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우리 정부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확대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진행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중앙부처 장차관, 학계, 민간 기업인 등이 참석해 정부·민간·학계 종합적인 분석을 위한 구색은 갖췄다. 정부는 이번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지역혁신, 콘텐츠혁신, 산업혁신 3가지의 추진방향을 설정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추진과제는 크게 수요 확대와 기반 조성을 토대로 산업, 지역, 콘텐츠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여행산업에 관심을 표현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정부 “타국 관광산업보다 뒤처져 있다”
정부는 이번 국가관광전략회의를 통해 관광산업이 다른 나라의 관광산업보다 뒤처져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지원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인식을 밝혔다. 정부가 바라보는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현주소와 앞으로 변화될 지원책은 무엇일까.
우리나라 관광산업 이대로 괜찮은가?
▲한중일 관광산업 경쟁력 추이(자료출처:문화관광부)
정부는 관광산업 경쟁력은 상승했지만, 주변 국가인 중국과 일본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우리나라의 관광산업 경쟁력은 2015년 29위에서 2017년 19위로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중국은 17위에서 15위로 상승했으며, 일본은 9위에서 4위로 상승했다.
▲방한 외국인 규모 변화(자료출처: 문화관광부)
인바운드(외국인 국내 관광)의 경우 방한 시장 다변화로 인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는 한편, 아직 중국인 인바운드 수요가 회복되지 못해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2016년 방한 외국인 규모는 1724만 명이었으나 2017년 1334만 명으로 대폭 감소했고 2018년 1535만 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2016년 이후 방한 외국인 규모가 줄어든 것은 외국인 방문객 중 가장 규모가 컸던 중국인 여행객이 사드 갈등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또한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우리 국민 해외관광)의 격차로 인해 관광수지가 ‘적자’ 상황이라고 봤다. 인바운드(방한 외국인)은 2014년에서 2018년까지 약 9% 증가했으나, 아웃바운드(외국여행 내국인)은 같은 기간 782% 증가했다.
▲관광산업 GDP 기여도, 고용기여도 추이(자료출처: 문화관광부)
관광산업의 경우 GDP 기여도와 고용 기여도가 낮다고 분석했는데, 지난 4년간 GDP 기여도는 평균 약 5% 수준이었으며, 이는 세계 평균인 10.1%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같은 기간 고용 기여도 역시 평균 약 5% 수준이었다. 지난 2016년 관광산업의 고용 기여도는 5.9%까지 올랐으나 지난 2년 동안 5.3%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세계 평균 관광산업 고용 기여도는 10.5%였다.
국내 여행 활성화 분위기 조성
정부는 해외여행 비용 감소에 따른 아웃바운드 수요에 대해 국민 여행 지원을 통해 관광수지 적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금요일에 휴가를 내고 국내 여행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여행이 있는 금요일 캠페인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근로자·기업·정부가 여행경비를 적립해 국내 여행에 사용하도록 했던 사업을 지난해 2만 명 규모에서 2020년 10만 명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관광도시·콘텐츠·산업육성에 찍은 방점
정부는 확대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추진방향으로 지역혁신, 콘텐츠혁신, 산업혁신 3가지를 지목했다. 각 추진방향은 어떤 과정으로 추진할까.
나눠주기식 예산 지양, 지역 집중 개발
정부는 서울과 제주를 제외한 광역시 중 한 곳을 글로벌 관광도시로 선정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광역시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관광도시로 선정되면 전략적이며 집중적인 홍보·마케팅 및 도시 브랜드 관리 지원이 이뤄진다. 지원 예시 사항으로는 항공·크루즈 노선 확충과 공유 민박 시범 도입 등을 제시했다. 홍보 예시 사항으로는 네트워킹 구축 및 지원으로 항공노선 협력 마케팅을 포함해 제시했다.
한 곳의 글로벌관광도시 외에 4개 기초지자체를 관광거점도시로 육성한다. 지원 분야는 지역 관광 허브 거버넌스 구축, 지역 관광 거점 기능 강화, 도시 관광 콘텐츠 발굴, 홍보·마케팅 및 규제완화이다. 관광 거점도시 역시 예시로 세부 사항을 제시했는데, 지역 관광 추진 조직 육성과 국제선 노선 확충 모객 지원이 눈에 띈다.
글로벌 관광도시와 관광거점도시 외에 여행지는 체류형 여행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노후 관광지를 트렌드에 맞게 재생하고 지역 콘텐츠와 연계할 계획이다.
공급 부족·잠재력 있는 콘텐츠 위주 지원
정부는 한류·DMZ 콘텐츠는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콘텐츠라고 봤으며, 해양레저·문화유산 콘텐츠는 잠재력이 큰 콘텐츠로 판단해 관련 분야에 투자를 확대한다.
K-pop 관광을 확대하기 위해 콘서트, 팬미팅 등 테마 상품을 개발하고 K·pop 페스티벌을 연 2회 상설하며 오는 10월 시범을 보인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상시 공연이 가능한 K·pop 공연장을 건립한다. 한류스타 연계 관광상품을 개발해 중국, 일본, 홍콩 등 현지 OTA를 통해 판매하고 FIT(개별여행객) 홍보사이트를 통해 홍보 및 예약 링크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DMZ 관광은 안보 관광을 평화·문화·역사관광으로 전환한다. 민통선 이북지역 일부와 감시초소를 잇는 평화의 길을 조성해 올해 상반기 서부·중부·동부 3개의 시범 코스를 운영한다. 또한 평화관광 테마열차(DMZ train) 경의선을 올해 상반기 시범사업으로 추진한다. 이를 위해 DMZ 포럼을 통해 정책수요를 발굴하고 DMZ 평화관광 추진 협의회를 통해 정책 조율과 협조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크루즈 관광 활성화는 국내 모항 운항 확대가 눈에 띈다. 모항 운항은 2018년 19항차 운항했지만 올해 22항차 2020년 30항차 이상 운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항 운항을 통해 일본, 러시아, 대만, 홍콩 등 다양한 크루즈 관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항공과 크루즈를 연계한 Fly&Cruise 상품을 크루즈 송출객 수가 많은 대만, 호주 등에 알릴 계획이다. 또한 섬관광 활성화를 위해 오는 8월 8일 제1회 섬의 날 기념행사를 추진한다.
문화유산 관광은 이전보다 확대 운영한다. 예를 들어 궁중 문화 축전 행사를 확대 개최하고, 창경궁 야간 관람 상시화에 나선다. ‘문화재 야행’ 은 2017년 18개소를 운영해 관광객 204만 명을 유치했는데, 22년까지 30개소를 운영하고 247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다양한 지원으로 관광산업 활성화
▲예비창업 패키지 사업(자료출처: 문화관광부)
정부는 관광 스타트업 발굴에 나서며 6가지의 단계를 제시했다. 우선 예비창업 단계에서는 상품서비스 개발비를 지원한다. 예비창업패키지사업에 관광특화를 신설하고 창업 사업화에 드는 비용을 기업당 최대 1억 원까지 지원한다. 창업 초기에서 3년까지는 상품 서비스 출시를 돕는다. 관광벤처 단계는 창업 3년에서 7년까지로 홍보·마케팅과 판로개척을 지원한다. 선도벤처 단계는 7년 이상으로 민간투자유치 지원과 해외 진출 지원을 돕는다. 상생 협력 단계에서는 컨설팅과 특화교육지원을 도울 예정이다.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재도전 단계에서 예비창업과 동일한 지원을 제공한다. 정부의 전 부처 통합 창업경진대회인 도전 K-Start-up에 관광분야도 참여하게 된다.
정부는 관광산업에 제조업 수준의 금융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소규모 관광사업체가 신용보증을 통해 관광기금 융자가 가능하도록 지원하며 올해 600개 업체를 지원한다. 산업자금인 프로젝트 단위 융자를 신설하고 소규모 관광업체 융자 조건을 개선한다. 융자 조건 개선을 통해 금리를 차등 적용하며, 융자금 상환 방식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정부는 관광산업의 기술 개발 확대도 지원한다. 서비스 및 콘텐츠 등 소프트웨어 개발 위주 지원에서 시설·장비 등 하드웨어 연관 기술까지 관광 R&D 범위를 확대한다. 2020년부터 중소기업부의 민간주도형 기술 창업 지원(TIPS)에 관광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벤처를 별도 선별해 지원한다.
정부는 관광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관광기업 지원센터를 설치한다. 관광기업 지원센터를 통해 맞춤형 컨설팅, 네트워킹, 입주공간을 종합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며 올해 서울에 1곳, 지역 1곳을 설치할 예정이다.
전반적인 인식 재고는 ‘긍정’
관광산업은 그동안 글로벌 OTA(온라인 여행사)와 경쟁하고, 외부요인에 영향을 받으면서도 성장해왔다. 물론 정부의 판단처럼 인접 국가인 중국과 일본보다 GDP 기여도나 고용 기여도가 낮은 것도 사실이며, 관광수지가 적자인 것도 사실이다. ‘소 잃은 뒤에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적합한 상황이다. 이미 글로벌 OTA의 적극적인 사업에 국내 OTA 업체가 폐업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 외양간을 새로 짓고 송아지를 키우는 마음으로 관심이 이어져야 언젠가 우리나라 관광산업이 제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래픽= 임민희 디자이너
강지운 기자 jwbear@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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