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기다렸다! 2022년 베트남 ‘다낭 호이안 여행’ 뭐하고 놀까
실내외 마스크 착용은 선택, 입국 절차 간편해
휴지기 가지면서 한층 깨끗하고 아름다워진 미케비치
2022-07-08 16:36:13 , 수정 : 2022-07-08 18:23:37 | 임요희 작가

[티티엘뉴스] 오래 기다렸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다낭, 호이안에 다녀왔다. 2년 6개월 만에 떠나는 첫 해외여행이었다. 베트남 다낭, 호이안은 두 말이 필요 없는 한국인의 최애 여행지다. 
 

▲호이안의 소쿠리배(퉁버이) 체험



2022년 여름의 한복판에 찾은 다낭과 호이안은 팬데믹의 그늘에서 거의 벗어난 모습이었다. 입국 후 격리 의무가 없었고, 마스크 착용은 실외에서든 실내에서든 선택 사항이었다. 


도로를 질주하는 오토바이, 베트남 지게 ‘가잉’을 메고 거리를 활보하는 행상들, 농으로 한낮의 햇살을 가린 여자들, 해맑은 표정의 어린이들. 다낭, 호이안은 달라진 게 거의 없어 보였다. 


한 가지 달라진 점이라면 한국인 여행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이다. 아니 아직 늘지 않았다는 말이 옳다. 곧 많은 여행객이 다낭, 호이안을 찾을 테니까.

 

▲한산한 미케헤변

 

다낭공항은 미케비치, 한강을 중심으로 용다리, 한시장, 핑크성당 등의 명소가 배치되어 있어 전체를 둘러보는 데 많은 시간이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미케비치가 10km로 워낙 방대한 데다 마사지숍, 쇼핑몰, 맛집을 둘러보다 보면 시간이 늘 모자라게 느껴진다. 


오랜만에 찾은 미케비치는 이렇게 넓었나 싶을 만큼 한산했다. 지난 2년 6개월의 시간이 인간에게는 고통을 안겼을지언정 자연에게는 기회였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틈을 타서 미케해변도 2년여 휴지기를 가졌다. 전에 없이 해변이 깨끗하게 느껴진 것은 나의 기분도 착각도 아니었다.

 

▲한결 깨끗해진 해변의 모습

 


▲ 호캉스는 즐거워

 

쇼핑은 다낭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한국의 고물가에 허덕이던 사람들은 이곳의 현저히 낮은 물가에 깜짝 놀라곤 한다. 다낭에서 가장 오래된 재래시장인 한시장은 과일, 의류, 신발, 가방, 기념품을 두루 갖추고 있어 한국인이 많이 찾는 곳이다. 상인들 대부분이 기본적인 한국어를 할 줄 알기 때문에 쇼핑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심지어 한국에서는 거의 사라진 흥정의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 

 

▲코코넛커피는 베트남 여행의 선택 아닌 필수

 

흥정에 소질이 없다면 정찰제로 판매하는 로드 매장을 이용할 수 있다. 나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기념품숍에서 팜슈가와 시나몬 파우더, 라탄 가방을 샀는데 이 모든 것을 합쳐 2만 원도 들지 않았다.

 

마사지, 젤네일도 빠뜨릴 수 없는 코스다. 마사지숍의 경우 한국인이 운영하는 업소를 이용하면 1만 원 정도의 가격으로 서비스받을 수 있다. 젤네일도 통상 이 정도 선에서 가격이 결정된다. 업소 운영자들에 의하면 최근 한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고 한다. 3년간 휴점이나 다름없는 시간을 보내면서 그들의 시름도 깊었다. 문 닫지 않고 버텨온 만큼 좋은 날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다낭의 랜드마크 ‘핑크성당’

 

미케비치는 밤이 진짜다. 출렁이는 물살이 윤슬을 수평선 너머로 쓸어가 버리면 여기저기 오색등이 걸리고 행상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경쾌한 사운드가 해변 가득 퍼지고, 어디 숨어 있다 나타났는지 오토바이들이 신나게 경적을 울려댄다. 젊은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웃고 마시며 떠들었다. 하이톤의 웃음소리가 철썩이는 파도와 하모니를 이루며 해변 가득 퍼져나갔다. 낮의 뜨거움은 사라진 자리를 젊음의 열기가 대신 메우고 있었다.


▲호이안 올드타운 입구

 

▲유네스코 문화유산 호이안 올드타운

 

다낭 시내에서 차로 40분만 가면 꽝남성 호이안이다. 두 도시 간 거리가 가깝다 보니 다낭을 방문하면 호이안도 다녀가는 게 절차처럼 되어 있다. 
다낭도 원래는 호이안처럼 꽝남성 소속이었는데 1997년 중앙직할시(광역시)로 승격되면서 분리되었다. 두 도시를 방문해보면 대도시와 소도시의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진다. 



호이안은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 베트남을 대표하는 무역항이었다. 지금으로 치면 국제공항 같은 곳이어서 자국의 문화를 수출하고 외국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창구 역할을 했다. 



자연스럽게 중국, 일본의 문화가 흘러들어왔는데 ‘호이안 랜턴’으로 알려진 전통 등의 경우 중국의 홍등이 기원이다. 다만 중국의 홍등은 나무로 되어 있어 휴대가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다양한 모양의 호이안 랜턴

 

호이안 사람들이 이를 마을 특산품인 대나무로 대체하면서 보관성과 휴대성을 높였다. 가장 일반적인 모양의 랜턴은 열기구와 흡사하게 생겼다. ‘갈릭’이라는 명칭으로 불린다. 호이안 중앙시장을 방문하면 피망, 우주선, 파파야 등 다양한 모양의 랜턴을 구매할 수 있다. 



같은 재래시장이지만 다낭 한시장이 아케이드로 되어 있는 것에 반해 호이안 중앙시장은 노천시장이다. 다양한 열대과일을 구매할 수 있는 데다 음식 가격도 저렴해 아는 사람은 반드시 찾는 곳이다.  

 

▲활기에 가득 찬 호이안 중앙시장

 

호이안 올드타운은 199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유네스코 측은 등재 기준으로 전통적인 아시아 무역항으로써 도시가 잘 보존되어 있고 각국의 건축과 문화가 적절하게 융합되어 있다는 점을 들었다. 


올드타운 내 복건회관의 경우 호이안에서 가장 큰 중국인 회관으로 꼽힌다. 복건회관이라는 이름은 중국의 복건성 사람들의 회합소라는 뜻으로 우리식으로 하면 지역 향우회관쯤 된다. 


회관 내에는 사당이 있어 무신 관우와, 바다의 여신 티엔허우 여신상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인은 항해를 나가거나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이곳을 찾아 복과 안녕을 빌었다. 그 외에 이곳에서는 6명의 초기 이민자 조각상을 만날 수 있다.


▲중국 복건성 사람들의 향우회관 ‘복건회관’

 

호이안 최고의 랜드마크는 '일본교'라는 별칭의 내원교(來遠橋)일 것이다. 베트남 화폐에도 등장할 정도로 유명한 곳인데 17세기 호이안에 정착한 일본인들이 건설했다고 알려져 있다. 



과거 호이안은 내원교를 기준으로 서쪽에는 일본인 거주 지역이, 동쪽에는 중국인 거주 지역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내원교 위에는 바다에 나가는 사람들의 무사 안녕을 비는 작은 제단이 있고, 외벽에는 다양한 형상의 사물이 조각되어 있으며, 지붕은 청화 도자기 접시로 장식되어 있다. 여행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인증사진을 남기는 곳.

 


▲호이안 최고의 랜드마크 내원교


 
호이안에 왔다면 ‘베이버우 코코넛숲’에서 진행하는 소쿠리배 타기에 도전해볼 일이다. 베이머우는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이다. 코코넛이 짠물에서 자란다는 사실이 놀라웠는데 우연히 바다로 흘러든 코코넛 열매가 하나둘 싹을 틔우면서 나무도 짠물에 적응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한다.  
호이안 소쿠리배는 대나무를 엮어 만든 전통 배로 현지에서는 퉁버이(thung boi)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호이안 해안은 수면이 얕아 큰 배가 들어올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과거 퉁버이를 통해 사람과 물자를 실어 날랐다고 한다. 


▲퉁버이를 돌리며 댄스를 추는 노꾼

 

돛대도 없고 닻도 없는 퉁버이에는 노꾼을 포함해 세 명가량 탑승할 수 있다. 코코넛 숲 한가운데로 퉁버이가 하나둘 모여들자 노련한 노꾼이 한국의 가요에 맞춰 배를 팽이처럼 돌리는 댄스를 선보였다. 진기한 묘기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소쿠리배 체험에는 8,000원 정도가 소요되며 사공에게 1~2달러를 팁으로 주는 게 상례다. 노를 젓는 게 쉬워 보이지만 상당한 체력과 요령이 요구된다고 한다. 


다낭, 호이안은 컬러도 다르고 도시 규모도 다르지만 깔끔한 도시 미관과 아름다운 자연, 저렴한 물가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두 도시를 사랑하는 한국인의 마음에는 당분간 변화가 없을 것 같다.   

 

다낭·호이안= 임요희 작가 4balan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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