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LCC(저비용항공사) 업계가 다시 일본 취항을 준비•계획하고 있다. 2019년 하반기 일본 불매운동으로 2018년 대비 방문객이 25.9%가 감소한 558만명을 기록하였다. LCC의 주력 노선인 일본도 2019년 하반기 일본 불매 운동으로 승객이 줄어들자 대거 운휴를 했다. 그 결과 급격하게 매출이 줄어들며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수요가 감소한 일본을 대체할 다른 지역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그만큼 고민이 깊어진다.
LCC의 경우에는 단거리 해외노선에 집중해야 하는데 단거리로 해외 관광객이 방문할 만한 대상이 바로 중국, 일본, 홍콩, 대만(타이완) 순이다. 여기에 베트남과 필리핀, 괌, 사이판, 라오스,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이 취항가능한 지역이다. 우선 일본의 대체 여행지로 떠오른 홍콩은 민주화 또는 반정부 시위로 인해 방문객이 크게 줄었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중국 노선의 감편 및 운휴가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대만 및 동남아 지역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자제하는 분위기이다.
일본 정부관광국의 통계자료를 보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2018년에 정점을 찍었다. 무려 753만 명이다. 항공업계 및 여행업계에서는 도쿄올림픽 이전에 일본 불매운동이 마무리되면 정상적인 일본 여행이 재개될 것을 내심 기대하고있다. 여기에 2020년에 열리는 도쿄올림픽 특수를 노린다면 2018년 만큼 수요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650만 명 정도의 수요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다시 일본에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현재 일본이 방사능 이슈와 불매운동 이슈가 있지만 일본이 받쳐주지 않으면 LCC업계는 사면초가로 몰린 현 상황에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 2016-2019 일본 방문 한국인 통계 (출처 JNTO)
중국은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갈등으로 중국과 한국 사이에 갈등이 깊어졌다. 여기에 중국이 한한령을 발표하면서 한극을 방문하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이 결과 중국에 취항하던 항공기들이 신규 목적지를 찾아 대거 베트남 등으로 취항을 했다. 베트남은 하노이, 호치민, 다낭, 나트랑, 달랏, 푸꾸옥 등등 웬만한 도시에게는 다 비행기가 들어간다. 그 덕분에 베트남은 연간 한국인 방문객 450여만 명이 방문하는 인기 지역이 되었다. 베트남 외에도 수요가 어느정도 있다면 대부분 찾아서 취항을 했다. 그래서 동남아 지역에는 중복 취항하는 곳들이 대부분이다.
베트남의 인기 이면에는 어려운 점도 있다. LCC의 주력기종인 A320시리즈, B737시리즈의 협동체 항공기가 운항할 수 있는 최대거리인 5시간 30분~6시간 정도를 비행해 도착할 수 있는 지역이지만, 그들 입장에서는 효율적으로 항공기를 운영하기 어렵다. 또한 비행기를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의 기존 일본 인기도시처럼 투입해 하루 2~4회 셔틀처럼 운항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결국 LCC업계는 중국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서 언제 회복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택할 목적지는 매우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결론은 '미워도 다시 일본 밖에 없다'는 분위기이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운휴했던 일본행 항공편에 대해 운휴를 연장하지 않고 다시 복항하기 시작하는 모습이 이를 방증한다. 이스타항공(ZE)은 2019년 12월에 인천- 미야자키, 인천-오키나와, 인천 - 사포로 신치토세 공항 3구간을 다시 운항을 시작했고 티웨이항공(TW)도 돌아오는 3월 29일부터 인천 - 사가(화/목/토 주3회 운항), 인천- 구마모토(월/수/금/일 주 4회 운항) 구간 운항을 다시 시작한다.
한편 신규 LCC 역시 취항지 선택이 한정적이다. 플라이강원의 첫 해외취항지는 대만이다. 이번에 새로 출범할 LCC 역시 취항지 선정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데 관계자에 따르면, 내부적으로 일본, 대만 등을 우선 취항지로 거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수요가 빠지면서 기존 일본수요가 받쳐주지 않으면 다른 목적지를 개발, 운항하더라도 경영악화는 불보듯 뻔하다는 반응이다. 가까운 지역으로 비행기를 띄울 안정적인 수요처가 LCC에게는 지금 꼭 필요하다. 각 항공사들이 국민감정이 아직도 좋지 않은 것을 알지만 '미워도 다시 일본' 카드를 조용히 꺼내는 이유, 반일 여론의 포화를 맞더라도 생존본능에 의한 움직임으로 볼 수밖에 없다.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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