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운보 김기창 화백의 혼이 살아 숨 쉬는 곳...운보의 집
1984년부터 타계할 때까지 노후를 보낸 곳
운보의 집, 운보미술관, 예수의 생애관, 조각공원 등
2019-08-25 07:35:20 , 수정 : 2019-08-26 12:14:47 | 이상인 선임기자

[티티엘뉴스] 故 운보 김기창 화백이 자연을 벗 삼아 작품 활동에 전념하던 곳이 바로 운보의 집이다

 


운보 김기창 화백의 동상이 운보미술관을 지키는 듯 옆에 서 있다


운보의 집은 故 운보 김기창 화백 어머니의 고향으로 1976년 부인 고 우향 박래현 화백과 사별한 후 7년여에 걸쳐 1984년 운보의 집을 완공하고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이곳에 정착해 자연을 벗 삼아 작품 활동에 전념하며 타계할 때까지 노후를 보낸 곳이다.


 


▲운보의 집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운보의 말씀이 세겨진 바위의 모습


운보의 집으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커다란 바위에 故 운보 김기창 화백이 전하는 말이 적혀있다. 운보는 “나는 귀가 들리지 않는 것을 불행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듣지 못한다고 느낌도 까마득히 잊을 정도로 지금까지 담담하게 살아왔다. 더구나 요즘같이 소음공해가 심한 환경에서는 늙어갈수록 조용한 속에서 내 예술에 정진할 수 있었다는 것은 오히려 다행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이미 고인이 된 아내의 목소리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게 유감스럽고 또 아이들과 친구들의 다정한 대화 소리를 들어보지 못하는 것이 한이라면 한이다. 또한, 예술가는 늙으면 대자연의 품에 안겨 자연의 창조주와 끊임없는 대화를 해야 한다고 늘 생각해 왔다. 늙어가면서 하늘과 대화를 나누며 어린이의 세계로 귀의해야 한다고 믿는다. 날더러 마지막 소원을 말하라면 도인이 되어 선의 삼매경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운보의 집으로 들어가는 대문의 모습


운보가 마음으로 전하는 소리를 들으며, 들어선 운보의 집은 우리 고유의 전통양식인 한옥으로 안채와 행랑채, 정자와 돌담, 연못의 비단잉어가 잘 조화되어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총 대지면적 약 3만여 평인 운보의 정원은 전통한옥인 안채와 미술관을 전면 개보수하고, 분재, 수석, 조각공원 등이 새롭게 조성됐다. 

 


▲운보의 집 정원 모습


운보미술관은 운보의 예술혼이 그대로 담겨있다. 이곳은 한국 근대 미술사의 거목인 故 운보 김기창 화백의 독창적 예술세계와 전 생애에 걸친 주옥같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부인 고 우향 박래현 화백의 작품과 동생인 월북작가 김기만 화백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타고난 예술혼과 폭발하는 정열로 누구도 범접하기 힘든 독보적인 운보의 예술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운보의 집을 지키고 있는 듯 양 모양의 바위가 있다


개인미술관으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이며 주변에 전시된 분재작품 역시 그 가치가 세계적이라 할 수 있다. 수석과 조각작품 또한 국내 초대작으로 연못과 정원을 배경으로 아름답게 조성됐다. 운보의 정원은 회화, 건축, 분재, 수석, 조각 그리고 자연이 잘 어우러진 명실 공히 종합예술공간이다.


 


▲코끼리 형상의 바위 모습


갓 쓴 예수의 일대기가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는 예수의 생애관에는 예수의 고난상을 한국화로 표현한 故 운보 김기창 화백의 역작 30점이 전시되어 있다. 운보는 6.25한국전쟁의 피난생활 동안 예수의 일대기가 동족상잔의 우리 비극과 유사하다고 생각했고, 속히 전쟁이 끝나고 통일된 평화가 오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이 작품을 그렸다. 그림 속 인물들은 모두 한복을 입은 모습이며, 기적의 배경도 한국의 산하로 표현되어 있다. 한복 속에 숭고하게 표현된 갓 쓴 예수님의 일대기를 감상할 수 있다. 


 


▲멀리서 바라 본 조각·수석공원의 모습


자연과 예술이 만나는 조각·수석공원에는 수려한 자연을 배경으로 연못 주변에 조각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국내유명 작가들의 작품들로써 다양한 소재로 다양한 주제의식을 표현하고 있다. 수석공원에 전시된 초대형 야외 조형석들은 오랜 세월 자연이 만들어 낸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자연을 병품삼아 묵묵히 서 있는 육중한 모습이 시간의 흐름에 따른 세월의 무게가 보인다. 아름다운 자연과 예술이 함께 숨 쉬는 열린 공간에서 충실한 양감과 정감을 지닌 독특한 조형예술의 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故 운보 김기창 화백이 생전에 거주했던 방의 모습


지금도 운보의 따스한 체온이 느껴지는 운보의 집에는 오늘도 故 운보 김기창 화백의 혼이 살아 숨쉬며, 특유의 어눌함으로 그가 살아생전에 펼쳤던 운보만이 가지고 있는 예술의 지평을 넓히고 있는 듯하다. 


 


▲운보 미술관 전경


관람시간은 화, 수, 목, 금요일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토, 일요일에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다. 월요일은 휴관하며, 입장시간은 관람종료 1시간 전까지이다. 

▷위치: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형동2길 92-41  

 

 

운보의 집 = 이상인 선임기자 lagolftime@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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