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코로나19바이러스감염증(COVID-19)라는 대재앙에 여행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세상이 됐다. 그러면서 소위 '랜선 여행'가 대세 키워드로 등장했다. 여행 욕구가 늘어나고 키워드, 관련 콘텐츠도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관련 업계 실적에는 기여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중국 전자 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는 최근 여행 콘텐츠 서비스 '클라우드 여행'를 시작했는데, 개시일 첫 날 1000만 명의 이용자가 몰렸다. 특히 티베트 라싸의 '포탈라궁'(Potala Palace) 콘텐츠가 인기를 많이 끈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을 통해 포탈라궁을 둘러본 관광객 수는 지난 2019년 포탈라궁 전체 입장객 수를 뛰어 넘는다. 타오바오의 '클라우드 여행' 콘텐츠를 통해 여행객들은 중국 유명 여행지를 보며 대리만족하는 분위기다.
그외에도 유튜브에서는 뉴욕 타임스퀘어를 4K 화질로 둘러볼 수 있는 콘텐츠, 우주에서 지구를 지켜보는 콘텐츠, 이탈리아 베니스 관람 콘텐츠 등이 네티즌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 해당 콘텐츠들은 동시접속자 평균 1500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퀘어 4K 타임랩스
△출처= BatteryAjae 유튜브채널
그러나 '랜선 여행'은 여행사의 실적 향상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는 게 국내 업계의 반응이다. 온라인 여행 콘텐츠들은 현재 대부분 무료로 서비스되고 있는데, 대부분 콘텐츠로 수익구조를 만들어 놓지 못한 상황이다. 콘텐츠는 하나의 마케팅 요소, 고객 서비스 등으로만 활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유튜브나 페이스북, 네이버TV, 카카오TV 등 영상 뷰에 따라 광고가 붙어서 수익을 내는 것도 힘들다. 우리나라에서 유튜브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여행사들 콘텐츠의 다수가 몇 백여 건에 불과한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어, 수익화 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예인 등이 출연한 광고영상을 제외하면, 일반 여행 영상콘텐츠로는 하나투어(스티커) 콘텐츠만 수만 건의 조회 수를 보이며 체면치레를 한다는 평판이다.
하지만 외국 여행업계는 국내 여행사들보다는 사정이 다소 낫다. 트립닷컴, 트립어드바이저, 에어비앤비, 에어아시아 등은 OTA(온라인여행사), 커머스 플랫폼, 콘텐츠 플랫폼, 구독 모델 등 수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매출의 일정 비중을 차지해 왔다. 또 고도의 온라인 시스템 및 인적자원을 구비하고 있어 여행상품이 아니더라도 평소 실험해 온 프로젝트를 당장의 수익화를 낼 수 있는 상품으로 선보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 "불가항력적 손실을 입고 있는 요즘, 외국 여행·항공기업들이 국내 여행사들보다 대응을 잘하고 있다고 분석하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그렇다고 당장에 매출 전환에 기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 제작하더라도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감안하면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다. 더군다나 중소형 여행기업들은 신규 온라인 콘텐츠를 개발할 여력도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일반인들도 여행콘텐츠를 굳이 유료로 보고 싶지 않다는 반응이다. 여행 콘텐츠를 즐겨본다는 박정환 씨(33세)는 "온라인 여행 콘텐츠가 유료라면 메리트가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면서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콘텐츠들이 유료로 바뀐다면 그 돈을 저축해 진짜 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한항공 및 주요 여행사들은 코로나19 여파에서 회복세를 보일 때의 여행객 수요를 기다리는 한편, 잠재 고객 확보 및 당장의 자금 융통을 위해 선구매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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