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9·19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철도를 비롯한 경제특구 개발과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정상화에 합의했다. 올해 안에 동·서해선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북한 관광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기대가 한층 더 커졌다. 이에 본지는 북한 관광이 활성화될 미래에 대비해 백두산, 평양, 금강산 등 북한의 주요 관광지 및 인프라를 살펴봤다.
서울-백두산 2시간 직항노선 가능해
9월 20일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가 함께 북한의 순안공항을 이용해 백두산 천지에 오르는 모습이 국내외 언론을 장식했다. 문 대통령은 백두산 장군봉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으니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이 오게 되고 남쪽 일반 국민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도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동포들이 와서 백두산을 봐야지요”라고 화답했다.
남북 정상이 백두산 관광 실현에 대한 뜻을 같이 하면서 북한 땅을 통해 백두산 천지에 오를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문 대통령은 평양을 거치지 않고 삼지연공항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항로를 이용해 귀환했다. 서울~삼지연 항로는 지난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합의한 내용으로 당시 10·4 선언문 6조에 ‘남과 북은 백두산 관광을 실시하며 이를 위해 백두산~서울 직항로를 개설하기로 하였다’고 명시했다.
서울~삼지연 항로가 개설되면 백두산 관광을 위해 평양의 순안공항을 거치지 않고 약 2시간 안에 삼지연공항에 도착할 수 있다. 삼지연공항에서 차량으로 약 1시간 10분 이동하면 백두산 최고봉인 장군봉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백두산 열차나 케이블카를 이용해 천지로 이동이 가능하다. 케이블카를 이용할 시에는 약 15분정도 소요된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맑게 갠 백두산 천지를 만날 수 있는 날은 1년에 20일도 되지 않는다. 높이 2744미터에 이르는 백두산은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산머리가 1년 중 8개월이 눈으로 덮여 있는데다 흰색의 부석(浮石)들이 얹어 있어서 ‘흰 머리 산’이라는 의미로 ‘백두산’으로 부르게 되었다. 백두산의 최고봉인 장군봉(將軍峰)을 비롯해 향도봉, 쌍무지개봉, 청석봉, 백운봉, 차일봉 등 해발 2500미터 이상의 봉우리 16개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은 백두산 일대를 ‘산간의 이상도시’로 만들기 위해 삼지연 지역 개발을 국가사업으로 추진해왔다. 지난 2015년에는 무봉노동자구 일부 지역을 ‘무봉 국제관광특구’로 지정하고 백두산을 국제적 관광지로 만들어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백두산 야영을 허용하기도 했다.
이번 정상 내외의 백두산 등정을 통해 유명세를 타게 된 삼지연 초대소는 북한 고위급 지도자들의 별장으로 지난 1980년에 문을 열었다. 총 부지면적이 95만㎡로 해발 2700미터에 위치하고 있다. 최근 문 대통령의 방문 일정에 맞춰 개보수를 마쳤으며 백두산 관광이 활성화되면 일반인들에게도 개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한의 심장, 평양 24시
북한의 수도이자 최대 도시인 평양은 북한의 관문으로 호텔, 음식점, 지하철, 쇼핑몰 등 다양한 관광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특히,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대동강수산물식당, 대집단체조 등이 새롭게 조명되면서 북한 체험관광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여행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에서 평양을 검색하면 9월 22일 기준으로 44개의 오락거리(1797건의 리뷰), 9개의 숙박(884건의 리뷰), 9개(59건의 리뷰)의 음식점을 확인할 수 있다.
▲트립어드바이저평양페이지
평양의 대표 관광지로는 금수산 기념 궁전, 조국해방전쟁 승리기념관, 주체 사상 탑, 만수대 기념관, 김일성 광장, 만경대 김일성 생가 등이 있으며 광복백화점, 락원백화점, 평양아동백화점 등 대형 쇼핑몰 등도 자리하고 있다. 평양냉면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옥류관부터 모란, 락원, 대극장식당, 별무리차집 등의 음식점 및 카페도 마련되어 있다.
여행 기간 편안한 잠자리를 책임질 숙소로는 트립어드바이저에서 평점 3.5점으로 1위를 기록한 양각도 국제 호텔, 고려 호텔, 서산 호텔, 보통강 호텔, 해방산 호텔, 평양 호텔, 장수산 호텔 등 총 9개가 성업 중에 있다. 양각도 국제 호텔(사진 ▼)은 북한 호텔 중 가장 큰 규모의 최고급 호텔로 지난 1985년 문을 열었으며 엘리베이터에 5층 버튼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총 47층 규모에 1001개의 객실이 운영 중이며 볼링장, 수영장, 당구장, 이발소, 카지노, 노래방, 미용실, 마사지 클럽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올해 안에 동·서해선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이 진행되면 동해선 철도 남측 구간 중 유일하게 끊어져 있던 강릉에서 제진까지 104.6km구간(총 사업비 2조3490억 원)과 경의선 고속도로 남측 구간인 문산에서 개성까지 11.8km구간(총 사업비 5179억 원)이 개통된다.
우리 정부는 지난 4월 1차 남북정상회담 합의 이후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해 내년 예산에 2951억 원을 편성해 놓은 상태다. 이번 3차 회담 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함께 방북을 한 것도 이를 위한 실행에 옮기기 위한 밑그림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산에서 개성 구간이 개통되면 서울에서 평양까지 총 218.9㎞에 이르는 구간을 시속 100㎞ 속력의 차량으로 약 2시간 10분 만에 주파가 가능해진다. 평양을 하루 일정으로 관광할 수 있는 때도 멀지 않았다.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봉
지난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10년 만에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강산 관광의 재개가 논의되면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이 바로 현대그룹이다.
현대그룹은 지난 1998년 금강산관광이 시작되면서 개성공단 개발, 개성관광 등 남북경협사업을 주도해왔다. 지난 2000년에는 현대아산이 북한과 전력사업, 통신사업, 철도사업, 통천 비행장, 임진강 댐, 금강산 수자원, 명승지 관광사업 등 7개 사회간접자본과 관련한 독점 사업권을 오는 2030년까지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18일부터 2박 3일간 평양에서 진행된 3차 남북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참석했으며 지난 5월에는 현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경협사업 테스크포스팀(TFT)’를 출범해 금강산 관광 재개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금강산 단풍(한국관광공사 제공)
높이 1638미터에 이르는 금강산은 태백산맥 북부에 이르는 산으로 강원도(북한) 금강군, 고성군, 통천군을 아우르고 있다. 금강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금강산 찾아가자 1만2000봉”이라는 노래 가사일 텐데 그 1만2000봉 중 가장 높은 곳이 비로봉이다. 금강산의 계절별로 풍경이 달라 봄에는 금강산, 여름에는 봉래산, 가을에는 풍악산, 겨울에는 개골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금강산은 백두산과 함께 북한의 관광 명승지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남한의 설악산, 내장산 등과 함께 가을 단풍의 최고 명소로 유명하다. 물이 맑기로 소문난 구룡폭포와 해금강 등도 금강산의 빼놓을 수 없는 대표 관광지 중 하나다. 금강산 관광이 한창일 때는 내금강 관광, 승용차 관광도 가능했으며 금강산 관광 사업이 중단되기 직전인 지난 2005년 6월에는 누적 방문객이 10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북한의 외국인 전용호텔을 리모델링하여 지난 2004년 7월에 문을 연 금강산 호텔은 북한 내에서도 가장 최신 호텔로 유명하다. 총 219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북한 전통 음식을 주 메뉴로 하는 레스토랑과 라운지 바, 커피숍 등을 갖추고 있다.
북한 유일의 해상호텔인 해금강 호텔은 고성 항 바다에 자리한 특급호텔이다. 귀빈실, 가족실, 고급실 등 총 160개의 객실을 운영하고 있다. 면세점, 단란주점, 레스토랑, 디스코텍 등의 부대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지난 2007년 기준으로 극 성수기 호텔 1박 숙박료는 금강산 호텔 34만 원, 해금강 호텔 29만 원 등 국내 특급호텔 숙박료에 버금가는 금액이었다. 금강산 관광이 재개된다면 호텔 숙박료, 옵션관광 비용 등 다방면에서 조율이 필요해 보인다.
위에서 언급한 두 개의 특급호텔 외에도 금강산 온천 단지에 조성된 온천 빌리지, 포레스트 돔, 금강산 펜션타운, 온정각 관광식당 등이 운영 중에 있다.
안아름 기자 sebin1215@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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