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명절엔 일본 돗토리현 미식투어로 넉넉하게
'미쉐린 가이드 교토・오사카 +돗토리2019'의 맛을 찾아 (1)
2018-08-12 20:46:45 , 수정 : 2018-08-12 22:09:32 | 김세희 에디터

[티티엘뉴스] 얼마 전, 워너원의 강다니엘은 'KCON LA' 참석을 위해 미국 LA로 출국할 당시, 가을 분위기가 물씬 나는 공항패션을 선보였다. 여름의 끝자락, 패션계가 F/W 트렌드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여행업계도 오감을 풍요롭게 할 가을 여행지 소개를 위해 분주하다. 

 

일본 돗토리현 = 김세희 에디터 sayzib@ttlnews.com

취재협조 = 일본 돗토리현 관광교류국

 

 

요리 기술이 현란한 미식의 도시가 있다면, 요리 재료가 뛰어난 미식의 고장이 있는 법. 어둠이 내리면 아름다운 별빛을 위해 등불을 잠재울 줄 아는 자연주의 마을, 일본 돗토리현은 올 가을 특별하다. 일본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그쯤 <미쉐린 가이드 교토・오사카 +돗토리2019>가 발매될 예정이기 때문. 가족과 함께 넉넉한 한가위를 보내도 좋을 미식의 일본 소도시, 돗토리현의 히든 스폿들을 챙겨봤다. 

 

1. 2018 돗토리현 한정판 요리 : 다이센 산 개산 1300년제 기념 특별 요리

 

▲ 요나고 공항과 가까운 ANA 크라운 플라자 호텔 '운카이(雲海) 식당'

 
요나고 기타로 공항에서 가까운 미식 스폿, 2018년에만 맛볼 수 있는 리미티드 에디션 요리가 기다린다. 돗토리현에는 '다이센'이란 영험한 산이 있다. NHK에서 실시한 일본 명산을 꼽는 랭킹에서 1위가 후지산이었다면 다이센 산은 3위였단 사실! 올해는 돗토리현 사람들에게 다이센 입산이 허락된 지 1300년이 되는 때라 돗토리현 곳곳에서 식당의 고유한 요리법으로 축복의 만찬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맛있는 회는 그날의 신선한 생선일 터. 1300년제 기념 가이세키 요리는 다이센 산이 키운 최고의 식자재로 구성된다. 이날은 전갱이, 도미, 갑오징어가 싱싱했고, 게 눈 감추듯 사라졌던 다이센 돼지고기찜은 어제의 고단함을 위로해주는 맛이었다. 특히 조개와 야채를 함께 넣어 찐 밥은 무한리필을 하고 싶을 정도로 쫄깃 달큰했을 정도. 조만간 날씨가 선선해지면 집에서 꼭 재현해보고 싶은 밥이다.
 

 

■ Location. 돗토리현 요나고시 구메초 53-2 (鳥取県米子市久米町53-2) /  운카이(雲海)
■ Tel. +81-859-36-1116

 

2. 하루에 10식 한정! 다타란치(Tata Lunch)

 
 
트레킹족과 스키어들이 만족하는 리조트인 오쿠다이센 규카무라(休暇村 奥大山)에서 돗토리 현지인의 맛을 찾았다. ‘히노군’이라고 하는 이곳은 오래 전부터 불꽃을 다루며 질좋은 '옥강(玉鋼)'을 만들어왔다. 다이센 산이 내어준 풍요로운 제철 식자재에 옛 불꽃 소리를 더해 전통을 재현한 요리라 귀하다. 다타란치는 각 점포별로 하루에 10식 한정이니 미리 예약을 하는 게 좋다.
 

화로 위에서 안가케 소스(칡분말로 걸쭉하게 끓인 국물)가 다이센 토종닭과 제철 야채를 따뜻하게 보듬은 한 입은 엄마 손길처럼 마음을 달래준다.
 
 
 
우리에게 익숙했던 무가 아니라 돗토리현 특산물인 ‘네바릿코 참마’가 갈린 메밀국수는 그동안 먹었던 메밀요리의 사촌들인 것마냥 정겨웠다. 바다처럼 세차게 다이센 산을 휘감은 구름(운카이 : 雲海)이 참마였다면, 토마토는 붉게 타오르는 일출이었다.
 
돗토리현의 자연이 우리 몸 구석구석 전해지는 시간! 특히 쌀을 쪄서 각종 야채와 버섯물로 달큰하게 만든 밥, ‘다이센 오코와’는 일본 전통 쌀의 풍미를 제대로 간직할 수 있는 기회였다.
 

■ Location. 돗토리현 히노군 고후정 미쓰쿠에 아자 카가미가나루 70(鳥取県日野郡江府町御机字鏡ヶ成709-1)
■ Tel. +81-859-75-2300

 

 

3. 빗소리 한 입, 자연 한 입, 미타키엔 みたき園 : Mitakien

 

빗줄기가 굵어지는데 산으로 들어갔다. 48년간 산골 고택들을 보살피고 계신 데라타니 세스코 할머니가 아니었으면 만날 수 없는 순간. 반짝거리는 눈동자로 하얀 세월이 내린 머리카락의 노파가 따스하게 반겨주었다. 이내 다른 할머니들도 하나둘 요정처럼 등장했다. 산속에 감춰둔 고귀한 식재료들을 비밀스럽게 하나씩 건네듯.

 

시림에 불시착한 것마냥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내게 세스코 할머니는 화롯불로 이끌었다. 후~ 바람을 불며 불씨를 키우는 일에 나도 동참했다. 아홉 채 일본 전통가옥의 생명력은 옛 사람들의 혜안을 그대로 잇는 것이라고 말하던 그녀는, 화롯불 연기가 미타키엔의 숨 한 모금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숲에서 채취한 고사리, 곱게 거른 콩물로 만든 두부, 튀김옷을 살짝 입힌 신선한 야채들, 버섯물을 품은 쫄깃하면서도 달큰한 쌀밥 한 입이 입가에 미소를 그려내는 느낌이랄까. 어린 시절, 반찬마다 건강과 행복을 소곤거렸던 부모님의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 Location. 돗토리현 야즈군 지즈정 아시즈 707 (鳥取県八頭郡智頭町芦津707)
■ Tel.  +81-858-75-3665

 
 
4. '시골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의 주인공, 다루마리(Talmary)
 

▲ <시골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의 저자 와타나베 이타루 씨와 그의 아내 마리코 씨의 다루마리(Talmary)

 
 
떨리는 마음으로 책 표지를 열었다. 두 사람이 함께 완성한 사인. 와타나베 이타루 씨와 마리코 씨의 이름이 녹아든 ‘다루마리Tal+Mary’에서의 한때가 떠올랐다. 한국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저서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는 벌써 4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생생하다. EBS 다큐영화 '길 위의 인생 : 시골빵집'에서 공개된 와타나베 부부의 진정한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때문일까.
 
 

사실 책에는 지바현에서 오카야마현 이야기까지만 기록된 터라 돗토리현의 정착 소식을 몰랐던 한국 독자들도 더러 있다. 돗토리현 지즈정마을의 주인 없던 보육원 건물을 베이커리 카페로 탄생시킨 와타나베 내외. 방식은 좀 달라졌지만 쌀을 담그고 공기 중에 내려오는 천연균을 채취하는 건 여전했다.
 
 
물론 변화도 있었다. 10개월 전부터 수제 맥주를 만든다고 했다. 유산균을 보존하기 위해 살균이나 멸균을 하지 않는 이타루 씨만의 천연공법을 향한 열정은 빵을 만들 때로 돌아간 듯했다.
 
 

돗토리현의 삶에 대한 그의 첫 마디는 역시 ‘지역 내 순환’이었다. 생산자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원재료를 가까운 곳에서 정당한 대가로 들여와 고객에게도 합당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
 
주고쿠 지방 최고봉인 돗토리현 다이센산 줄기의 목재가 구워내고 오쿠다이센 광천수가 맛을 내는 다루마리의 정직한 손길. 돗토리현 여행 중에 늘 함께했던 나침반과 다름 없었다.
 
 
 

■ Location. 돗토리현 야즈군 지즈정 오세 214-1 (鳥取県八頭郡智頭町大背214-1)
■ Tel.  +81-858-71-0106

 

■ 월간 관광산업경제지 Travel Insight 8월호 : 미니 인터뷰 

 
 
□ 이 기사는 트래블 매거진 Go On 8월호와 월간 관광산업경제지 트래블인사이트(Travel Insight)  8월호에 게재된 내용으로 구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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