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오스트리아 여행 결정할 세 가지 이유
2023-12-21 08:42:55 , 수정 : 2023-12-22 00:52:31 | 편성희 기자

[티티엘뉴스] 내년에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나라 오스트리아(Austria)를 여행해야 할 굵직한 이유가 더 생겼다. 유럽연합(EU)이 2024년 유럽문화수도로 오스트리아 잘츠캄머구트(Salzkammergut)를 선정했고, 19세기의 음악 거장 안톤 브루크너의 해, 오스트리아의 성과 궁전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페스티벌이 있기 때문이다.
 

(c)Österreich Werbung / Photographer: Jinho Kim


 

2024 유럽문화수도 바트 이슐 / 잘츠캄머구트

 

(c)Österreich Werbung / Photographer Cross Media Redaktion

 

잘츠캄머구트는 오스트리아의 알프스에 있는 지역으로 아름다운 호수와 다양한 문화 유물이 관광객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특히 잘츠캄
머구트의 주요도시인 바트 이슐(Bad Ischl)에 있는 여러 건축물은 세계적으로 유명해 매년 많은 이들이 방문한다. 2024 유럽문화수도로
선정되면서 잘츠캄머구트 지역에는 1년간 풍성한 문화·예술 행사가 열리며 관광객들에게 감동과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잘츠캄머구트, 선사시대부터 소금 생산지

 


(c)Österreich Werbung, Photographer: Muhamad AbuShakra

 

2024 유럽 문화 수도 '바트 이슐/잘츠캄머구트'의 큰 테마는 ‘문화는 새로운 소금이다’이다. 선사시대부터 소금이 생산된 바트 이슐과 잘츠캄머구트 지역은 소금 거래 덕에 지역 전체, 심지어 잘츠부르크까지 번영하게 만든 오스트리아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장소이다. 역사적으로 소금이 지역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했고, 그로 인해 고용 창출 및 지역 기반 발전까지 이어졌는데, 이제는 문화가 그 역할을 한다는 의미이다.
 

(c)Österreich Werbung, Photographer: Christoph Oberschneider

 

 

86번의 여름 휴가 중 83번을 바트 이슐에서 보내


‘황제 프란츠-요제프 1세’는 ‘바트 이슐의 아들’, ‘소금의 왕자’라는 애칭이 있다. 프란츠-요제프의 엄마는 아이를 못 낳아서 바트 이슐의 염천에서 온욕을 했다가 프란츠-요제프를 잉태했다고 하는데, ‘소금의 왕자’라는 애칭은 그렇게 생겼다. ‘황제 프란츠-요제프 1세’는 ‘바트 이슐의 아들’답게 평생 86번의 여름 중 무려 83번을 바트 이슐에서 보냈다. 한때는 황제의 여름 휴가 기간이면 비엔나의 절반이 바트 이슐로 이동하는 듯 보일 정도였다고 한다. 또 바트 이슐은 그와 엘리자벳이 약혼한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c)Österreich Werbung, Photographer: Cross Media Redaktion

 

황제는 바트 이슐에서 여름 휴가를 보낼 때면, 이른 아침부터 바트 이슐 주위를 둘러싼 아름다운 산을 돌아다니며 사냥을 하며 자유를 만끽했다. 황실 별장인 카이저빌라(Kaiservilla) 벽에 걸린 1000여 점의 사냥 트로피로 보면, 사냥 여행을 통해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기회에 더 관심이 컸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브루크너·브람스 등 꿈 같은 휴식 즐긴 유서 깊은 건축양식

 

바트 이슐의 건축에는 유서 깊은 건물과 알프스 전통 양식, 그리고 다양한 시대의 흔적이 남아 있다. 트라운(Traun)강과 산지를 곁에 둔 덕분에 도시를 벗어나 산지의 시원한 날씨를 즐기는 피서지(Sommerfrische)로도 유명하다. 프란츠-요제프 1세 황제와 엘리자벳(애칭 시씨) 황후가 바트 이슐에서 휴가를 즐기며, 황제 부처를 따른 피서의 유행은 귀족을 거쳐 재계의 거물들로, 종국에는 부르주아층까지 이어졌다.


안톤 브루크너(Anton Bruckner)와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 프란츠 레하르(Franz Lehár) 등 수많은 음악가들 역시 바트 이슐에서 여름철 꿈결 같은 휴식을 즐겼다. 그들이 머무른 환상적인 별장들은 오늘날에도 바트 이슐의 얼굴이 됐다.


 

빌라 블루멘탈(Villa Blumenthal)
 

(c)Österreich Werbung, Photographer: Cross Media Redaktion

 

오스카 블루멘탈(Oskar Blumenthal)은 시카고의 만국박람회에서 조립식 건물을 발견하고 이를 구입하여 바트 이슐로 가지고 왔다.

 


카이저빌라(Kaiservilla)
 

왼쪽: (c)Österreich Werbung,Photographer: Cross Media Redaktion, 오른쪽: (c)Österreich Werbung, Photographer: Antoine Bonin

 

‘황제 프란츠-요제프 1세’가 어린 엘리자벳에게 첫눈에 반해 청혼한 장소가 바로 바트 이슐이다. 그 후 황제의 어머니가 결혼 선물로 이 건물을 신혼부부에게 줬다.


 

카페 콘디토라이 차우너(Café-Konditorei Zauner)

(c)Österreich Werbung, Photographer: Harald Eisenberger


1832년에 문을 연 문화재 급의 카페이다. 과거 카이저빌라에 머무는 황제 부부에게 과자를 납품하던 유서 깊은 커피하우스로,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맛있는 케이크 및 요리로 지역 어르신들의 단골 카페로도 알려져 있다.

 

(c)Österreich Werbung, Photographer: Harald Eisenberger

 

 

레하르 빌라(Lehár Villa)

 

(c)Österreich Werbung, Photographer: Cross Media Redaktion



프란츠 레하르(Franz Lehár)는 트라운 강변에 있는 자택에서 '러시아의 황태자 (Der Zarewitsch)', '파가니니(Paganini)', '웃음의 나라(Das Land des Lächelns)'와 같은 오페레타를 작곡했다.

 


빌라 자일레른(Villa Seilern)
 

(c)Österreich Werbung, Photographer: Cross Media Redaktion



자일레른-아스팡(Seilern-Aspang) 백작의 부인이었던 엘리스는 화려한 저택을 짓고 근사한 문화 공간을 열었다. 알렉산더 지라르디(Alexander Girardi)와 요한 슈트라우스(Johann Strauss)와 같은 예술가들이 초청받아 공연한 바 있다.


 


2024 브루크너의 해: 안톤 브루크너

 


(c)Österreich Werbung, Photographer: Cross Media Redaktion

 

내년은 오스트리아가 낳은 세계적인 음악 거장 안톤 브루크너가 태어난 지 200년이 된다. 안톤 브루크너는 오르간 연주자이자 작곡가로 독창적인 작곡 방식으로 클래식 음악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젊은 시절 프란츠 요제프 1세 황제의 궁정 오르간 연주자로 이름을 날린 그는 노년에는 신하고 독창적이며 혁신적으로 작곡한 교향곡으로 동시대인들의 사랑과 찬양을 받았다.

(c)Linz Tourismus, Photographer: M. Steinkellner

 

브루크너가 태어난 지방인 오버외스터라이히주에서는 2024년 한해 동안 브루크너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브루크너하우스 린츠 콘서트 홀에서는 브루크너의 탄생과 콘서트홀 개관 50주년을 수많은 특별 행사를 개최한다. 2024년 1월1일에 개최하는 신년 콘서트에는 브루크너의 탄생뿐 아니라 작곡가 아널드 쇤베르크, 찰스 아이브스, 베드르지흐 스메타나, 레오시 야냐체크의 탄생을 기념한다.

 

(c)Linz Tourismus

 

전시회도 열린다. 아르스 엘렉트로니카 센터 린츠(딥 스페이스 8K)에서는 <빙 안톤>(Being Anton) 전시를 연중 진행한다. 이 전시는 브루크너 오케스트라와 함께 관객들이 인터랙티브 하게 브루크너의 세계를 탐험하는 자기만의3D 여행을 직접 설계하고 글과 소리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3월23일에는 비엔나 필하모닉이 안톤 브루크너 탄생 200주년과 브루크너하우스 린츠 개관 50주년 축하 콘서트를 연다. 콘서트에서는 안톤 브루크너의 교향곡 제7번을 ‘생일 세레나데’로 연주할 예정이다. 브루크너는 59번째 생일 다음날 이 곡을 완성했으며, 그의 작품 중 가장 흥미로운 곡으로 평가받고 있다.

 

6월15일에는 오버외스터라이히주의 여러 합창단이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와 함께 아름다운 에벤제 소금 광산 한가운데서 이색적인 콘서트를 연다. 이 콘서트는 2024 유럽 문화 수도 바트 이슐 / 잘츠카머구트와 안톤 브루크너 2024가 공동 개최한다.

 

(c)Österreich Werbung, Photographer: Cross Media Redaktion

 

8월14일부터 24일까지는 '장크트 플로리안 브루크너 데이즈'(Bruckner Days) 행사를 진행한다. 장크트 플로리안 수도원에서 열리는 브루크너 데이즈는 안톤 브루크너가 미완으로 남긴 교향곡 제9번과 곡의 최종 악장을 위한 행사이다. 다양한 연주회와 오르간의 밤 외에도 작곡가로서의 브루크너를 집중 조명하는 흥미진진한 행사가 다양하게 열릴 예정이다. 특히 수도원 예배당에서 열리는 대화형 콘서트와 공연으로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9월10일과 12일, 26일, 10월4일과 6일, 10일에는 사상 최초로 브루크너 시대의 오리지널 사운드로 그의 모든 교향곡을 들을 수 있다. 브루크너하우스 린츠에서 열리는 이번 연주회에는 브루크너가 살던 시대의 제작법으로 만든 악기로 모든 교향곡을 연주한다. 브루크너는 동물의 내장으로 만든 줄이 달린 현악기, 지금의 음색과는 상당히 다른 음색을 내는 비엔나식 목관·금관 악기로 곡을 쓴 바 있다.


(c)Linz Tourismus, Photographer: Tom Mesic
 


린츠 노르디코 도시 역사 박물관에서는 안톤 브루크너의 생일인 9월4일을 기념해 2024년 9월부터 2025년 2월까지 <브루크너 포에버! - 외면과 감탄을 오간 신비주의자 천재> 전시회를 연다. 전시회는 안톤 브루크너의 일생을 들여다보는 여정을 담았다.

 

그의 삶과 작품을 집중 조명하고 삶과 작품 모두를 새롭게 볼 수 있도록 관객을 유도한다. 실제 사용한 물건과 현대적인 시각화 작업을 통해 음악 천재의 스토리를 신선하게 풀어낼 예정이다.

 

오버외스터라이히주와 비엔나에서는 곳곳에 안톤 브루크너의 유산을 발견할 수 있다. 안톤 브루크너의 발자취를 탐방하고 싶다면, 린츠 근교 안스페르덴(Ansfelden)에 있는 안톤 브루크너 생가인 '안톤 브루크너 박물관'과 그가 연주한 오르간이 있는 장크트 플로리안 수도원, 린츠 구성당을 둘러보자.

 

또 그를 기념하여 만든 '안톤 브루크너 사립대학교'와 그의 작곡가로서의 명성을 일궈낸 비엔나 '호프부르크 왕궁 예배당'을 가보는 것도 추천한다. 그의 마지막 때의 추억을 엿볼 수 있는 벨베데레 궁전과 그의 시신을 안치하여 고별 미사를 드린 비엔타 카를 교회를 둘러보는 것도 추억에 남는다.

 

브루크너의 유언에 따라 카를 교회에 안치했던 관은 비엔나 서쪽역에서 기차를 통해 장크트 플로리안 수도원으로 옮겨 수도원 교회 오르간 아래 안장했다.

 

 

편성희 기자 psh4608@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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