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뮌헨, 도착
그땐 그랬다. 이별이 힘들었다. 여행에서 가장 힘든 것은 누구로부터 멀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유럽에서 세 달 동안 만남과 이별을 반복했다. 스위스에서의 이별은 유독 힘들었다. 치코 민박에서 술을 밤새 마시고 이별을 했다. 원래 계획과 달리 하루 더 있었다. 부엌에서 자고 여행해라고 주인장 누나가 먼저 제안했다. 너무 고마웠다. 아름다운 곳에 무료로 하루 더 머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었다. 여기서 여행하고 글도 쓰면서 일하라고 했다. 그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살다 보면 그 때로 돌아가고 싶은 때가 있다. 스위스에서의 마지막 밤이 그랬다.
다음날 뮌헨에 도착했다. 밤이 아름다운 도시였다. 독일은 왠지 모르게 모든 것이 투박해 보인다. 문학, 영화, 언어, 사람들까지 그러나 그들이 지닌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하지 못한다. 유럽여행을 떠나는 지인이 물어볼 때면 독일이 가장 좋았다고 망설임 없이 말한다. 그만큼 독일에 대한 나의 애정은 깊다.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경험한 챔피언스리그
축구와 맥주의 고장, 독일은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열정'이었다. 열정적으로 술 마시고 응원하고 축구를 관람했다. 축구하면 영국이 떠오르지만 독일의 축구는 특별했다. 사람이 우선 되는 스포츠였다. 어디에서나 쉽게 어울렸고 팀이 달라도 경계하지 않았다. 지구에서 숨 쉬는 사람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어 보였다. 동양의 작은 친구도 마찬가지였다. 여행자로 특별하다기 보다 일상의 한 부분 같았다.
지금은 평온하지만 그렇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독일은 반성의 역사다. 유태인에게 행했던 악행은 너무 잘 알려져 있다. 그렇다 보니 독일인은 조심스러웠고 예의가 바른 사람들이었다. 인종차별을 유독 느끼지 못 했던 곳이 독일이었다.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조깅을 뛰었던 곳이었다. 그러나 베를린에 있을 때 중국인이 극우파에게 살해당했다는 뉴스를 접했고 호텔 종업원은 나에게 주의를 줬다.
"베를린 북쪽으로는 가지 마세요."
인간 세상은 씻을 수 없는 오명으로 가득하다.
▲독일 뮌헨, 아침 조깅
밤의 도시 뮌헨은 낮에도 아름다웠다. 햇살을 머금은 건물 지붕이 유독 좋았다. 셔터만 누르면 작품이 되었다. 뮌헨을 품고 도는 강에서 조깅을 뛰고 있을 때 한 여성이 달려와 인사했고 함께 달렸다. DSLR을 매고 달리며 찍기를 반복했다. 잠자고 있는 친구를 벗어나 혼자 낯선 공간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은 특별함으로 남았다. 그녀와 뛰다 보니 다른 사람과 애완동물도 함께 했다. 사람이 모이는 것은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을 알았다.
“Guten morgen!”
▲독일 뮌헨, 광장의 야경
낮과 밤이 특별했던 뮌헨이었다. 도심은 아름다웠다. 분주하기도 했지만 운치가 넘치는 곳이었다. 도심의 골목길은 여행자의 두려움을 잊게 만들었다. 밤늦은 시간은 세계 어디서든 조심해야 한다는 것은 다섯 살짜리 아이도 알 것이다. 거부반응이 없었다. 가슴이 시켜서 몸이 움직인다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닐까? 걷고 또 걸었다. 찍고 또 찍었는데 어느 화가의 그림처럼 빛나 보였다.
“누구나 사진작가가 되는 시간”
여행 칼럼니스트 김지훈_ tripadviser.xyz
◆김지훈 칼럼니스트는…
“죽음, 그 순간을 경험한 후 삶이 달라진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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