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코로나로 인해 마음 편히 여행조차 가지 못하면서, 우리는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한다. 도시인들에게 예술은 일상 속에서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돌파구가 아닐까 싶다.
▲강남 아트 워킹 투어의 갤러리와 박물관 모습
서울관광재단(대표이사 이재성)은 작년부터 강남구청에서 운영 중인 ‘강남 아트 워킹 투어’를 참고해 생활 속 거리두기 수칙을 지키며 방문할 수 있는 갤러리와 박물관을 소개한다.
신사동 가로수길 갤러리 코스를 개별 체험하고, 인근 이색 박물관까지 둘러보았다. 패션·문화·예술의 거리라 불리는 가로수길에는 갤러리뿐만 아니라 의류, 신발, 잡화, 미용 관련 매장과 유명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즐비하다. 올봄에는 은행나무 가로수길을 거닐며 몸과 마음이 풍족해지는 문화생활을 즐겨보자.
▲갤러리9.5서울_호텔 안테룸 서울 1층에 자리한 리셉션 공간
강남 아트 워킹 투어는 관광객들에게 평소 접근이 부담스러운 신사동, 청담동, 압구정동 일대 갤러리, 박물관을 전문가의 해설을 들으며 쉽게 관람할 기회를 넓히고 문화예술계의 홍보 및 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기획됐다.
▲신사동 가로수길 주택가 골목에 자리한 이길이구 갤러리 모습
매월 이달의 코스를 선정하고, 평일 월 2회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코로나 때문에 그룹 형식의 가이드투어는 진행되지는 않지만, 투어 코스를 참고해 안전 수칙을 지키며 자유 관람이 가능하다.
▲예화랑 전시장 모습
자세한 운영 시기 및 코스는 강남구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개별적으로 자유 관람을 할 때는 갤러리마다 전시 기간이 다르므로 갤러리 홈페이지 또는 SNS를 통해 전시 정보 확인 후 방문해야 한다. 문의는 강남구청 관광진흥과로 하면된다.
▲코리아나화장박물관 5층 상설전시장 모습
추천관람코스는 전철 3호선 신사역 8번 출구 출발(도보 6분)~갤러리9.5서울~뒤로수길~도보 7분~이길이구갤러리~도보 6분~예화랑~도보 10분~전철 3호선 압구정역 5번 출구 도착 또는 코리아나화장박물관(압구정역 3번 출구에서 도보 8분)
●갤러리9.5서울 -“처음부터 예술 작품에서 심오한 의미를 찾으려 애쓰지 마세요”
▲갤러리9.5서울, 호텔 안테룸 서울은 작년에 개장한 유니크한 호텔이다
갤러리9.5서울은 2020년 8월 개장한 호텔 안테룸 서울의 부대시설로서 지하 1층에 자리했다. 주로 젊은 아시아 작가들의 캐주얼한 작품을 전시한다. 전시와 더불어 아트 토크, 출판 기념회, 영상 상영회와 같은 다양한 문화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정기 전시는 매년 3회 열린다. 올해 두 번째 정기 전시가 3월 17일부터 4월 18일까지 예술과 문화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정기 전시가 없는 기간에는 안테룸 서울이 신진 작가를 지원·육성하는 차원에서 갤러리를 저렴하게 대관한다.
▲갤러리9.5서울, 호텔 안테룸 서울 1층에 자리한 리셉션 공간. 갤러리처럼 벽에 회화 작품이 걸려 있다
갤러리9.5서울의 공간은 지하에 한정되지 않는다. 객실, 레스토랑, ARTBOOK STORE&BAR, 엘리베이터 등 호텔 내 모든 공간에 예술가의 유무형 창작물을 접목해 갤러리화 했다. 창작물은 사진, 회화, 굿즈, 음악 등 종류가 다양하다. 안테룸 서울 자체가 갤러리라고 해도 무방하다. 작가의 작업실 콘셉트로 꾸며진 객실에는 목재, 돌, 가죽 등의 자연 소재로 만든 가구, 인테리어 소품, 비품을 두어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안테룸 서울 고유의 객실 비품인 고체 샴푸, 고체 비누, 대나무로 만든 칫솔 치약 세트, 여행 파우치 등은 지역 작가와 협업해 만든 친환경 제품이다. 모두 리셉션에서 살 수 있다.
▲갤러리9.5서울, 호텔 안테룸 서울 지하 1층에 있는 갤러리9.5서울의 전시장 모습 (호텔 안테룸 서울 제공)
호텔 19층에 있는 TELLERS9.5는 ARTBOOK STORE&Cafe&BAR이다. 작가의 리빙룸 콘셉트인 이 공간에는 예술 서적이 천장까지 높게 쌓여 있고, 아티스트가 큐레이션한 사운드스케이프가 흐른다. 이곳에서 낮에는 예술 서적을 보거나 커피를 마시고, 저녁에는 칵테일을 마실 수 있다. 무엇보다 이곳의 매력 포인트는 전망대에서 보는 듯한 서울 뷰가 펼쳐진다는 것. 테라스에서 한강과 동호대교, 한남대교, 남산이 훤히 보인다.
▲갤러리9.5서울, 호텔 안테룸 서울 18층 아틀리에 룸에 회화 작품이 전시돼 있다. 갤러리처럼 조명이 그림을 비춘다
서윤희 부 총지배인은 “TELLERS9.5에서 보는 한강 뷰도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야경이 정말 아름답다. 대중들이 예술을 어려워하지 않길 바란다. 가벼운 맘으로 갤러리9.5서울과 TELLERS9.5에 들러 새로운 문화를 경험했다는 만족감만 느껴도 충분하다. 그렇게 문화생활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예술이 일상에 스며들 거라 생각한다”라며 부담 없이 예술을 즐기는 법을 제안한다.
▲갤러리9.5서울, 호텔 안테룸 서울 19층 TELLERS9.5 테라스에서 보는 서울 도심 뷰가 환상적이다(호텔 안테룸 서울 제공)
갤러리9.5서울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153 (호텔 안테룸 서울 지하 1층)에 위치해 있으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전철 3호선 신사역 8번 출구에서 도보 5분에 있다.
●이길이구 갤러리 -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세련된 문화를 선물합니다”
▲이길이구 갤러리, 신사동 가로수길 주택가 골목에 자리한 이길이구 갤러리 모습
2015년 개관한 이길이구 갤러리(2GIL29 GALLERY)는 예화랑 수석 큐레이터 출신인 백윤아 대표가 설립한 곳이다. 건물 1층과 지하에 각각 132㎡(40평), 330㎡(100평) 규모의 전시실을 갖췄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갤러리 상호는 작가와 갤러리스트라는 다른 두 길(이길, 二路)을 가는 두 친구(이구, 二口)가 하나의 목소리를 낸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길이구 갤러리, 1층 소형 전시장과 안내데스크 모습
백 대표는 갤러리 운영 목표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이 도심에서 누릴 수 있는 세련된 문화 체험이 무엇일지 고민했다. 하여 이길이구갤러리는 대중이 미적 호기심을 충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르의 국내외 현대 미술품을 소개한다. 미술 작품을 재산 가치로만 여기는 시각을 벗어나, 누구나 갤러리 공간을 즐기길 바란다. 이길이구 갤러리가 대중의 일상이 문화생활로 이어지고, 작가의 창작 활동이 빛나도록 도와주는 문화 플랫폼이 되었으면 한다”
▲이길이구 갤러리_1층의 소형 전시장에 딸린 작은 전시 공간
이길이구 갤러리는 가격대가 합리적인 작품을 소개해 예술품 수집에 첫발을 디딘 초보 컬렉터도 부담 없이 갤러리에 노크할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대중이 작품 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SNS나 웹 메일 등을 통해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이길이구 갤러리가 선호하는 전시는 어려운 창작 환경 속에서도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하는 젊고 재능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다. 이 작가들이 60대, 70대가 되어도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한다. 오일 파스텔로 그림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콰야, 리사이클링 작업으로 주목받는 홍지희 작가, 바느질하는 전재은 작가, 이 시대의 철학을 담는 미디어 작가 찰리한, 가수에서 회화 작가로 변신한 MY Q 등이 좋은 예이다. 3월 13일부터 4월 23일까지 MY Q 작가가 "What are you doing the rest of your life?"를 주제로 개인전을 연다.
▲이길이구 갤러리_지하 1층에 있는 대형 전시장
이따금 중견 작가의 작품도 전시한다. 동양의 미감을 서양 미술 언어로 풀어낸 최선호 작가의 에베레스트 시리즈, 한국 화단의 거목 홍정희 작가의 나노 시리즈 신작, 20세기 미디어아트의 세계를 연 백남준과 깊은 예술적 교류를 나눈 임영균 작가의 사진전 Nam Jun Paik, Now Here은 큰 호평을 받았다.
이길이구 갤러리는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58길 35(신사동)에 위치해 있으며, 관람 시간은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되고 있다. 단, 일·월·공휴일 휴관한다. 전철 3호선 신사역 8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
●예화랑 - “좋아하는 작품을 많이 보세요~ 작품을 보는 안목이 생깁니다”
▲예화랑, 여러 건축상을 받은 예화랑의 독특한 외관 모습 (예화랑 제공)
1978년 인사동에 자리 잡은 예화랑은 1982년 강남구 신사동으로 이전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강남 지역에서는 처음 개관한 갤러리다. 현재 예화랑 2대 대표 김방은씨가 화랑을 운영한다. 예화랑의 뿌리는 김대표의 외조부가 운영했던 천일화랑에서 찾을 수 있다. 1954년에 개관한 천일화랑에서 고희동, 이중섭과 같은 근대 대가들의 작품을 전시했고, 그 인연으로 당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2019년 예화랑이 근현대에 걸쳐 회화·조각·미디어·설치미술·사진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함께 순수예술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한 공로로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예화랑, 1층 전시장 모습 (예화랑 제공)
김 대표는 “좋은 전시를 기획해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소개하고, 작품을 소장할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 훌륭한 작가들의 전시를 통해 컬렉션 문화를 만들고, 나아가 세계에 우리나라 작품을 널리 알리고 싶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또, 갤러리 방문을 어려워하는 사람에게는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우선 본인이 좋아하는 작품을 많이 보라. 그러다 보면 힐링 되고, 마음이 움직여 깊이 있는 작품, 울림이 있는 작품, 좋은 작품을 보는 안목이 생긴다”
▲예화랑, 전시장 모습 (예화랑 제공)
외벽이 독특한 예화랑 건물 또한 눈여겨봐야 할 작품이다. 2005년 장운규 건축가가 건축한 것으로 설계에만 1년 가까이 걸렸다고 한다. 그 결과 2006년 한국건축가협회상, 2006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제24회 서울특별시건축상, 2007년 젊은 건축가에게 수여하는 최고 영예이자 세계적인 건축상인 AR 어워드를 수상했다.
▲예화랑, 전시장 모습 (예화랑 제공)
김 대표는 올해 전시 계획을 묻는 말에 한국 최초의 미술인 단체인 서화협회가 협회전을 연지 올해로 100주년이 되었으므로 이를 기념하는 특별 전시회를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예화랑이 소장하고 있는 당시 서화협회 작가들의 작품과 옛 서화작품을 작업에 풀어내는 이상현 작가와의 협업 전시가 기대된다.
예화랑은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73 예화랑 1~3층에 위치해 있으며, 관람 시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시 중에만 운영한다. 일요일·공휴일은 휴관. 전철 3호선 신사역 또는 압구정역에서 도보 10분 거리.
●코리아나화장박물관 – “삼국시대부터 근대까지, 선조들은 어떤 화장품을 사용했을까요?”
▲코리아나화장박물관, 옛날 여성들이 쌀가루와 황토를 섞어 만들어 썼던 분가루와 분가루를 담는 분첩, 분가루를 개는 분접, 현대의 분첩을 비교 전시하고 있다
스페이스 씨는 (주)코리아나화장품에서 설립한 복합 문화공간이다. 국내외 예술 작품을 소개하는 코리아나미술관과 한국 화장 문화의 역사와 우수성을 알리는 코리아나화장박물관으로 구성돼있다. 미술관은 현재 휴관 중이다.
▲코리아나화장박물관, 5층 상설전시장 가운데에 삼국 시대부터 근대까지의 화장 용기를 전시하고 있다
2003년 11월 개관한 코리아나화장박물관은 국내에 하나뿐인 화장 전문 박물관이다. 스페이스 씨 5층과 6층에 자리했다. 삼국시대부터 근대까지의 화장 용기, 화장 도구, 장신구 관련 유물 300여 종을 상설 전시한다. 이 유물들은 코리아나 유상옥 회장이 국내외에서 수집한 것이다. 유상옥 회장이 외국의 화장품 기업들에 방문했을 때, 그 나라의 화장 역사를 소개하는 전시관을 가장 먼저 소개받은 경험을 한 뒤로 화장박물관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한다.
5층 전시실은 한국 전통 화장 문화를 소개하는 상설전시 공간이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든 세안제, 분, 연지 등의 전통 화장품과 화장할 때 필요한 동경, 빗, 경대 등의 화장 도구와 화장 재료를 담는 분합, 분항아리 등의 화장 용기를 통일신라 시대부터 근대까지 시대별로 구분해 소개한다. 전통 사회에서 화장의 개념에 속했던 노리개, 은장도, 비녀와 같은 장신구도 전시돼 있다.
▲코리아나화장박물관, 6층 한·중·일 화장 문화를 비교하는 전시 공간에 일본의 화장 도구와 경대가 소개돼 있다
화장박물관 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무료 오디오 가이드 앱을 다운로드하면 유물에 얽힌 재미난 역사를 들을 수 있다. 옛날 여성들이 쌀가루와 분꽃씨 가루에 황토와 칡가루를 섞어 피부색에 맞는 분가루를 만든 이야기, 숯 또는 그을음을 화장유에 개어 눈썹을 그렸는데, 지금처럼 눈썹 모양이 유행을 탔다는 이야기, 혼례식 때 귀한 홍화 가루 대신 붉은 고추를 동그랗게 오려 연지곤지를 찍은 이야기, 삼국시대, 통일신라 시대 남성들은화장을 했으며, 조선 시대 남성들은 손거울을 들고 다닐 정도로 용모에 신경 썼다는 이야기, 은장도에는 칼과 독을 감별하는 휴대용 은젓가락이 같이 들어 있었다는 이야기 등 흥미로운 정보가 가득하다.
6층에는 한·중·일 화장 문화를 비교하는 화장 도구 전시 공간과 연 2회 생활 민속 관련 소장품을 기획 전시하는 특별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4월 초에 칠공예를 테마로 한 기획전이 열릴 예정이다. 옻칠, 주칠, 나전칠기 관련 소장품과 작가의 작품을 함께 전시한다. 코로나19가 진정되면 향유와 향첩을 만드는 상설 체험도 재개할 계획이라고 한다.
▲코리아나화장박물관, 조선 시대 남성과 여성의 머리 장신구와 머리를 다듬는 도구. 남성용이 종류가 더 많다
스페이스 씨(코리아나화장박물관)은 서울 강남구 언주로 827 스페이스 씨 5층~6층에 위치해 있으며, 관람 시간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단. 일요일은 휴관한다. 관람료는 어른 4,000원, 학생 2,000원, 미술관+화장박물관 통합권은 어른 6,000원, 학생 5,000원이다. 전철 3호선 신사역 또는 압구정역에서 도보 10분 거리.
●가로수길, 세로수길이 식상하다면 ‘뒤로수길’에 주목해보자!
가구브랜드 DESKER와 안테룸 서울이 협업한 뒤로수길 프로젝트는 가로수길 뒷골목에 입점한 색깔 있는 상점들을 소개하는 지역 상생 프로젝트다. 안테룸 서울 19층 TELLERS9.5의 ARTBOOK STORE에서 무료 배표하고 있는 어쩌면 새로운 영감을 얻을 지도를 보면 뒤로수길에 줄 서서 먹는 맛집이 빼곡히 표시돼 있다. 크로플 맛집 새들러하우스, 지중해식 샐러드 맛집 칙피스, 도넛 맛집 피르마, 밀가루, 설탕, 달걀 없이 빵을 만드는 빵어니스타, 숯으로만 요리하는 그릴 전문점 SOOT, 미슐랭 2스타 셰프가 만드는 베트남 요리를 맛볼 수 있는 I Pho U 등을 추천한다.
이상인 선임기자 lagolftime@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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