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 뉴스] 지난해 14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 후속 작품으로 '신과함께-인과 연'이 1일 개봉했다. 7일 오후 7시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신과함께-인과 연'은 누적 관객 수 6,823,873, 예매율 33.1%로 실시간 예매율 1위를 차지해 흥행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개봉을 앞두고 극 중 저승차사 '강림' 역을 맡은 배우 하정우와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Q.배우와 스태프 모두에게 부담이었던 도전이었고 위험 부담도 컸을 것 같다. 1편 개봉 당시 인터뷰에서 올레티비에서 봐야 할지도 모른다는 농담을 했었는데 심정이 어떤지?
A. 다행이다. 1부가 그렇게 많이 큰 사랑을 받을 줄 몰랐다. 모두가 놀랐다. 내부적으로는 그래도 감정이 확실하고 강력했기 때문에 충분히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다. 시나리오 받았을 때도 2부가 더 재미있었다. '강림'이라는 인물에 대한 이해나 삼차사의 관계 속에서도 그렇고 2부가 훨씬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1부에 대한 걱정을 더 했던 것 같다. '신과함께-인과 연' 개봉을 앞두고 나서는 1편은 예고편에 불과하다고 얘기했던 것도 자신감을 표현했던 것도 2편에 대한 자신감과 영화적인 완성도가 분명히 있기 때문이었다. 드라마를 보자면 1, 2편이 비슷하지만 드라마가 주는 힘은 2편이 훨씬 세기 때문에 1편보다는 더 기대하는 것 같다.
Q.혼자 과거를 기억하는 사람이다. 천 년의 시간 동안 어떤 생각이었을지 얼마나 무거운 마음이었을지 가늠이 안 된다.
A. 천 년이라는 시간을 살아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엄청나게 트라우마로 자리 잡아 있었을 것 같다. '강림'도 '덕춘'한테 칼에 찔려 죽은 거다. 둘한테 크게 미안하다고 생각할만하려나? (웃음) 자기도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같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천 년 동안 고통받고 '강문직 장군'(김명곤)과의 관계에서의 그 부분이 더 큰 상처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해원맥'과 '덕춘'의 고통의 시간, 상처를 받고 천 년 동안 살아가면서 이제 그 고통 받는 것이 습관이 되고 늘 몸에 난 점처럼 지워지지 않고 마음속에 가지고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수홍'이가 1편에서 죽임을 당했을 때 손이 떨리는 것을 보고 다시 무의식 속에서 자리 잡고 있던 게 깨어났던 것처럼 '강문직 장군'라는 아버지와의 관계 같은 것이 떠오르고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다. 1부의 마지막에 마음을 먹고 2부에서 '수홍'을 데리고 귀인을 만들어서 재판해야겠다고, 환생을 시켜줘야겠다고 생각했던 것도 그 때문 같다. 천 년 동안 자기 잘못을 용서할 수 없으니까. 그 얘기를 꺼내면 역작용이 될 수 있으니 혼자 품고 살아가는 게 낫지 않았을까 오랜 기간 동안 생각했을 것 같다.
Q. '염라대왕'(이정재)과 '강림'은 스포일러를 담고 있는 두 캐릭터이다. '강림'이 '염라대왕'을 증인으로 세웠을 때 자기 아버지인 것을 알고 있었을까?
A. 끝까지 모르는 거다. 단순히 '강림'은 '염라대왕'이 자신이 '강문직'에게 했던 것과 '덕춘'과 '해원맥'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자리의 증인으로 나오게 하지 않았나 싶다. 그게 '박무신 중위'(이준혁)와 '수홍'의 관계에서도 비슷하니까.
Q. 영화 두 편을 찍을 때 이야기 순서대로 찍은 것이 아니라서 촬영 장소에 따라 감정이 뒤죽박죽이었을 텐데 톤을 잡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A. 배우들끼리 얘기를 해서 맞추지는 않고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했다. 감독님께서 사전 준비를 많이 하셔서 씬 촬영할 때 명확하게 준비해와서 촬영을 진행했다. 혼란을 주거나 그러지는 않았던 것 같다. 촬영 초반에는 '해원맥'이 어떻게 연기를 하나, '덕춘'이 어떻게 연기를 하나, 캐릭터를 잡아 와서 서로 주고받으면 '덕춘'은 이렇게 하는구나, '해원맥'은 이렇게 하는구나 하면서 초반에 합들을 쭉 이어간 것 같다. 감독님은 떨어져서 그걸 조절하고 지휘했다. 어떻게 보면 4시간 40분짜리를 찍은 것인데 씬 수도 다른 영화에 비해 2배일 뿐이고 보통 작품도 하면 뒤죽박죽으로 찍는 것이 허다하기 때문에 그런 작업이 그렇게 크게 유난히 힘들거나 그러진 않았던 것 같다. 낯선 풍경이라면 세트 중심으로 스케줄이 되다 보니 1부에서 태현 형이랑 연기하고 2부에 나오는 동욱이랑 연기하는 게 다른 점이었다. 나중에는 적응했지만 처음에는 갑자기 씬 분위기도 다르고 배우 연기 스타일도 달라서 조율하고 적응해가는 것이 있었다.
Q. CG할 때 허공에 대고 칼을 휘두르는 것 등이 힘들었다고 했었는데 어땠나?
A. 공룡 나오고 원 그리는 장면이 힘들었다고 말했는데 기자간담회 때 공룡 질문을 받을 줄은 몰랐다. 가볍게 담은 이야기인데 공룡 CG 퀄리티가 너무 놀라웠다. 늑대, 사슴, 호랑이도 괜찮았다. '미스터 고'랑 '신과함께-죄와 벌', '신과함께-인과 연'을 통해서 슈퍼컴퓨터가 계속 쉬지 않고 돌아가다가 드디어 한번 부팅을 했다고 한다. 그 정도로 몇 년 동안 엄청나게 일했다고 한다. 이 세 작품을 통해서 들은 얘기는 할리우드 수준까지 CG 기술이 올라갔다는 점이다. 공룡은 뜬금없을 수 있지만, 늑대는 정말 놀랍다. 1편 때는 언론시사회에서 보자마자 기자간담회에서 얼떨떨했는데 이번에는 기술 시사회에서 제대로 보고 소화도 좀 시키고 해서 편하게 얘기할 수 있었다. 너무 다행스러운 것은 시나리오에서 재미있게 읽었던 것들이 잘 구현된 것 같다. 씬들을 다시 찍으면서 재구성하고 재배치한 게 있다. 이야기가 너무 방대하다 보니 계속 이야기하고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계속 수정했다. 놓지 않고 계속 시나리오를 업그레이드시킨 것 같다. 내부적으로 1편이 2편보다 감정이 셀 수 있지만, 드라마가 약하고 흘러가는 구성 자체가 약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마 어쩌면 굉장히 많이 찍으면서 재확인했던 것 같다.
Q. 신과함께 3~4가 나오면 등장할 생각은?
A. 할 생각 있다. 1, 2편은 웹툰 '신과함께' 기반으로 만들었다. 3, 4편은 거기서 벗어나서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원작이 없으니까 상상력을 더 발휘해서 확장해 만들게 되지 않을까 싶다. 미국에도 '스타워즈'나 '반지의 제왕'이 있듯이. 사실 판타지 영화보다는 사실주의 영화를 좋아한다. '강림' 캐릭터를 한 것은 진짜 신기한 것이었다. 시나리오 보고 깜짝 놀랐다. 어떻게해야 할지 몰라서. 감독님과 얘기했는데 인간적인 드라마가 있었고 유난히 그런 점이 강하다는 점, '자홍', '수홍', 엄마의 이야기, 삼차사의 과거에서부터 시작된 얽히고설킨 그런 이야기에 끌린 것 같다.
만약 만들어진다면 한국에 '염라대왕'이 있듯 중국, 태국에도 있을 텐데 사후세계 대왕들이 모이는 에피소드는 어떨까? '킹스맨'처럼? (웃음)
Q. 1, 2를 같이 찍은 게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고 경험이었다. 영화계에도 의미가 있을 것 같고 배우 입장에서도 개인적인 의미가 클 것 같다.
A. 새로운 기획에 참여를 하게 돼서 우려의 목소리도 컸고 나 역시도 과연 이게 괜찮을지 걱정됐다. 어느 정도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분명히 느꼈지만, 좋은 측면은 뭔가 시리즈를 만들어야할 작품이 있다고 생각한다. 제작진들이 성공 사계를 봤기 때문에 자신감 있게 도전할 기회의 장이 열렸을 것 같다. 한국 영화들이 다른 나라로 가서 많이 개봉했지만, '신과함께' 만큼 상업적인 성과를 이뤄낸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국내 시장에서 바라본 뿐 아니라 작품성을 가지고 해외 진출, 그리고 상업성을 가지고서도 상품을 수출할 수 있게 좋은 디딤돌이 되지 않았나 싶다. '신과함께'가 가진 이야기가 모두 다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관심 있는 것이었다.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고 발굴해낸다면 이런 형태, 시리즈물, 해외로 갈 그런 기회들을 많이 갖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Q. 열일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A. 영화 찍는 일은 제일 좋아하는 일이다. 연기든 제작이든 감독이든 영화 자체를 좋아하는 것 같다.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이 이런 이야기를 좋아할지 생각하는 것, 친구들에게 에피소드 얘기를 하는 걸 좋아하는 거 같다.
Q.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어떤 취미인지?
A. 나만의 시간인 거다. 처음에 그럴싸하게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치유하고 힐링하겠다고 했지만, 10년이 넘으니 이거도 일이 돼버렸다. 그렇다고 고통 속에서 그림 작업을 하지는 않는다. 점점 힘들고 쉽지 않지만, 그거보다 더 좋은 뭔가, '나'를 알 때가 있다. 영화 속 캐릭터는 내가 아니고 감독이 창조해낸 캐릭터이다. 디렉션에 맞게 그려가는 사람인데 그림은 온전히 100% 내 감정이다. 무의식의 단면이든, 그릴 때는 모르지만, 의도하지 않는데도 타인이 보고 나를 읽어낸다. 그게 참 재미있고 뒤통수를 맞을 때가 있다.
Q. 환생한다면 뭐로 태어나고 싶나?
A. 똑같이 배우로 환생하고 싶다. 내가 태어난 나 자신이 아니라 상황이 불만족스러울 때가 있는 것이지 이렇게 태어난 것에 대해서는 받아들이고 사는 것 같다. 일해나가고 계속 마주했던, 그리고 사는 상황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한편, 동명의 웹툰 '신과함께'를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는 저승과 이승을 오가는 독특한 구성으로 두 편을 동시에 찍고 차례로 개봉했다. 이번 편에서는 천 년 동안 48명의 망자를 환생시켜 한 명만 더 환생시키면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는 저승 삼차사 중 '강림'(하정우)은 지난 시리즈에서 환생에 성공시킨 '자홍'(차태현)의 동생이자 원귀였던 '수홍'(김동욱)을 마지막 귀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을 한다. 저승 법상 원귀는 소멸되어야 마땅하나 '염라대왕'(이정재)은 저승 삼차사에게 새로운 조건을 내걸며 '강림'의 제안을 수락한다. 바로 '성주신'(마동석)이 버티고 있어 저승 차사들이 가는 족족 실패하는 '허춘삼'(남일우) 노인을 수홍의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 저승으로 데려오는 것이다. '허춘삼'을 데리러 이승으로 내려간 '해원맥'(주지훈)과 '덕춘'(김향기)은 '성주신'의 막강한 힘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중 우연히 그가 천 년 전 과거에 그들을 저승으로 데려간 저승차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잊은 기억에 대한 호기심으로 거래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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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혜 기자 cpcat@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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