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업 활황이라는데 여행업종 주식은 왜 오르지 못할까
몸집 커지는데 체력 딸리는 여행업종
문제는 영업이익률. 모두투어 수익성 ‘최고’
2017-10-11 07:05:38 , 수정 : 2018-04-20 14:06:01 | 양재필 기자

여행산업 활황이라는데

여행업종 주식은 왜 오르지 못할까

올해 해외여행 출국자수는 2478만명으로 전년대비 18.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이후 연간 2000만명을 넘긴 후,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해외여행객이 늘고 있는 것이다. 여가·휴가 문화 확산과 해외여행 인기가 트랜드를 주도하면서 각종 TV 프로그램과 여행 관련 콘텐츠도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행업종은 여행산업 팽창세에 별다른 수혜를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기업의 현재와 미래 가치가 냉정하게 반영되는 증시에서도 여행업종 성적은 여전히 하위권에 속해 있다. 해외여행객은 고속으로 늘고 있는데, 왜 주식은 오르지 못할까. 
 


 

몸집 커지는데

체력 딸리는 여행업종 
 

여행산업의 급격한 성장에 따라 여행사, 항공사, 카지노, 호텔 등도 영업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하나투어의 경우 올해 잠정 매출액이 68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대비 1000억원 가까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투어 매출은 2014년 3850억원에서 매년 1000억원씩 고속으로 늘고 있다. 모두투어도 마찬가지다. 모두투어는 올해 연간 매출이 2850억원으로 예상되는데, 전년대비 20% 매출 규모가 커진 것이다. 참좋은여행, 레드캡투어 등 중견 여행사들도 매출 확장 속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줄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빠른 매출 증가속도에도 영업이익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매출은 계속 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수년전 수준이거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것.

여행업종 대표 주식인 하나투어의 경우 올해 연간 영업이익 400억원이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해 대비 크게 개선된 수치이지만 2014년, 2015년보다는 축소된 것이다.
 

레드캡투어는 매출은 늘어나는데 영업이익은 매년 빠르게 줄고 있다. 2014년 265억원 영업이익이 지난해에는 200억원까지 줄었으며, 올해는 연간 영업이익 200억 확보도 쉽지 않아 보인다.
 

호텔신라의 경우 사드(THAAD) 문제로 인바운드 수요 직격탄을 맞으며 매출 정체와 영업이익 축소의 이중고를 맞고 있다. 호텔신라의 올해 연간 매출은 3조7000억원 수준. 이는 지난해 수준과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200억원 가량 줄었다. 외국인 카지노를 운영하는 GKL(그랜드코리아레져)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해 5000억원 매출 붕괴 조짐이 보이고, 영업이익도 5년래 최저수준까지 내려갈 것이 분명해 보인다.
 

여행업종이 전체적인 매출 확대에도 영업이익이 부실한 것은 몸집은 커졌지만 내실과 수익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출 확대에 따른 효과적인 수익성 보장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매출과 이익과의 역주행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영업이익률

모두투어 수익성 ‘최고’

영업이익률(Ratio of operating gain to revenue)은 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 비율을 나타내는데, 영업이익률은 영업활동의 수익성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지표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기업의 주된 영업활동에 의한 성과를 판단하는 잣대로, 제조 및 판매활동과 직접 관계가 없는 영업외 손익을 제외한 순수한 영업이익만을 매출액과 대비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빼고 얻은 매출 총이익에서 다시 일반 관리비와 판매비를 뺀 것. 말 그대로 순수하게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을 말한다.
 

연간 영업이익률 추이를 살펴보면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매출액의 빠른 증가에도 영업이익이 부실하게 되면 영업이익률은 좋게 나오기 힘들다. 통상 자본시장에서 회사의 성장성을 평가하는 척도로 영업이익률이나 ROE(자기자본이익률)를 기본으로 활용하는데, 이는 주가 수준을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영업이익률이 추세적으로 올라가면 성장성을 유지하고 있는 회사로 판단하고, 영업이익률이 줄어드는 것은 기업의 수익성이 줄고 있다고 판단하는데 문제가 없다.
 

하나투어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줄고 있고, 면세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난해는 3.5%대까지 급락했다. 올해 추정 영업이익률은 5.9%로 반등이 예상되는데, 주가도 그에 따라 6만원때까지 내려갔다가, 여행 성수기를 기점으로 8만원대까지 반등하는 모습이다.
 

레드캡투어는 지난해 영업이익률 10%가 깨졌고, 올해도 부진한 성적이 예상된다. 지난 2015년 연간 영업이익률이 11%가 넘었을 때, 레드캡투어 주가는 주당 3만원을 상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이 매년 하락하면서, 현재 주가는 1만6000원 수준으로 2년 만에 반토막이 난 상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영업이익률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만, 유가 상승과 부대비용 증가로 당기순이익이 빠르게 늘지 않으면서 주가 상승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반대로 제주항공은 LCC 수요 확대와 수익률 개선세로 영업이익률이 빠르게 높아지며 주가가 상승탄력을 받고 있다. 제주항공의 영업이익률은 올해 처음으로 10%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신라는 2014년 5% 영업이익률이 최근 1%까지 하락하면서 2015년 대비 주가가 70% 하락했다. 면세사업의 부침이 심하고, 사드문제로 인바운드 수요가 급감한 탓이 크다. 모두투어는 여행업종의 전반적인 부진속에 ‘낭중지추’의 수익성과 주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모두투어 영업이익률은 2014년에 10%를 유지하다가 이어 2년간 8%대를 유지해왔다. 올해 연초부터 크게 개선된 영업이익을 발표하며 주가가 급등했는데, 올해 영업이익률은 12.57%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수합병한 자유투어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모두투어 수익성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 6월 모두투어는 1주당 0.52주의 무상증자를 실시했는데, 모두투어 투자자는 무상 주식과 시세차익을 둘 다 얻으며, 상당한 수익을 누릴 수 있었다.
 

참좋은여행의 경우 참좋은레져와 분사후 여행업종으로서의 매력도가 올라가는 모양새다. 매출이 빠르게 늘지는 않고 있지만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올해 연간 영업이익률이 15.8%로 상장 여행사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 초읽기 노랑풍선

영업이익률 7% ‘적절’

여행업계 4위 업체(매출 기준) 노랑풍선이 내년 초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업계와 여행업계에서는 노랑풍선의 공모가격과 기업가치 수준이 얼마나 나올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노랑풍선은 지난해 매출액 558억원, 영업이익 39억원, 당기순이익 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0.5%, 32.7%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6.5% 감소한 수치다. 노랑풍선은 매출액 기준 △2013년 266억원 △2014년 386억원 △2015년 486억원 △2016년 558억원을 기록하는 등 외형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2014년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 45.5%를 기록한 후 2015년 25.8%, 2016년 10.5%로 성장세는 감소하는 추세다.
 

또 노랑풍선은 2015년에는 6.1%, 지난해에는 영업이익률 7%를 기록했다. 여행업종이 저유가, 여행 수요 증가로 외형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업체 간 점유율 확보 경쟁이 심해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편은 아니다. 노랑풍선의 영업이익률 7%는 적절한 수준으로 판단된다.
 

경쟁사인 참좋은여행의 영업이익률이 11.55%로 높기는 하지만, 하나투어와 세중, 레드캡투어 대비해서는 높은 성장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저가 패키지 상품 판매가 여전히 주력 매출로 편성돼 있어, 매출 확장과 수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에는 새로운 사업 시도가 절실해 보인다.
 

노랑풍선은 자체 개발한 여행상품을 온라인 등에서 직접 판매하는 B2C(소비자 대상) 여행사로 직판 1위 여행사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대리점을 통해 모객하는 간접판매 여행사에 비해 상품 단가를 낮출 수 있지만 별도 마케팅 비용 부담이 따른다. 노랑풍선은 2014년에는 94억원의 광고선전비를 지출한데 이어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87억원, 83억원을 광고비로 지출했다. 이는 당해 순이익의 약 두 배 가까운 규모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채널 판매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수익성과 성장의 기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랑풍선으로선 마케팅 비용을 제한하면서도 이용자 풀을 확대하는 것이 향후 성장과제라고 볼 수 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존에는 B2C 여행사가 약간의 가격 차이를 통해 B2B(기업대상) 여행사와 차별화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면서 "온라인화로 광고비 지출을 줄이면서도 가격비교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면 B2C 여행사의 경쟁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노랑풍선의 최대주주는 처남, 매부 사이인 고재경 대표와 최명일 대표다. 이들은 지난 4월 기준 고 대표가 104만주(26%), 최 대표가 79만1200주(19.78%)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기타 주식 13.38%, 자사주 12.35%를 제외하면 대부분 주식을 특수관계인이 나눠 갖고 있다. 상장예정 주식 수는 474만2000주로 이 중 29.5%인 140만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양재필 선임기자 ryanfeel@ttlnews.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