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일 한국 직영 체제 출범 11명으로 준비 완료
2년간 개인사업으로 시야 넓혀… 본사·GSA 강력 추천
조기 발권-전략별 전세기 투입-경유 활용성-지역 공략
■ 강혁신 지점장 프로필
● 세부퍼시픽항공 한국지점장
● 에드가포토그래피 및 에드가호텔서비스 대표
● 세부퍼시픽항공 여객영업본부장
세부퍼시픽항공(5J)이 지난 17년간 운영해 온 GSA 체제를 접고 10월 1일부터 직영 지사 체제로 전격 전환한다. 한국 지점장으로는 취항 멤버이자 세부퍼시픽과 인연이 깊은 강혁신 지사장이 낙점됐다. 새로운 마음으로 직영 체제를 준비 중인 강혁신 지점장을 만나 지사로 전환된 스토리와 앞으로의 운영 전략에 대해 상세히 들어봤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가. 세부퍼시픽에서는 2014년 11월까지 15년 정도 일했고, 그만 두고도 이런저런 일로 본사와 소통할 일이 많았다. 그만둔 후 2년 정도는 개인사업을 하느라 바빴다. 동생이 운영하는 성신여대 쪽에 작은 모텔과 부천 쪽에 40실 규모의 관광호텔 등에 투자하고 규모를 키웠다. 개인적으로는 사진에 관심이 많아 사진학과 대학원을 다녔고, 관련 스튜디오도 오픈했다.
세부퍼시픽항공(5J) 지점장으로 돌아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업계에 다시 돌아온 계기는 올해 4월부터 본사 직영 체제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본사와 한국 GSA의 접촉이 있으면서다. 글로벌에어시스템이 세부 차터를 더는 운영하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다른 데에 GSA를 빼앗기느니 지사장으로 해보는 것은 어떻겠냐는 김원길 글로벌에어시스템 사장의 제안이 있었다. 지점장을 뽑는 과정에서 글로벌에어시스템이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본사에서도 호응이 좋아 양쪽의 의견을 듣고 지점장직을 수락하게 됐다.
직영체제로 바뀐 이유가 무엇인가. 필리핀 항공시장은 확실히 공급 과다인 것이 맞다. 필리핀 인기로 항공공급이 지속해서 증가했고, 추가 LCC 진입이 많아지면서 시장 수익성이 급감했다. 본사와 GSA 모두 차터 운영으로 얻는 이익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인지를 한 것이다. 차라리 안정적인 직영 체제를 통해 가능한 수익에 집중하자는 것이 이번 직영체제의 핵심이다.
필리핀 항공시장은 분명 레드오션이다. 하지만 빼앗길 것이 많은 만큼 가져올 것도 많다고 생각한다. 현재 이런 상황에서 가장 유효한 전략은 ‘타이밍’과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전략을 이미 구상했나 보다. 차터일 때와는 다르게 요금 정책도 좀 더 유연하게 운영해 보려 한다. 조기 판매를 대폭 늘리고, 명절·성수기 등 괜찮은 날에는 엑스트라 항공편을 이용해 여행사의 좌석 공급에 숨통을 터줄 계획이다. 여행사에 충분한 수익성을 보여 주면 정규편 좌석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고 그러면 그때 정규편을 증편해 좌석 공급을 자연스럽게 늘릴 것이다. 수익성 있는 것을 확인하고 기본에 충실하게 진행한다면 무엇을 찾더라도 찾을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체제 변화는 어떻게 진행 중인가. 사실 세부퍼시픽은 항공 노선에서 브랜드 포지셔닝이 애매하다. 풀캐리어와 국적 LCC가 포진한 필리핀 노선에서 확실한 색깔이 없는 것이다. 최초의 외항사 LCC로서의 인지도가 있지만 과거보다 많이 희석된 것이 사실이다. 본사가 원하는 것은 LCC 콘셉트인데, 한국에서는 차터 항공사로 더 유명하니 말이다.
이번 직영 체제 변화를 즈음해서 직판 부분도 더욱 늘리고자 한다. 그동안 직판 홈페이지는 본사 관리 아래 있어 방치된 측면이 있다. 앞으로 이러한 시스템 부분부터 고객 친화적으로 바꿔나갈 것이다.
법인 인가는 9월이면 나온다. 한국 직영체제는 10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세일즈 3명, 예약발권 2명, 화물 3명, 총무회계 2명, 공항 1명 등 총 11명의 인원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서소문 동화빌딩 7층에 사무실을 준비 중이고 현재 인테리어 공사 중에 있다. 추석이 지날 때쯤이면 공사가 마무리돼 서서히 영업 준비를 시작할 계획이다.
앞으로 어떻게 판매와 인지도를 높일 것인가. 현재 세부퍼시픽항공은 칼리보(보라카이), 마닐라, 세부 데일리 노선을 운영 중이고, 부산에서는 마닐라 노선을 주 4회 운항 중이다.
앞으로의 인지도 향상 목표는 LCC 콘셉트에 최대한 충실하게, FIT 비중을 50% 수준까지 늘려가는 데 있다. 특히 마닐라 노선은 인바운드 수요가 70%인 노선으로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 단순 패키지 수요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요를 유치하기 위한 방법론도 고민 중이다. 필리핀은 선교단체나 교민 수요뿐만 아니라 골프, 수상 스포츠 등 레저 수요도 상당하다. 이 수요를 효과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해보려고 한다. 차터에서 직영으로 정상 운영을 하려면 수요 다양화가 선행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차터가 아닌 LCC·BSP콘셉트가 개념에 맞다.
세부퍼시픽항공은 단순하게 필리핀 똑딱 노선이 전부라는 편견도 깨야 한다. 마닐라를 거치면 세부퍼시픽항공을 타고 마닐라를 경유해 호주, 중동, 발리 등의 타 국가로 갈 수 있는 이점을 알릴 것이다. 물론 세부퍼시픽으로 까띠끌란, 보홀, PPS 등의 필리핀 국내 노선도 경유하기 편리하다는 이점도 홍보하겠다. 장거리 노선의 경우 첨엔 팔기가 만만치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세부퍼시픽의 색깔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보통의 시장점유율은 증편과 가격 경쟁 아닌가. 필리핀 노선의 경쟁은 더욱 심해졌다. 그런 상황에서 증편을 공격적으로 해서 시장 점유율(M/S)를 늘린다는 것은 지나친 처사다. 홈쇼핑 등을 통해 십몇만 원 가격에 좌석을 소진하는 행위는 지양할 것이다.
필리핀 노선에서 현재와 같은 경쟁이 지속되면 몇 년 후에 중간급 하이브리드 항공사가 추가로 나올 것이다. 세부퍼시픽항공은 이러한 경쟁을 대비해 그동안의 애매한 위치에서 벗어나 가장 효과적인 이미지 제고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가고 있다. 그동안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편견에서 벗어나 다양한 매출 채널을 개발하는 것에도 집중할 것이다.
최근에 부산을 방문했다. 부산 노선은 일단 마닐라 노선을 데일리로 회복하는 것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후 아침 비행기로 전환해 마닐라 경유 노선의 유연성을 높일 것이다. 부산에서도 마닐라를 경유해 다양한 국가로 장거리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려고 한다.
부산 지역의 경우 순수 패키지 여행사들이 편중돼 있다.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지방 접근성을 높인 발권 시스템을 개발해 수요를 효과적으로 흡수해 나갈 것이다.
업계 반응은 어떤가. 앞으로 포부에 대해 말해 달라. 업계 반응은 그렇다 할 큰 반응은 없이 기대했던 데로라는 반응이다. 오히려 이번 지점장으로 복귀하면서 스스로 느끼는 바가 많고 설렌다. 그동안 직원이었을 때는 수동적이었다면, 그동안 일하면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 나가는 능동성을 지니게 됐다.
2년 동안 개인사업을 하면서 좀 더 여유롭고 소신 있는 시각이 생겼다고 본다. 사실 본인 스타일이 근면, 성실보다는 창의적인 활동과 새로운 시도에 집중하는 타입이다. 하지만 지점장으로서 책임감과 주체적인 소통에 더욱 유연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업계와 담을 쌓았던 부분을 허물고 충분한 자료를 분석하고 소통하고 조언을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즐기면서 하니 과거보다 부지런해지고 완급조절이 가능해졌다. 마인드가 바뀌면서 에너지도 많이 생기고 있다. 지점장의 책임 부담이 막중하지만, 비즈니스에 득이 된다고 생각하면 누구든 만나고 무엇이든 도전할 것이다. 업계에서 새로 시작하는 세부퍼시픽항공에 응원과 관심을 더욱 주었으면 한다. TI
양재필 기자 ryanfeel@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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