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후쿠시마현 기타카타시(喜多方市)는 일본을 대표하는 라멘의 도시로 유명하지만, 숨어 있는 보물 같은 양조장들도 꽤 있다.
그 중에서도 오하라 주조 주식회사(小原酒造株式会社)는 30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양조장으로 깊은 풍미와 역사가 담긴 사케를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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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사케 향기 뿐만 아니라 부드럽게 모차르트의 선율에 녹아내린다. 익숙한 멜로디가 스며들자, 마치 술이 아닌 클래식 공연장에 들어선 기분이 들었다.
오하라 주조는 1717년에 창업한 이래,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 방식을 지키며 사케를 빚어왔다. 하지만 단순히 전통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해 독창적인 사케를 생산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양조장의 외관은 고풍스러운 일본 전통 건물로, 두꺼운 나무 기둥과 창문 너머로 보이는 술 항아리들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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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들어서면 사케 샘플이 진열된 작은 시음 코너와 기념품 코너가 방문객을 반긴다. 세련된 병 디자인과 전통 문양이 새겨진 라벨은 단순한 술이 아닌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오하라 주조에서는 사케 양조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투어에 참여하자, 마스터 양조사가 사케의 기본이 되는 쌀을 보여주며 양조 과정을 설명해 주었다.
“좋은 사케는 좋은 물과 쌀에서 시작됩니다.”
오하라 주조는 인근 반다이산(磐梯山)에서 흘러내리는 깨끗한 지하수를 사용해 사케를 빚는다. 이 물은 미네랄이 풍부해 사케의 풍미를 한층 깊게 해준다. 또한, 쌀은 후쿠시마 현지에서 재배한 최고급 쌀을 사용해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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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후에는 다양한 사케를 시음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가장 먼저 맛본 것은 오하라 주조의 대표 사케인 ‘클래식(蔵粋)’이었다. 직원이 반갑게 웃으며 내민 작은 잔에는 ‘클래식(蔵粋,くらしっく)’이라는 이름의 사케가 담겨 있었다. "蔵粋는 음악을 들려주며 발효시킨 술입니다. 모차르트의 곡이 술에 이야기를 전해주듯 천천히 스며들죠." 그의 설명을 들으며 잔을 들어 올렸다. 눈으로 먼저 음미한 술은 투명하지만 깊고, 빛에 따라 은은한 광택을 뿜어냈다. 코끝에 다가선 순간, 기분 좋은 쌀 향이 클래식 선율처럼 번졌다.
◆ 주요 정보
운영 시간: 오전 9시~오후 5시(투어는 사전 예약 필수)
추천 시기: 겨울철에는 양조장 내에서 따뜻한 사케를 시음할 수 있다.
교통: JR 기타카타역에서 도보 20분 또는 택시 이용(약 5분 소요).
구매 추천: 클래식(蔵粋,くらしっく)
이정임 작가(도호쿠 랜드 코디네이터)
정리= 김종윤 기자 yoons35@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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