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요리는 프랑스,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요리로 꼽힌다. 지역별로 특성이 뚜렷하고 비옥한 토지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과일과 채소, 국토의 삼면에 위치한 바다에서 잡히는 풍부한 해산물은 터키 요리의 밑바탕이 되었다. 또 중앙아시아부터 유럽까지 광대한 영토를 지녔던 역사로 인해 다양한 음식 문화가 축적됨으로써 터키의 요리는 더욱 풍요로워졌다.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화려한 영광도 터키의 음식 문화를 꽃피우는 데 한몫을 했다.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궁궐이었던 톱카프 궁전에는 요리사만 수백 명이 있었고 주요 건물마다 10여 개의 주방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들은 모두 자기만의 고유한 비법을 가진 요리를 왕실 식탁에 내놓으려 치열하게 경쟁했다.
이런 탄탄한 토대 위에 꽃피운 터키의 음식 문화는 아직 한국에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아직도 터키 요리하면 케밥과 돈두르마(터키 아이스크림)만을 떠올리는 사람이 다수이다. 하지만 터키에는 그 음식 문화만큼 다채로운 보양식이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터키의 보양식으로 ‘메시르 마주누(Mesir Macunu)’를 꼽을 수 있다. 메시르 마주누는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보양식과는 달리 달콤한 맛이 나는 페이스트이다. 전통방식에 따라 계피, 커민, 생강, 겨자씨, 오렌지 껍질 등 41개에 달하는 향신료와 허브를 달여서 만드는 것으로 우리의 엿과 조금 비슷하다.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술탄 쉴레이만 대제의 어머니인 아이셰 하프사 술탄이 먹고 병에서 완치된 뒤 일반 대중에게도 나누어 주어 널리 사랑받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매년 3월 말 터키 서부 에게 해 연안의 도시 마니사(Manisa)에서 메시르 마주누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축제의 주요 이벤트는 손가락만한 길이 만큼 떼어 색색깔의 포장지로 포장한 메시르 마주누를 사원의 탑과 술탄 모스크의 돔 위에 올라 뿌리면, 땅 아래의 사람들이 이 하늘에서 뿌려지는 메시르 마주누를 잡는 것이다. 손을 뻗어 떨어지는 메시르 마주누를 잡으면 결혼, 취직, 임신 등 개인이 원하는 소원을 이룰 수 있다고 한다. 메시르 마주누 축제는 16세기 중반부터 500년 가까이 이어져 내려온 역사성을 인정받아 201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뜨거운 여름에 나는 제철 과일이나 채소는 잘 알려져 있듯 수분과 비타민, 무기질 등 영양소가 풍부해 건강과 열대야를 이기기 좋다. 터키 사람들은 여름이면 제철 채소인 토마토와 가지 등을 조리하여 요거트나 토마토소스에 곁들여 먹는다. 석류, 무화과, 체리 등 터키의 뜨거운 햇살을 받고 자라나는 다양한 과일들도 무더위를 쫓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터키 길거리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달콤한 석류 생과일주스가 일품이다.
요거트에 소금을 넣어 먹는 아이란은 터키의 대표적인 발효 음료로 더운 여름에 갈증 해소용으로 그만이다. 우리가 주로 먹는 요거트와는 달리 짭짤하고 시큼한 맛이 입에 설지 몰라도 진하고 고소한 맛에 곧 익숙해질 것이다.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더위를 이겨내고 싶다면 터키에는 터키의 국민 맥주 ‘에페스’가 있다. 지중해의 시원한 향과 맛을 담은 맥주로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져 있으며 귀여운 병 모양과 부드러운 목 넘김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정리= 편성희 기자 psh4608@ttlnews.com
자료제공= 터키 문화관광부 한국홍보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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