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처럼 은탁처럼 도깨비 되고픈 주말 밤 '퀘벡시티'
2016-12-14 10:34:40 | 편성희 기자

몸 바쳐 나라를 지키던 민초의 신(神)은 935년 후 한 여인의 수호신으로 변모했다. 요즘 주말 귀갓길을 서두르게 하는 드라마 <도깨비>의 김신(공유 분)의 이야기이다.


▲<도깨비>의 한 장면, 사진 tvN 제공


겉으론 무뚝뚝하지만 속 정 많은 남자 김신과 은탁(김고운 분)의 로맨스가 시공간을 넘나든다. 첫 회부터 장관이었다. 피를 뒤집어 쓴 채 검을 휘두르며 적을 베어나가는 김신 장군의 모습은 판타지 영화를 보는 듯 했다. 비 내리는 날 도깨비 신부 은탁과 우연히 마주치는 장면은 강동원이 이청아에게 보여준 그런 심쿵한 미소 못지않은 설렘을 안겨 줬다.


노랗고 주황빛 단풍으로 물은 캐나다 퀘벡시티(Quebec City)에서의 행보는 압권에 가깝다. 퀘백이 어디인지 몰랐던 나로서는 ‘퀘백=공유’, ‘퀘백=로맨스’ 등으로 각인할 수밖에 없었던 장면이다.


퀘백시티는 ‘작은 프랑스’라는 별명이 있다고 한다. 바닥이 돌로 된 구불구불 골목길을 지나면, 18세기 초 건축물, 파스텔 톤의 건축물, 꽃들로 장식된 창문과 개성 넘치는 간판 등 로맨틱한 장소로 익히 소문난 곳이었다.



페어몬트 샤또 프롱트낙 호텔에서 은탁이 편지를 넣었던 우편함은 20년 전 첫사랑에게 손편지를 쓰고, 소원 가득 담은 엽서를 라디오 DJ에게 보내던 그때를 추억하게 했다.


페어몬트 샤또 프롱트낙 호텔은 퀘벡시티의 랜드마크다. 어퍼타운 중심에 있는데 청동 지붕과 붉은 벽돌의 건축물이 단풍과 잘 어우러져 보인다. 호텔에서는 잔잔한 물이 흐르는 세인트 로렌스 강이 보인다. 페어몬트 샤또 프롱트낙 호텔은 모나코의 그레이스 켈리(Grace Kelly) 왕비를 비롯해 세계의 유명 인사가 숙박했다고 한다. 호텔에 있는 해설사(가이드)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호텔 및 퀘벡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들을 수 있다.



<도깨비>에서 내 시선을 끈 다른 곳은 쁘띠 샹플랭 거리였다. 김신이 은탁의 손을 뿌리치고 문을 열고 공간이동을 한 인상적인 장소이다.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아기자기한 상점과 카페, 레스토랑, 퀘벡의 토산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눈에 띈다. 쁘티 샹플랭 거리는 북미에서 가장 오래된 번화가로 로어타운 내에서도 가장 볼거리가 많다. 건물의 창과 상점의 테라스는 다양한 꽃으로 장식했고, 상점마다 걸어 놓은 개성 있는 간판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훌쩍 지난다. 교복 입은 여고생 은탁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느꼈던 설렘, 내가 은탁이 된 순간이었다.


12월의 드라마라서 그런지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물씬 풍긴다. 단풍의 절정,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바라는 거리 분위기가 이색적인 조화를 이룬다. 조화는 참으로 이색적이다. 2회에 등장한 크리스마스 마켓인 ‘부티크 노엘’은 1년 내내 크리스마스 용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크리스마스 장식을 비롯해, 예수의 탄생, 장난감 병정, 기념품 등 다양한 크리스마스 컬렉션 등이 가득하다. 2층에 올라가면 색색의 크리스마스 전구와 트리가 반짝거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한눈에 들어온다.


퀘벡시티에서는 세계 최대의 겨울축제로 손꼽히는 퀘벡 윈터 카니발이 2017년 1월 27일부터 2월 12일까지 2주간 열린다. 스노우래프팅, 눈 위에서 펼쳐지는 카약 경주, 눈조각 대회, 개썰매, 빙판미니골프, 스케이트, 각종 콘서트, 빙벽타기, 눈마차, 스노우 배스(Snow Bath), 화려한 퍼레이드 등 눈과 얼음을 이용한 온갖 행사와 프로그램을 즐기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1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퀘벡시티로 몰려든다. 얼음호텔도 퀘백을 찾는 인기 요소라고 한다. 매년 1월부터 3월말까지 퀘벡시티에는 북미 유일의 아이스 호텔이 세워진다. 사방이 3,000㎡, 천장 높이 5.4m에 이르는 거대한 눈으로 만들어진 건물을 만드는데 자그마치 1만5000톤의 눈이 쓰인다고 한다. 36개의 룸과 스위트룸이 있으며 하룻밤에 최고 88명까지 투숙이 가능하다.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일반인에게 공개해 아이스호텔 내부를 구경할 수 있다. 평균 1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이 호텔을 방문한다고 한다.


도깨비 촬영지 퀘벡시티 자세히 보기 : www.keepexploring.kr/mosaic/quebec

 

편성희 기자 psh4608@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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