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르포] 설국 동북여행, 놓칠 수 없는 여행스팟 16곳
2022-03-13 17:36:34 , 수정 : 2022-03-16 17:01:41 | 정상우

[티티엘뉴스] 니이가타, 후쿠시마, 야마가타, 아키타 동북 4개현을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니이가타는 일반적으로 호크리크(北陸)지역에 들어가지만, 야마가타, 후쿠시마와 많은 부분이 접경해 있어서 때로는 [동북7현] 이라고도 얘기한다. 4박5일간 동북 여행을 다니면서 놓칠 수 없는 여행스팟을 소개한다.    
 

▲동북지역 6현(빨강)과 니이가타(초록, 호크리크지역)

 

내가 살고 있는 미야기현 센다이역에서 니이기타로 떠났다. 미야기에서 가장 빠르게 갈수있는 방법은 동북신간선(東北新幹線)을 타고 도쿄에 조금 앞인 오오미야역(大宮駅)까지가 니이가타 방면의 상월신간선(上越新幹線)으로 환승해 이동하는 것이다. 우리가 도착한 우라사역(浦佐駅)까지 2시간 반만에 도착했는데 만약 차로 간다면 4시간 반이 예상되는 노정이다.

 

오오미야(관동지역)으로 향하는 동안 차창밖은 봄인가 싶을정도로 따뜻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런데 상월신간선으로 환승하여 니가타현으로 북상 약1시간만에 경치가 급변해 눈의 나라가 시작되었다. 
 

도착한 우라사역앞도 눈으로 뒤덮혀 있었다. 역앞에는 하다카오시아이마츠리(裸押合祭り)의 간판이 있었다. 자세히 읽지는 못했지만 이곳 오오누마(大沼)지역의 오래된 축제로 3월초 남성들이 맨몸으로 사진의 등대를 들고 서로 밀어내는 내용인것 같은데 아직 추울 시기에 알몸으로 있다니 갑자기 등골이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01. 핫카이산 주조회사 (八海山酒造)         

                                                           
니가타현은 물이 좋아 쌀이 맛있어 술 또한 맛있기로 유명하다. 특히 우오누마의 고시히카리(魚沼コシヒカリ)쌀은 일본에서 가장 맛있는 쌀이라고도 한다. 핫카이산이라는 일본술은 논배(술좋아하는 사람을 칭하는 말)친구들이 침이 마르게 칭찬한 술이라고 기억한다.                            


우리가 견학한 곳은 우오누마노사토(魚沼の里)라는 산밑 넓은 부지에 이 회사의 모든것이 뭍어나는 듯한 주조시설과 여러 관련 샵이 있어 그 규모와 상품 개발 디테일에 놀랐다. 부지 안에는 사카구라(酒蔵,술공장), 맥주공장, 베이커리, 카페, 식당등 많은 시설이 있었으며 유키무로(雪室, 눈창고)라는 시설은 그 규모와 아이디어가 압권이었다.


 

이 회사는 개발한 누룩을 이용해 빵과 과자, 감주, 음료수등 다양한 제품들을 만들고 있다. 또 술 등을 선물할때도 개성을 나타낼수 있는 아름다운 형형색색의 포장지를 판매하고 있었다. 2만리터 술탱크가 20개, 최대 36만 리터의 사케를 장기 보관이 가능한 술창고는 장관을 이룬다. 정종 댓병(잇쇼빙 一升瓶)이 1.8리터이니 20만병이 보관 가능하다는 것. 

 

술탱크실과 벽을 하나 두고 옆에 있는 유키무로(雪室)는 눈장고라고 할까. 눈의 냉기를 옆의 탱크실로 보내 일년내내 일정 온도( 4℃전후)를 유지할수 있도록 한다. 바깥온도에 따라 여름에는 많은 양을 겨울에는 적은 양을 흘려 보내 자연스럽게 온도를 유지한다. 이곳 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소주(증류주) 저장고와 시음 카운터는 원목술통과 검정색의 고급스러운 술병이 가득했다. 원목통으로 와인을 연상하게 했으나, 소주가 원목통에서 숙성되어 원목 특유의 맛이 느껴지는 와인에 가까운 소주였다.

 

재미있었던 점은 이 소주는 이곳에서만 살 수 있는데, 특히 내가 지정한 미래의 어느 날에 지정한 상대가 받을 수 있도록 그 기간동안 이곳에서 천천히 숙성하는 예약 숙성 주문 방식으로 운영한다는 점이 독특했다. 최장 보관 기간은 5년이다. 

 

메세지를 라벨에 작성하고 이곳 기념 촬영 스팟에서 사진을 찍어 증서를 첨부해 멋진 기프트박스에 넣어 보내준다. 상품명은 멘코미라이(面向未来), 미래를 향한 얼굴이라는 뜻. 로맨틱한 선물이 될 것 같다. 

 

 

02. 에치고츠마리사토야마(越後妻有里山) 현대미술관MonET

 

▲왼쪽위: mé "movements", 왼쪽 아래: Gerda Steiner & Jörg Lenzlinger, 오른쪽 위: Ilya & Emilia Kabakov "16 Ropes", 오른쪽 아래: Nicolas Darrot "Ariel"

 

2층 건물이 중앙 연못을 사방으로 둘러싼 형태의 미술관. 특이한 점은 미술관과 온천과 FM라디오국이 같은 건물을 쓰고 있었다. 접근성도 좋아 시민들의 휴식 공간의 역할을 하는 듯하다.

 

폐기물을 이용하여인공위성을 표현한 작품, 찢은 종이, 나무조각등 약100개의 '쓰레기'를 실로 묶어 각각에 사람들의 대화를 적어놓은 메모지가 눈에 띈다. 수천의 작은 시계로 공간을 채우고 바로크 음악에 맞춰 천을 덮은 기계가 움직이는 등 작품은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재미있었다.

 

 

03. 스와다 팩토리 SUWADA OPEN FACTORY

 

회사 공장이라기 보다는 한적한 곳에 있는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인데 이곳이 세계적인 명품 손톱깎이를 제조하는 회사라고 한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병사 오브제. 인증샷 장소로 유명하다고 한다.     

 


병사의 가슴 속을 들여다보면, 옛날에 사용했을 법한 손톱깎이가 있다. 사내에 카페도 운영하며 인테리어로 여러가지 멋진 물건과 오브제, 조명들을 전시해 놓았다. 자세히 보면 오브제와 조명들은 부품 하나하나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이것은 봉형태로 생긴 원재료에서 손톱깎기 부분을 프레셔로 오려낸뒤 남은 철을 이용해 만든 제품들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모노즈크리(物作り물건 만들기)를 좋아해 이곳을 직장으로 선택한 사람이 많다. 제작 공정 대부분이 수작업이라고 한다. 특히 날이 맞물리는 부분은 매우 정교한 실력이 돋보인다고 한다.  

 

1926년에 창업한 100년 기업으로  전쟁이 끝나고 재료인 쇠가 부족하여 좀더 작은 도구를 제품으로 생산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손톱깍이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7000엔 이상의 비싼 가격임에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다. 우리나라 네일살롱에서도 이 제품을 보기 쉽다고 한다. 

 

 

04. 아웃도어의 람보르기니 '스노우픽' 

 

스노우픽은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이다. 차로 비교하자면 아웃도어의 '람보르기니'라고 부르는 스노우픽. 니이가타가 배출한 세계적 브랜드이다. 몇 해 전 골프장이었던 산을 매입해 본사를 옮기고 캠핑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스노우픽은 전국 6곳에 캠핑장을 운영하며 텐트및 용품을 랜탈해 제품의 체험도 함께 할수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외국에서도 많은 캠퍼들이 찾아왔다고 한다.

엄동설한 눈밭에서 텐트를 치고자연을 즐기는 캠퍼들이 몇팀 보였다. 캠핑장과 함께 운영하는 매점에서는 한정품과 각정 캠핑 용품을 판매, 렌트하도 있으며 깨끗한 샤워실, 화장실 등도 갖추고 있어 자연에서 쾌적한 캠핑을 즐길수 있다.

 

 05. 놓칠 수 없는 니이가타역 맛집

 

애주가라면 니이가타역의 아르폰슈관을 놓치지 말자. 니이가타산 일본술을 500엔에 다른 메이커의 술을 다섯 번 골라 마실수 있는 코너가 있는데 종류가 다양하다. 그중에는 200엔 이상의 술도 있는 가성비 최고의 맛집이다. 가볍게 한잔 하며 여행의 풍미를 더해보자. 

 

 

06. 츠츠미제작소(堤製作所)

 

츠츠미제작소는 후쿠시마현 아이즈에 있다. '쿠와'라는 농기구를 제작하는 회사로 100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시초는 칼을 만드는 대장간이었는데, 사무라이가 사라지자, 칼이 필요없어 농기구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역사가 있다.

 

직접 공장에서 작은 칼을 만들어 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철봉을 가열하고 망치로 두드리는 작업을 반복한다. 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인내심이 필요한 작업이다. 마무리 작업은 이곳 직원이 해서 완성품은 집으로 보내준다. 

 

    

07. 오오카와(大川荘) 

 

후크시마현 아이즈의 아시노마키 온천은 첩첩산중에 둘러싸여 흐르는 계류의 대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경관이 매우 아름답다. 천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이 온천은 접근하기가 힘들어서 '환상의 온천'이라고 불리었다고 한다. 환상적인 경치와 좋은 시설에 '엄지 척'을 해 본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복식층 로비. 유명 에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에 나오는 장면을 연상케 하는 멋진 구조이다. 손님을 맏이해 주는 샤미센 연주가 매우 인상적이다. 특히 계곡을 내려보며 온천을 즐길수 있는 노천탕은 일본말을 빌어 쓰자면 至福(시후쿠) 복의 끝에 다다랐다. 이상의 복이 없다. 라는 순간을 맛보게 해준다.  

 

 

08. 자오온천 스키장(蔵王温泉スキー場)

 

겨울의 동북 여행 중에 스키를 빼놓을 수 없다. 야마가타현에 있는 자오온천스키장은 일본에서도 손에 꼽는 대규모의 스키장이다. 1661m의 자오산에 있는 14개 게렌디, 12코스, 특히 '파우더 스노우'로 불리는 폭신폭신한 눈에서 최장활강거리 10km를 마음껏 활강하는 기분은 직접 체험해봐야 알 수 있다. 
 

자오산은 '수빙'으로도 유명하다. 수빙은 1~2월 중 영하 기온에 서식하는 나무에 얼음이 맺혀 신기한 형상이 되는 현상이다. 그 모습이 마치 사람이 서 있는 것처럼 보여서 '아이스 몬스터'(Ice Monsters) 또는 '스노우 몬스터'(Snow Monsters)라고도 부른다. 수빙은 단지 날씨가 춥다고만 해서 만들어지지 않고, 영하 기온과 세찬 바람, 적절한 습도가 필요하다.

 

위로 올라갈수록 수빙의 모습은 변화무쌍하다. 정상에 가까운 곳은 7M이상의 '스노우 몬스터'라고도 부르는 수빙으로 가득하고 저녁에는 라이트업으로 감상하는 코스도 있다.


 

09. 야마가타현 사가에시 딸기 농원寒河江ストロベリーファーム

 

 

넓은 딸기 비닐하우스에서 30분간 마음껏 여러 종류의 딸기를 먹을수 있다. 밖은 눈이 쌓인 은빛세상인데 비닐하우스 안은 딸기의 향기로 가득한 계절의 괴리감을 느낀다. 

 

10. 오바나쟈와 긴쟌온천 尾花沢 銀山温泉 

 

오랜전(1456년) 깊은 산속에서 은맥의 광산이 개발되고 온천이 발견되며 주변에 숙박시설 등이 생겼다. 그후 광산은 폐산됐지만 온천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매우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산에서 부터 큰 폭포가 떨어지는 장소를 볼 수 있다. 

 

 

11. 모가미강 뱃놀이 山形県 最上川 舟下り

 

 

일본 3대 급류강 중 하나인 모가미강에서 뱃놀이를 즐겨보자. 모가미강은 에도시대에는 특산물과 쌀을 바다까지 운송하는 수로였다.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주변 경관을 바라보며 일년내 뱃놀이를 즐길수있고 겨울에는 선내 테이블에 코다츠라는 난방기구도 있다.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는 선장의 노랫소리가 구성지다. 뱃놀이를 즐기며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데 요금은 별도이다. 

    

 

12. 요코테시 만화 미술관 秋田県横手市増田まんが美術館

 

아키타현에는 1995년 일본 최초 만화의 원본, 원판을 테마로한 미술관이 있다. 요코테시 만화 미술관은 만화 문화를 더욱 소중히 하기 위해 원본을 현대적 기술로 보존, 보관하며 많은 전시와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45만부 이상의 원화를 소장하고 있는데, 국보물을 보관하는 급의 전용 보관실을 설치하고 Archive room를 운영하는 등 철저하게 원본을 관리하고 있다. 


관내 곳곳에 재미있는 설치물들도 눈길을 끈다. 세계 만화 전시실에는 우리나라의 이현세, 허영만 작가 등의 만화도 보인다. 

 

 

13. 뉴토온천 츠루노유 乳頭温泉 鶴の湯

 

동북지방을 대표하는 유명 온천중 한 곳이다. 토와다 하치만다이국립공원 뉴토산 중턱에 있는 7개의 온천. 각온천이 원천을 가지고 있으며 원천도 종류가 10여 가지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내가 방문한 온천은 '츠르노유'로 가장 오래 된 온천이다. 옛적 이곳의 성주가 병을 고쳤다는 일화도 있다. 입구 주변으로 약간은 추울 것 같기도 한 오래된 숙소가 길게 늘어서 있다. 그 끝에는 노천탕 건물이 있는데 진한 유황 냄새가 코를 찌르며 벽틈으로 뿌연 온천물이 보인다. 같은 산 속의 눈 덮힌 온천이지만 앞서 다녀온 야마가타의 긴잔온천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긴잔온천이 '아름다움'이라면 이곳은 '야성의 온천'이라고 할 수 있겠다. 7곳 온천 어디든 숙박을 하게 되면 7곳의 온천을 모두 들어갈 수 있는 패스가 있다고 한다. 


 

14. 타자와호수 스노우 트레킹 田沢湖スノートレッキング

 

 

2m 이상 눈 쌓인 산 속에서 전용 도구를 착용하고 트레킹을 하는 액티비티 스포츠를 즐겨보자. 환상적인 경치와 눈을 밟는 ASMR의 소리. 그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놀이 등 스노우 트레킹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다. 

 

 

 

15. 호반의 숲 레스토랑 ORAE 湖畔の杜レストラン

 

일본 제일의 깊은 호수(수심 423미터)로 알려져 있는 타자와 호수는 코발트블루색의 수면이 아름답다. 유람선을 타고 유유히 경관을 구경해도 좋고 넓은 주변(약20km)은 사이클링, 공중텐트, 스탠드서핑 테트사우나, 캠핑 등 계절마다 가종 레저 활동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리스' 드라마의 촬영지로도 유명한데, 이곳 ORAE 레스토랑도 두 주인공 이병헌과 김태희가 타자와 호수를 배경으로 한 장면이 나온다. 타자와 호수를 창 밖으로 감상하며 이곳만의 드래프트 맥주를 맛볼 수 있다. 

 

    


 

16. 가크노다테 무사마을 角館武系屋敷

 

일본의 에도시대(1600년대)에 번성한 성하(성을 중심으로 발달한 지역)마을로 동북의 작은 교토라고 불리운다. 전통건조물 보호지구로 그당시의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는데 현재도 주거하는 사람들이 있다. 방문하면 그들에게 실례를 끼치지 않도록 에티켓을 지키자.

    
내가 방문한 곳은 무사가문의 한곳 아오야나기가의 집이다. 건물에는 당시의 생활상과 개화당시의 신문물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무사의 집인 만큼 사무라이 칼을 만져보거나 창도 들어볼 수 있는 체험도 할수 있다.

     


 

무사마을을 지나 상인마을(서민마을)로 오게 되면 여러 상점들이 있는데 전통민예품의 가게에는 손님을 맞아주는 아키타견과 유명 푸딩점등 귀여운 곳들도 눈에 띈다.    

 

이곳은 봄이 되면 가지만 길게 늘어져 만발하는 벗꽃(시다레쟈쿠라)가 장관을 이루는데 일본 전통 의상을 빌려서 거리를 걸어보는 경험도 특별할 것이다. 가크노다테역과는 도보로 10여 분밖에 되지 않아 자유여행을 하기에도 좋다. 

 

 

정상우 여행블로거

자료제공= 이정임 일본 동북지역 여행전문가

정리=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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