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투어] '협상' 리뷰 - 눈빛, 말 한 마디에 목숨이 달렸다
추석 연휴 19일 개봉
2018-09-17 02:14:20 , 수정 : 2018-09-17 08:37:05 | 김세희 에디터

[티티엘뉴스] 협상가 하채윤(손예진) 경위는 악랄한 인질범 민태구(현빈)에게 불시착한다. 큰 눈망울과 떨리는 목소리, 눈물까지 공존하는 최악의 협상 라운드. 하지만 물러설 곳은 없다. 손에 땀을 쥐는 총성과 분노로 가득찬 12시간, 협상판을 사이에 둔 이들의 추악한 욕망과 잔혹함마저 드러난다. 하나씩 벗겨지는 협상의 실체가 협상가를 한없이 무력하게 만든다해도, 흔들릴 수 없는 협상가의 운명에 우리는 입술을 깨물 뿐이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했던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인질범의 제안은 처연하기만 하고, 그의 마음을 애써 돌리기 위한 협상가의 진심은 처절하기만 하다. 어떠한 경우에도 목숨을 담보로 협박을 하는 이에게 면죄부를 줄 순 없지만, 죄는 미워하더라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담론은 우리를 겸허하게 만든다.

 

 

1426만 관객을 동원한 <국제시장>의 조감독과 <히말라야> 각색에 참여했던 이종석 감독의 데뷔작, <협상>은 '실시간 이원촬영'이란 방식으로 관객을 일순간 몰입하게 만든다. 태국에서 한국 기자와 경찰을 피랍한 국제 범죄조직의 무기 밀매업자 민태구의 추궁에 마치 배우가 된 양 자문자답을 할 정도. JK필름의 윤제균 감독은 함께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을 감행한 제작자로서, 시나리오 초고를 읽었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목숨이 달린 한 마디 한 마디에 숨쉬기 어려울 때, 하채윤의 유일한 조력자이자 조사관 안혁수(김상호)의 맛깔나는 감초 리액션은 숨통이 되어주고, 영화 <공조>에 이어 현빈과 재회한 국제범죄업무 담당 한영숙(장영남) 과장이 보여준 담배 한 모금은 씬을 스틸하기에 충분하다. 짧지만 신선한 마스크로 스마트한 조직력을 보여준, 배우 이주영과 이학주의 농도도 알맞다.

 

 

설득하기 위한 협상의 전제조건은 진실한 마음이 모여야 한다는 것. 한국형 <협상>으로 사회적 본질에 날을 드리운 이제, 과연 우리는 외면할 것인가 마주할 것인가. 추석에 온 가족이 서로의 가치관을 툭 털어놓을 시간, 19일부터 개봉되는 2018 범죄 오락영화, <협상>에서 가능하다. 15세 관람가.

 

김세희 에디터 sayzib@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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