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수정 시의원 “디지털성범자 피해자, 당신의 잘못 아냐…끝까지 함께할 것”
권 시의원 “디지털성범죄, 현장 목소리 반영한 서울시 대책 마련해야”
‘디지털성범죄에 대응하는 서울시의 자세’ 토론회 개최
2021-09-02 12:58:06 , 수정 : 2021-09-02 18:00:29 | 박정익 기자

 [티티엘뉴스] 권수정 서울시의회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정의당)은 1일 디지털성범죄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서울시 지원체계의 성과 및 한계를 통해 향후 서울시의 대응 방향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권수정 시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디지털기기 사용 보편화와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디지털성범죄가 더욱 확대·진화하고 피해 양상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오늘 토론회는 디지털성범죄에 대응하는 현재 시스템상의 한계를 짚어보고, 앞으로의 대응 방향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자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토론회 첫 주제발표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최초로 밝혀 디지털성범죄의 사회적 관심을 환기해 준 ‘추적단불꽃’이 맡았다. 추적단불꽃은 “N번방 사건 이후 디지털성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많이 갖춰졌지만, 여전히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피해영상물이 재유포되거나 더욱 은밀하고 악랄한 방식으로 디지털성범죄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피해자의 피해회복을 위해서는 영상 삭제와 유포 차단이 가장 중요하지만 플랫폼 운영자들의 협조와 조치가 상당히 미미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술 발전에 따라 디지털성범죄 가해자들의 활동이 진화하는 만큼 기술 개발자와 운영자 모두 그들의 플랫폼에서 지속되는 디지털성범죄 사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해야 하며 건전한 인터넷 환경을 만들기 위해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란 나무여성인권상담소 소장은 서울시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 지원사업인 ‘찾아가는 지지동반자’가 수행하고 있는 피해자 지원내용과 사업의 성과를 공유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김 소장은 “지속적 유포와 반복적 피해가 이뤄지는 디지털성범죄의 특성상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지원업무에 삭제 업무 포함을 비롯해 피해자 특성에 맞는 전담기관과 지지동반자의 소진을 방지하기 위한 지원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찾아가는 지지동반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희정 씨는 “극심한 불안과 충격 속에서 피해자들이 지원기관을 찾고, 고소장 작성부터 채증, 소송까지 직접 수행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고 힘든 일이다. 이러한 과정이 장기화될수록 심리적 어려움은 더욱 가중된다”며 “지지동반자가 피해자의 정서적 지지, 수사, 소송, 치유까지 유형별 지원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피해영상 삭제에 협조하지 않는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강력한 제재 조치 마련과 수사·사법기관 디지털성폭력 담당자의 피해자에 대한 인권 감수성 제고 및 통합지원센터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현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는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의 피해회복은 가해자 처벌, 유포영상 삭제, 심리치료 등 의료지원 외에 개명이나 주민등록변호 변경 등이 다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장기적 피해지원, 피해 유형에 맞는 통합지원, 피해 연령의 특징을 고려한 정책 마련과 디지털성범죄는 심각한 인권침해라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서울시 여성안심사업팀 지명규 팀장은 “서울시는 디지털성범죄 피해 예방, 조기개입, 피해자 지원, 재발방지 정책의 통합 컨트롤타워로 전국 최초 통합지원 체계를 마련해서 피해자 지원과 피해 복구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앞으로도 디지털성범죄 예방 및 피해자 지원을 위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좌장으로 토론회를 주관한 권 시의원은 “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서울시의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며 “오늘도 외롭게 홀로 버티고 있는 디지털성범자 피해자분들에게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끝까지 함께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박정익 기자 cnatkdn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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