장소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하산길에는 멀리 보이는 아즈마 코후지(吾妻小富士)의 화산 능선을 감상하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등산로 곳곳에는 고산 식물들이 자라고 있어 자연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다. 작은 나무 다리와 계곡을 지나며 맑은 물소리와 함께 여운을 남기는 풍경이 이어졌다. 조도다이라 휴게소에 도착해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바라본 저녁 하늘은 붉고 노랗게 물들어 있었다. 바람에 스치는 소리와 햇살에 물든 풍경이 등산의 피로를 잊게 해준다.  

 

◆ 주요 정보

 

추천 방문 시기: 5월~10월(봄과 가을은 신록과 단풍으로 절경을 이룸)

코스 정보: 조도다이라~잇사이쿄산 왕복 약 4시간

필수 준비물: 방풍 재킷, 등산화, 물과 간단한 간식

교통: JR 후쿠시마역에서 조도다이라까지 버스 이용(약 1시간 소요)

주의사항: 산중턱에서 분출되는 화산 가스에 주의해야 하며, 특히 호흡기에 민감한 분들은 바람 방향을 확인하고, 장시간 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

 

 

이정임 작가(도호쿠 랜드 코디네이터) 

정리= 김종윤 기자 yoons35@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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