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나(Italia) 기도하거나(Japan) 사랑하거나(Austria)
이탈리아, 일본 돗토리현, 오스트리아 가을 축제와 함께
2018-09-04 16:03:26 , 수정 : 2018-09-04 16:27:03 | 김세희 에디터

[티티엘뉴스 ▶트래블인사이트] 이탈리아 가난한 남자는 교회 성자상 앞에서 매일 기도를 했다고 한다. 제발 복권에 당첨되게 해달라고. 성자상이 참다못해 사람으로 나타나 고함을 쳤다고 한다. 복권을 일단 사야하지 않느냐고.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 Love)'의 주인공 리즈 길버트(줄리아 로버츠)는 결국 결심한다.

“난, 준비 완료. 비행기 표 3장이 복권이야.”


 

 

 

 

/ 먹을 땐 죄책감 없이, 이탈리아니까

 

▲ 소렌토에서 카프리섬 향하는 항구를 바라보며 ⓒ 티티엘뉴스 권기정 기자

 

처음 밟은 이탈리아 땅에서 절친과 샤프란 리조또를 사이에 두고 선뜻 스푼을 가져다 대지 못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카레 같기도 했던 느낌인데 야릇하면서도 느끼한 게 끌리는 맛. 올해 이탈리아는 미식과 더불어 소도시의 매력을 알리고 있다.

 

▲ 이탈리아의 설레는 맛  ⓒ 티티엘뉴스 권기정 기자

 

10월 28일부터 29일(09:00-21:30, 18€-30€)까지 중부에 있는 아브루초(Abruzzo) 지역에서 열리는 샤프란 축제. 이탈리아 아브루초 지역 요리사라고 하면 맛을 보장한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샤프란은 1g을 얻기 위해 500여개의 암술을 말려야 하고, 수작업으로 따기 때문에 고가의 향신료로 잘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와 인도에서 주로 볼 수 있는데, 노란색을 내는 진한 향신료로 리조또 이외에 파에야에도 넣으며, 수프, 차, 빵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된다. 불면증이나 우울증 등 진정 및 진통작용의 효능이 있는데 임신 중에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

 

샤프란과 버터, 치즈를 곁들인 밀라노식 리조또 ⓒ 티티엘뉴스 김세희 에디터 / 와인만큼 유명한 이탈리아 발사믹 식초  ⓒ  www.gooditalyworkshop.it

 

요즘은 흔해졌지만, 어릴 적 처음 샐러드에 뿌려놓은 발사믹 소스가 그렇게 생소하던 때가 없었다. 이탈리아 북부 에밀리아 로마냐(Emilia-Romagna)의 ‘모데나’는 발사믹 식초의 고향이다. ‘발사믹’은 ‘향이 좋은’이란 뜻을 가진 만큼, 포도즙을 발효시켜 만들며 와인처럼 나무로 된 통에 보관한다. 10월 26일부터 30일까지 이 지역에서는 음식 및 와인 등의 'Good Italy' 박람회가 열리는데, 역사와 전통, 뛰어난 품질로 ‘지리적보호상품(IGP)' 인증을 받아 믿음을 가지고 있다. 식초 장인들이 이  보물창고를 오픈하듯 비밀스러운 원조 식감은 과연 어떨까.
 

 

 

/한가위 보름달에 소원을 빌듯, 일본 돗토리현

 

▲ 다이센지 절의 오봉 등불 우산행사 ⓒ 돗토리현 관광교류국

 

얼마 전 지인에게 이런 말을 했다. “나 사라지면, 돗토리현으로 도망간 걸로 알아.” 일본 돗토리현은 탄탄한 미식의 고장으로 「미쉐린 가이드 교토・오사카+돗토리2019」를 앞두고 있다.

 

▲ 돗토리현의 상징, 다이센지 절 ⓒ 돗토리현 관광교류국

 

지난 7월, 돗토리현 구라요시의 오오히라산콘삐라인 절에서 작은 일본식 부적을 만들고 스님과 눈을 마주쳤던 순간이 잊혀지지 않는 요즘.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종교가 달라도 서로의 안녕을 기원한다는 게 어떤 건지 조금은 깨달을 수 있던 기억이다.

 

▲ 오오히라산콘삐라인 절에서 만날 수 있는 부적 ⓒ 돗토리현 관광교류국

 

일본에서는 추석을 ‘'오봉(お盆)'’이라고 하는데, 영험하기로 소문난 일본 3대 명산인 다이센 산에 있는, 다이센지 절을 비롯해 오가미야마 신사 오쿠노미야 참배길 등에 ‘오봉 등불 우산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올해는 특히 다이센 산 개산 1300년 기념으로 의미가 남다른데, 9월 22일부터 24일(19:30-21:30 - 최종입장 당일 17:00부터 티켓판매 / 22:00 소등 예정)까지 개최될 예정이나 각 날짜의 15시경 날씨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다.

 

▲ 돗토리 하나카이로 사루비아 축제 ⓒ 돗토리현 관광교류국

 

사루비아 꽃잎을 따서 꿀을 빨아먹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가을이 되면 돗토리현 다이센 산을 배경으로 빨간 사루비아 꽃이 융단처럼 언덕을 물들이는데, 절로 우리 마음에 잊고 있던 붉은빛이 스며들지도 모른다.

9월 15일부터 11월 4일까지 비교적 긴 시간동안 아름다운 한때를 선물할 예정이며, JR요나고(米子)역 5번 탑승장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하니 손쉽게 닿을 수 있다. 사루비아의 꽃말이 ‘지혜와 열정’을 뜻하듯 꽃이 이끄는 대로 간절한 것들을 하나씩 풀다보면 마음껏 다시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 오스트리아, 때론 사랑을 위해 균형을 깨는 것도 필요해

 

▲ 비엔나 비너 비슨(Wiener Wiesn-Fest) : 비엔나 스타일의 옥토버페스트 ⓒ 오스트리아 관광청

 

꽃할배의 마지막 여행지, 오스트리아. 세월의 편견을 깨고 그들은, 인생을 사랑하는 법을 몸소 가르쳐준다. 비엔나 도심 속에 펼쳐진 한 편의 동화 같은 프라터 공원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놀이공원 중 하나로 매년 비엔나 버전의 옥토버페스트가 열리는 곳. 9월 24일부터 10월 14일까지(11:30부터 시작) 18일 동안 진행되는 향연은, 1,900명의 뮤지션들이 700시간에 달하는 오스트리아 전통 음악을 라이브로 연주한다.

 

▲ 비엔나 누스버그 와인농장 ⓒ 오스트리아 비엔나 관광청

 

비엔나는 ‘수도’에 주요 와인 생산재배지가 있는 세계 유일의 나라다. 다뉴브강과 수많은 나무로 우거진 비엔나 숲, 심한 밤낮의 기온차는 질좋은 와인을 만들어내는 데 일조한다. 9월 29일부터 30일까지 와이너리와 와인바를 따라 세 가지 루트를 거닐면서 맛있는 주전부리와 와인, 포도주스에 취하다보면 닫혀있던 마음의 문이 살며시 열릴지도.

 

▲ 와인 하이킹데이(Vienna Wine Hiking Day) ⓒ 오스트리아 비엔나 관광청

 

요즘 스스로에게 주문을 거는 게 하나 있다. 인생의 재미를 위해선 하지 않았던 것들을 해보자고. 힘껏 달려보니까 고맙게도 덜어지는 삶의 무게가 있더라. 자선단체인 ‘Light for the world'가 주최하는 행사로, 링슈트라세를 통과해 전체 5km에 이르는 달리기 프로그램, 비엔나 나이트 런(Vienna Night Run)!

 

▲ 비엔나 나이트 런(Vienna Night Run) ⓒ leisure group

 

참가자들은 경기에 참여해 비엔나 도심을 관광할 수 있으며, 일반 달리기 또는 노르딕 워킹 두 종목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9월 25일 단 하루. 저녁 7시 50분에 빈 대학교(부르크극장 근처 링스트라세 위치)의 수많은 블록에서 시작해 국회의사당에서 끝난다.
 

김세희 에디터 sayzib@ttlnews.com
자료 제공 : ENIT 이탈리아 관광청, 일본 돗토리현 관광교류국, 오스트리아 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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