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욱소장의 여행업트렌드▶ 소규모 여행사의 마케팅 비법 9
2018-07-20 18:22:21 , 수정 : 2018-07-20 18:24:35 | 욱소장

[칼럼] 욱소장의 여행업트렌드▶ 소규모 여행사의 마케팅 비법 9


9. 프리미엄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수년전 커피숍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던 시절, 지인이 커피숍을 차렸었다. 원래 집안이 부유했기 때문에 부모님에게 사업자금을 지원받아 강남역 근처 꽤 넓은 부지에 커피숍을 차렸다. 인테리어에도 상당히 돈을 많이 투자했고, 커피도 일반적인 것이 아닌 호주에서 들여온 비싼 원두를 쓴다며 자랑을 했었다. 매장을 열고 개업인사 겸 찾은 커피숍은 듣던대로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이는 인테리어와 고객보다 더 많은 직원 수로 나를 주눅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곳은 1년을 채우지 못한 채 문을 닫았고, 지금 그 자리는 프랜차이즈 음식점이 차지하고 있다.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던 그 커피숍은 왜 망하게 되었을까?

 

그곳의 인테리어는 상당히 고급스러웠지만 의자는 불편했으며, 손님용 좌석도 부족했다. 고객이 편하게 앉아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좁았고 화려한 인테리어만 기억에 남는 이상한 공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한, 커피가 고급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어떤 부분에서 커피에 특색이 있는지 알 수 없었고, 그저 가격만 비쌌다. 커피가 비싼 만큼 베이커리와 같은 다른 메뉴의 가격도 고가였는데, 베이커리 종류의 퀄리티는 누가봐도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다.  당시 그 지인은 커피종류가 수익이 많이 남으니 커피 위주로만 장사할거라면서 다른 메뉴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고, 베이커리류는 어디서 떼오는 지도 잘 알지 못했다.


결국 높은 임대료와 이유를 알 수 없는 비싼 인테리어, 무엇이 강조된 지 알 수 없는 고급 커피와 어울리지 않는 저품질의 베이커리. 분명 프리미엄을 표방했지만 정작 프리미엄 고객은 이 매장을 외면한 결과로 인해  망하게 된 것이 아닐까? 사회가 다양화 되면서 일반화 하기 힘든 다양한 고객층이 나타나고 있고, 그러한 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한 타겟 마케팅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프리미엄 고객군을 타겟으로 하려는 곳들이 많다. 당연하다. 기존의 매스 마케팅이 통하지 않는다면, 여유자금이 많아서 구매력이 큰 프리미엄 고객들을 공략하는 것이 합리적일 테니까.


하지만 위의 사례처럼 프리미엄 고객을 공략한다는 목표아래 프리미엄 서비스를 표방하지만 대부분은 성공하지 못하고 사라진다. 왜냐하면 진짜 프리미엄 고객이 원하는 지점을 찾아 가려운 곳을 긁어준 것이 아니라 그저 비용이 ‘비싼’ 서비스 만으로 겉을 포장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고객을 단순히 돈이 많아 아무렇게나 돈을 쓰는 고객으로 본다면, 위와같이 실패할 수 밖에 없다.

 

프리미엄 고객은 고급화 차별화가지고는 부족하다.

 

프리미엄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여행사에서 내놓은 상품들을 보면, 비슷한 공식이 있다. 국적기 항공기를 이용하고 비즈니스 이상 좌석을 이용한다. 5성급 호텔이나 이름있는 호텔에 숙박하고, 매일 한끼 이상은 일반 고객들보다 비싼 비용을 책정한 특식을 제공한다. 가이드도 나름 경력있는 가이드를 배정하고 차량도 최신 차량을 배정하여 상품의 질을 높인다. 분명 프리미엄 고객에게 이정도 차별화를 통한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비즈니스 좌석, 좋은 호텔, 비싼 식사 와 같은 요소는 프리미엄 상품군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프리미엄 고객들이 원하는 것이 그게 다 일까?


미식을 좋아하는 프리미엄 고객을 위해 미슐랭 별점을 받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투어를 예를 들어보자. 미슐랭 식당이야 검색하면 나오니 그냥 예약하면 된다. 하지만 그곳에서 어떤 음식을 어떤 방식으로 만들고 실제 그 맛이 어떤지, 어떤 방식으로 먹어야 되는지를 설명할 수 있을까? 단지 미슐랭 스타를 받았다고 무조건 맛집이고 그러니 비싸게 상품을 세팅한다면 고객들이 납득하고 상품을 구매해 줄까?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프리미엄 고객을 위해 오스트리아 오페라 하우스를 가는 여행을 만들었다면, 그 오페라 하우스에서 어떤 공연이 있는지, 좌석에 따라 느낌이 어떻게 다른지, 공연자가 어떤 경력이 있으며 왜 이곳에서 오페라를 들어야 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프리미엄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첫번째로 전문성이 필요하다.
미식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사람이 프리미엄 미식 여행상품을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클래식에 대한 조예가 없는 사람이 클래식 공연 투어를 만드는 것도 말이 안된다. 적어도 취미로라도 해당 분야를 오랫동안 파서 조예가 있어야지만 이런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 평소 관심 있었던 것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강화하고 그 분야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구성해야지만 프리미엄 고객의 눈길을 끌 수 있다.

 

두번째로 디테일한 스킨십이 필요하다.
프리미엄 고객에게는 ‘맞춤’상품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그들의 니즈 파악부터 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 지 정확하게 말하는 고객이 많지 않고, 심지어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한 스킨십이 필요하고, 그렇게 파악한 니즈에 따른 디테일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즉, 디테일한 스킨십을 ‘시간’을 들여 지속해야만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

 

세번째로 협업이 필요하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하기 위해 전문성을 갖추려고 해도 절대 혼자 모든 분야의 전문성을 갖출 수는 없다. 클래식의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와인이나 미식까지 전문성 있게 서비스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 여행상품은 종합 서비스 상품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협업이 필요하다. 사실 최근에 유행하는 전문가 동반 여행 상품 역시 협업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고객의 니즈는 더 디테일 해 질 것이다. 이런 고객을 혼자만의 노력으로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지 않으면 이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프리미엄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비싼 돈 들여 겉모습만 치장해 놓는다고 해서 고객의 지갑을 열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 프리미엄 고객이 돈이 되는 것은 맞지만, 그만큼 그들을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다. 확실한 전문성과 디테일한 서비스. 그리고 적극적인 협업. 이 세가지가 다 충족되어야지만 그나마 성공 가능성이 있다. 이 수준을 맞추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된다면, 프리미엄 고객 공략은 포기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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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당사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정리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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