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국내 지역을 발굴해 여행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언택트 여행을 실천하고자 대중교통 대신 자동차를 이용하는 ‘로드트립’이 각광 받는 분위기다. 로드트립은 여행의 목적지보다 여정 그 자체가 더 중요한 여행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길을 잘못 들었을 때 아름다운 경치를 발견하기도 하고, 여행 중 갑작스런 비로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지만 오히려 그로 인한 한가로움 속에서 기분전환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로드트립 과정에서 만나는 예상치 못한 상황들은 여행의 재미와 활력을 더하기도 한다.
여행 중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 여유를 즐기기에 좋은 국도 여행 코스 세 가지를 소개한다. 다가오는 가을, 선선한 날씨를 만끽하면서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여행해보자. 차 안에서 들을 플레이리스트를 마련하고 길가에 차를 대고 풍경 사진을 찍거나 문득 눈에 띈 식당에 들러 지역 음식을 맛보는 등 다양한 경험을 더하면 여행을 보다 풍성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추천 코스 1. 바닷바람 만끽하기에 좋은 7번 국도
7번 국도는 동해안을 따라 국내의 멋진 해안도로들을 만날 수 있는 코스다. 고성의 청간정에서 동해 바다를 내려다보며 여행을 시작해보자. 바닷가에 오래 머무르고 싶다면 양양의 잔교해변에 들를 것을 추천한다. 무료 주차가 가능해 몇 시간이고 머무르며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총 길이 500km가 넘는 7번 국도를 여유롭게 즐기기 위해서는 2박 3일 일정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둘째 날 오전에는 영덕의 삼사해상공원으로 향하자. 바다 위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걷거나 근처 강구항에서 특산물인 대게로 배를 채울 수도 있다. 경주에 들른다면 해질녘에 동궁과 월지를 방문해보자. 올해 한국관광공사 야간명소 100선에 이름을 올린 곳으로 아름다운 야경을 자랑한다.
셋째 날 점심 일정으로는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을 추천한다. 대나무 숲을 거닐며 한낮의 햇볕을 피하거나, 선선한 바람을 만끽하기에 좋다.
추천 코스 2. 지평선 따라 달리는 29번 국도
29번 국도는 충남 서산부터 전남 보성까지 넓게 펼쳐진 호남평야를 가로지르는 코스다. 시작점인 서산의 해미읍성에서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하며 여행을 시작해보자. 차로 3분 거리의 해미향교는 가을이면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서산에서 출발해 국도를 따라 달리다 보면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김제의 벽골제에 다다른다. 해질녘에는 드넓은 평야와 하늘을 가득 물들이는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산을 좋아하는 여행객이라면 둘째 날에는 정읍의 내장산 국립공원에 들러 가을 정취를 만끽해보자. 왕복 2시간 이내의 자연 관찰로 코스를 산책하듯 걸으며 내장사도 들러볼 수 있다. 내장산에서 전라남도로 이어지는 29번 국도는 크고 작은 산을 끼고 도는 구간이 많아 자연을 감상하기에 좋다. 다음으로 담양군에 들러 특산물인 떡갈비와 죽순요리로 배를 채우고 죽녹원을 거닐어보자. 전남 화순군에 이르면 영산강 지류인 지석천을 따라 한적한 가을날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추천 코스 3. 자동차 타고 떠나는 시간여행, 48번 국도
48번 국도는 서울 광화문에서 강화도로 이어지는 약 2시간 길이의 드라이브 코스다. 길이 험하지 않고 직진코스로 이어져 초보 운전자도 부담 없이 다녀오기 좋다. 강화에 이르면 대산리 고인돌 등 국도 가까이 자리 잡은 고인돌을 구경하거나 백년고택인 강화 영섭재에 들러 대청마루에서 차를 마시며 한적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국도의 끝에 위치한 교동대교를 건너 교동도로 건너가 볼 수도 있다. 교동도는 바다 건너 2.6km 거리에 북한을 마주한 실향민 마을로,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에 해당하여 입도 전 출입증을 받아야 한다. 이 섬에서는 1970년대로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독특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반 세기 세월을 간직한 대룡시장, 쌍화차로 유명한 교동다방, 한국 최초의 향교인 교동향교 등이 방문 포인트다.
임민희 에디터 lmh1106@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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