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몰입형 인터랙티브 예술 공간을 표방하는 팀랩 슈퍼네이처 마카오(teamLab SuperNature Macao)가 6월 1일 베네시안 마카오 내 코타이 엑스포에서 신작 세 편을 공개했다.
팀랩이 선보인 신작은 ‘플로팅 플라워 가든: 꽃과 나는 하나의 뿌리, 정원과 나는 하나의 몸’, ‘조각과 생명 사이의 무질량 구름’ 그리고 ‘엔티하우스’다. 5000㎥가 넘는 바닥 공간과 8m 높이의 천장으로 이루어진 넓은 공간에서 나와 예술 작품이 하나가 되는 새로운 경험! 베네시안 리조트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플로팅 플라워 가든: 꽃과 나는 하나의 뿌리, 정원과 나는 하나의 몸
▲팀랩의 정원에서는 누구나 여신이 될 수 있다.
신작 ‘플로팅 플라워 가든’은 정원을 본뜬 인터랙티브 예술 작품으로 공중에서 꽃을 피우는 8000여 촉의 살아있는 난초가 주인공이다. 하늘에서 자라난 듯 공중에 매달린 난초는 처음에는 커튼처럼 빼곡하게 배치되어 있지만, 관람객이 다가서면 서서히 공중으로 떠올라 사람이 지나갈 틈을 내준다.
관람객이 안으로 진입하면 올라갔던 꽃이 다시 내려와 문을 닫듯 인간의 신체를 에워싸게 된다. 전시장 사면은 물론 바닥까지 거울로 되어 있어 하늘이건 땅이건 눈에 보이는 것이라곤 화려한 빛깔의 꽃밖에 없다. 여기에 난초의 짙은 향기가 더해지니 공중으로 떠오르는 게 꽃인지 나인지 구분이 안 간다.
일본식 젠가든(Zen garden)에서 영감을 얻은 이 작품은 관람객에게 꽃도 소통의 대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젠가든은 자연의 겉모습에 집중하기보다 자연에 내재되어 있는 의미를 함축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우주의 정수를 드러내고, 삶의 비의를 발견하게 해주는 사무라이 시대의 정원 예술이다.
조각과 생명 사이의 무질량 구름
▲‘무질량 구름’ 전시는 유기체인 사람과 무기체인 덩어리와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경험을 제공한다.
흰 구름을 닮은 거대한 덩어리가 공간을 지배한다. 덩어리는 바닥에 가라앉지도 않고 하늘로 떠오르지도 않는다. 중력의 법칙을 초월한 듯 공중을 부유하지만 관람객의 진로를 방해하지 않는다. 사람은 덩어리를 뚫고 얼마든 저편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 덩어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스스로 해체되는데, 완전히 사라졌나 하면 다시 출현해 무정형의 형태를 갖춘다. 형태가 있지만 고정되지 않고, 움직이지만 살아 있는 것이 아닌, 단지 무질량 구름으로서 존재한다. ‘무질량 구름’ 전시는 유기체인 사람과 무기체인 덩어리와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경험을 제공한다.
엔티하우스: 찻잔 속 무한 우주에 피어나는 꽃
▲찻잔 속 무한 우주를 보여주는 엔티하우스
빈 잔에 차를 붓고 잠시 기다리면 마법처럼 찻잔 안에서 꽃이 피어난다. 무심코 찻잔을 들어 올리면 꽃이 찻잔 밖을 벗어나 사방으로 흩어진다. 절로 탄성이 터져 나오는 순간이다. 찻잔을 비우지 않는 한 꽃은 무한히 피어나지만, 찻잔을 비우면 거짓말처럼 꽃도 사라진다.
재미있는 것은 찻잔에 담기는 차의 양에 따라 꽃의 크기도 변화한다는 사실이다. 차를 가득 따르면 큰 꽃이 피어나고, 차를 조금만 따르면 작은 꽃이 피어난다. 엔티하우스는 작은 찻잔에도 무한 우주를 담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알고 보면 인간도 우주를 담을 수 있는 찻잔이 아닐까?
대대적으로 리뉴얼한 ‘빛의 조각’
▲유기체 간 상호 연결성을 보여주는 빛의 조각 전시
세 편의 신작 외에 ‘빛의 조각’ 시리즈가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쳐 더욱 몰입감 있는 작품으로 소개됐다. 이 작품은 고유한 주기로 깜박이며 색이 변하는 무수한 점들이 주인공이다.
관람객이 도트를 터치하면 깜박이는 색의 리듬이 무작위로 바뀌면서 가까운 곳에 있는 도트들까지 이에 자극받은 듯 같이 깜박이기 시작한다. 이런 현상은 각기 다른 리듬을 가진 반딧불이가 한곳에 모일 때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일제히 반짝이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자율적 추상으로 설명되는 이 전시는 우리 사는 세상이 우연으로 가득한 것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긴밀하게 연결돼 하나의 세상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자녀와 함께 경험하는 ‘스케치 오션’
▲내가 그린 물고기가 허공을 헤엄친다
팀랩 전시라고 해서 심오한 작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스케치 오션’에서는 직접 그린 물고기 그림이 생명을 얻어 바다를 헤엄치는 신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또한 관람객은 자신이 그린 물고기를 만지거나, 먹이 주머니를 터치해 물고기에게 밥을 줄 수도 있다.
때로는 이 작은 물고기가 전시실이라는 물리적 경계를 초월하여 멀리 떠나가기도 한다. 전시실을 떠난 물고기는 얼마 후 다른 전시회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마찬가지로 세계 여러 지역에서 끌어온 참치가 눈앞의 스케치 오션을 헤엄친다.
▲베네시안 리조트에서 진행된 팀랩 신작 발표 행사
이번에 새로 선보이거나 리뉴얼된 작품은 샌즈 차이나(Sands China Ltd.)가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에 얼마나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지 보여준다. 최근 마카오정부관광청는 ‘투어리즘 플러스(tourism+)’라는 슬로건 아래 여행객이 여행지에 예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마카오= 임요희 기자 4balan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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