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파리만 가보면 다 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북부 노르망디의 풍광과 햇살은 그 어느 곳보다 아름답고 아늑했다. 일주일간의 긴 낯선 프랑스와의 조우. 가끔 마주치는 모네와의 대화. 노르망디에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감동적인 프랑스, 진정 사랑스러운 프랑스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양재필 선임기자 ryanfeel@ttlnews.com
취재협조=프랑스관광청, 노르망디관광청
노르망디[Normandie]
프랑스 북서부, 영국 해협에 접한 지역이다. 중심 도시는 루앙(Rouen)이며, 세느강 하류 지역이다. 9세기 이래 노르만인이 침략했으며, 10세기에 노르망디 공국이었다. 한때 영국이 진출했으며 1450년 이래 프랑스 영토가 되었다. 이 지역은 특히 1944년 제 2차 세계대전 연합군이 상륙한 곳으로 유명하다. 한적하고 아름다운 도시들이 많다.
몽생미셸(Mont-Saint-Michel)
몽생미셸 수도원은 프랑스 여행객이라면 누구라도 꼭 들려봐야 하는 장소다. 몽생미셸은 노르망디와 브르타뉴 사이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거대한 모래톱 한가운데에 솟아 있는 작은 섬에 있다. 이곳은 대천사 미카엘에게 봉헌된 고딕 양식의 베네딕트회 수도원으로 ‘서구의 미스테리(Wonder of the West)’로 꼽힌다. 수도원의 거대한 벽 안쪽으로는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수도원 건물은 11세기와 16세기 사이에 건축되었으며, 독특한 자연 지형을 극복·적응하여 건설된 기술적·예술적 걸작으로 손꼽힌다.
▲몽생 어베이
성벽 안쪽으로 미로같이 빼곡한 건물 사이 언덕길을 오르면, 회당과 교회가 나오는데 그 높은 거대한 바위산 위에 쌓아올린 건축물들이 놀랍기만 하다.
몽생미셸과 근처 상업지구를 오가는 셔틀을 타면 이동이 편하다. 갯벌을 가로 질러 2키로 정도 밖에 있는 숙박 상업지구는 화려하다기 보다는 고즈넉하고 힐링이 되는 곳이다.
CITY-셰르부르(Cherbourg)
셰르부르는 프랑스 코탕탱 반도 끝에 있는 도시이다. 11세기 때부터 '시저의 성'으로 불린다. 일설에는 '사랑스러운 마을'이라는 뜻에서 지명이 유래되었다고도 한다. 영국과의 무역과 군항으로 해군 기자와 원자력 발전소가 있다. 조선업, 우산 등의 제조 공업이 성하다.
▲셰르부르의 아침
라 시테 드 라 메르(La Cite de la Mer)
라 시테 드 라 메르는 셰르부르 항구에 있는 거대한 터미널 건축물로 1930년대부터 존재했다. 이 터미널은 다양한 유적들로 꾸며져 있고, 크루즈 터미널로 활용되고 있다. 라 시테 드 라 메르에서는 각종 해양 기계들을 구경할 수 있는데, 실제 잠수함에 들어가 보는 체험이 인기가 많다. 한쪽에는 타이타닉의 역사적 사실과 객실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는데 상당히 흥미롭다.
낙하산 교회와 에어본(Airborne) 박물관
공수부대 박물관은 제 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의 눈을 피해 미국 공수부대원 2만 여명이 낙하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었다. 이 박물관에는 당시 사용하던 공수부대 항공기와 무기들이 전시돼있다. 당시 연합군 장군이었던 아이젠하워가 공수부대원들을 손수 격려하는 장면도 재현해 놓았다. 박물관 바로 앞에는 낙하산 교회가 있는데, 교회 첨탑에 공수부대원 하나가 걸려있던 장면을 그대로 재현했다.
라퐁듀혹(La Point du Hoc)
라퐁듀혹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배경이자, 독일군의 방어 요새가 있었던 지역으로 유명하다. 이 지역은 영국 해협이 내려다보이는 30미터 높이의 절벽으로, 당시 독일 군의 벙커와 포 진지 등의 흔적을 볼 수 있다. 1994년 6월6일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일 연합군 선발대는 이 곳을 먼저 점령하고 본격적인 상륙을 진행했다.
노르망디 미군 묘지 기념 공원(Cimetiere americani de Normandie)
이 곳에는 노르망디 상륙작전과 제 2차 세계대전 중 사망한 미군 약 1만여 명의 묘가 있다. 역사상 최대 작전이었던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대한 자세한 전투 지도가 중앙 기념비 양옆으로 거대하게 새겨져 있다. 이 곳은 프랑스 독립을 위해 싸워준 미국에게 감사의 의미로 만든 추모 공원으로 매년 100만명의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수천개의 하얀 대리석 십자가 묘를 보고 있노라면, 아름다우면서도 고귀한 희생정신에 마음이 뭉클해진다.
www.abmc.gov
CITY-바이유(Bayeux)
바이유는 제 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 작전이 이루어진 해안가 근처에 위치해 있으며, 이 상륙 해변 순례의 출발점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바이유는 노르망디 상륙 작전에 의해 가장 먼저 해방된 도시이며, 매우 드물게도 전쟁 피해를 입지 않아, 많은 역사적 문화적 건축물들이 고스란히 남아, 중세 시대의 모습을 잘 보전하고 있다.
태피스트리 박물관(Tapestry Museum)
이 전시관은 1983년 대중들에게 처음 문을 열었다. 바이유 노트르담 대성당(Cathédrale Notre-Dame de Bayeux)의 헌당식을 기념하기 위해 11세기에 만들어진 태피스트리(Tapisserie de Bayeux)를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총 길이 70m에 이르는 이 거대한 태피스트리는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에 등재될 정도로 역사 문화적 가치가 매우 뛰어난 직물 작품이다. 천천히 걸으며 가이드를 들으면 역사 공부가 저절로 된다.
www.bayeuxmuse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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