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행 스타트업 리더가 주목한 2023년 한국 여행 시장 트렌드
INSIGHT of KOREA TRAVEL STARTUPS LEADERS
2023-01-08 21:07:06 , 수정 : 2023-01-08 21:48:07 | 정연비 기자

[티티엘뉴스] 차세대 여행산업 탑-티어(Top-tier)를 꿈꾸는 우리 여행스타트업들은 코로나19 앤데믹 시대의 여행시장을 어떻게 전망할까. 전도유망한 여행스타트업들의 모임인 ‘여보새요’(여행산업을 살펴 보는 새로운 요즘 사람들의 모임)는 정기 모임을 통해 각자의 위치에서 얻은 현황과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자리를 3년째 이어오고 있다. 2022년 마지막 모임의 주제는 2023년 한국 관광시장 트렌드. 본지는 그들이 세 시간 여 나눈 주요 인사이트를 7개의 화두로 정리했다. ‘여보새요’의 요청으로 발언자의 이름 대신 A, B, C 등으로 표기한다.(편집자 주/)

➊ 박상욱 여다 대표 ➋ 서덕진 누아 대표 ➌ 김지형 가이드라이브 대표 ➍ 조병관 여행에 미치다 대표 ➎ 이상묵 스테이폴리오 대표
➏ 이동진 트래블코드 대표 ➐ 김태현 푸디온 대표 ➑ 배인호 트래볼루션 대표 ➒ 최돈희 필리핀항공(온필) 이사

 

 

'여보새요' 주요 참여 기업

 

여행에 미치다= ‘여행에 미치다(여미, WRT Corp.)’는 모두가 여행자인 세상을 꿈꾸며 여행자를 연결하는 커뮤니티다. 여행자 커뮤니티 플랫폼을 중심으로 SNS 채널, 온오프라인 콘텐츠를 통해 여행자들이 여행을 더 쉽게, 더 많이 떠날 수 있는데 기여한다. 다양한 SNS 채널을 기반으로 여행정보·후기·트렌드 등의 여행 콘텐츠를 제작하는 대한민국 대표 여행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푸디온= 로컬 미식 경험 여행 서비스인 ‘푸디온(foodieon)’은 지역의 음식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미식관광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브랜드다. 지난 2018년 외국인 여행자를 위한 ‘현지인의 집밥 체험 서비스’로 이름을 알렸으며 2020년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제2회 글로벌 미식관광 스타트업 창업대회’에서 최종 1위로 우승, 2021년에는 스위스 루체른 세계관광포럼(WTFL, World Tourism Forum Lucerne)에서 주관한 ‘스타트업 이노베이션 캠프 2021’ 미식분야 TOP10에 선정된 바 있다.
 

가이드라이브= 가이드라이브는 지난 2019년 베테랑 가이드와 기획 전문가가 함께 창립한 회사로, 지역별 우수 가이드와 분야별 전문 도슨트, 로컬 크리에이터를 엄선해 양질의 투어와 콘텐츠를 제작하는 여행 기획 전문 회사다. 현지 전문가들이 한국과 해외,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경험 퀄리티 높은 가이드 투어를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에는 국내 최초로 해외 라이브 랜선투어를 출시하며 업계와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현재까지 최다 투어 출시, 최다 참여객을 기록하며 비대면 여행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와 유사한 방식으로 전세계 현지 전문가들이 기용된 투어를 만든다는 점이 특징이다.
 

트래볼루션= 트래볼루션은 IT 기술을 기반으로 여행객을 대상으로 단품 여행상품 콘텐츠와 데이터를 유통하는 B2BC 관광 데이터 유통 기업이다. 인바운드 서비스인 ‘서울 패스’는 방한 외국인 여행자에게 한국의 다양한 티켓, 투어, 액티비티 상품을 중계하는 플랫폼이며, B2B 서비스인 ‘뱅크오브트립’은 여행상품의 국내외 OTA 유통 및 관리를 위한 GDS 서비스다. 또한 단품 여행상품 전용 다이렉트 부킹 솔루션 ‘오더렉트’도 서비스하고 있다.
 

스테이폴리오= 스테이폴리오는 ‘머무름 자체가 여행이 되는 공간을 큐레이션하다(STAY + FOLIO)’를 모토로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숙소를 큐레이션하는 파인 스테이 플랫폼이다. 가격 중심의 경쟁 논리에서 벗어나 디자인, 운영 철학, 지역성 등 ‘브랜드 가치’를 기반으로 남다른 공간과 서비스, 온전한 머무름을 추구하는 독특한 개성을 가진 숙소를 선별한다. 
 

트래블코드= 여행 콘텐츠 기획사 트래블코드는 ‘여행의 이유를 만드는 일’을 한다. 여행의 목적지만큼 '여행의 목적'을 고민하며, 흩어지는 여행이 아닌 축적되는 여행을 기획한다. <퇴사준비생의 도쿄>, <퇴사준비생의 런던>, <뭘 할지는 모르지만 아무거나 하긴 싫어> 등의 책을 기획하고 제작했다. 최근에는 온라인 콘텐츠 구독 서비스 ‘시티호퍼스’를 운영하면서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찾은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전하고 있다. ‘세상의 앞선 생각을 찾는 여행’인 시티호퍼스 사이트에선 차별적인 콘셉트, 틀을 깨는 비즈니스 모델, 번뜩이는 운영 방식 등을 가진 브랜드, 매장, 기업 등을 소개하고 있다.
 

여다= ‘여다’는 알고리즘 기반 맞춤형 여행계획 서비스다. 현재까지 10만명의 고객에게 25만개의 일정을 제작하며 현재 세계인의 여행을 돕고자 글로벌 서비스를 제작 중이다. 2022년 하반기에만 애플 앱스토어에서 ‘오늘의 앱’에 2회 선정됐을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누아= 기술을 통한 여행의 혁신을 추구하는 누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 그랜드 챌린지에서 2위에 입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항공권 유통 시장」의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온필= 필리핀항공 한국사무소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필리핀 전문 여행사다. 필리핀 여행에 대해 통합적인 콘텐츠를 보기 힘들던 시절 "온라인(on)에서 필리핀에 관한 모든 것을 채우는(fill) 사이트"를 만들겠다는 열정에서 시작된 온필(Onfill)은 2008년도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자세로 필리핀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역할을 담당해오고 있으며, 온필이라는 이름답게 항공에서부터 투어, 호텔, 액티비티 등에 이르기까지 필리핀 여행에 대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01_ 주목받는 Small & Private 맞춤 투어

 

A = 여행 요소가 언번들링(Unbundling) 되면서 자유도와 가격이 효율화 되고 좋아졌는데도 계속 패키지가 살아남아 있는 이유가 시간이 없어 서기도 하고 지식이 없어 서기도 하고 저희한테 계속 물어 보시거든요. 그리고 대부분 다 온라인에서 뭘 이렇게 자꾸 입력해라 그러면 되게 싫어하시고 계속 그냥 말로 ‘몇 명 언제 갈 건데’ 이런 식으로도 많이 오시더라고요. 그런데 기존 패키지 형태 보다는 소규모/개별 그룹만을 위한 맞춤 투어에 대한 수요가 예전보다 훨씬 많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A = 이러한 맞춤 투어의 대표적인 사이트가 트립어드바이저(Trip advisor)가 운영하는 레코(Reco)라는 사이트가 있어요. 예전에는 Flat fee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플랫으로 200달러 정도 청구하더라고요. 나의 요구 사항을 얘기하면 ‘트립디자이너’(Trip Designer)와 매칭해주고 200불 정도를 받는 겁니다. 두 번째로 에브니오스(Evaneos)는 많이 아실 것 같고요. 여기도 지금은 미국하고 캐나다에서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정확한 사정은 모르겠어요. 에브니오스의 콘셉트는 2000개의 에이전트 중에 매칭해서 소개해주는 겁니다. 



▲투어래인 웹사이트(tourlane.com)



H = 다른 사례로는 투어레인(Tourlane)이 있어요. 몇 년 안 됐는데 독일에 이제 두 명의 파운더들이 이제 에브니오스(evaneos)랑 비슷한 걸 만들었는데 좀 더 에브니오스(evaneos)보다 기술 베이스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이 쪽의 백엔드에는 이제 약간 "여다" 같은 그런 플래너 소프트웨어가 있어서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약간 뒷단에는 테크로 돌아가는 그런 시스템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투어레인(Tourlane) 관계자에게 들었습니다. 
 

A = 국내에는 온베케이션이 있는데, 카톡으로 주문 받고 뒤에는 로컬 에이전트들이 견적을 내주는 그런 스타일로 지금 되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A = 근데 업계에서 이제 맞춤 투어 얘기를 하면 “그거 못한다”고 해요. 실제로도 저희 한 번 견적 왔다 갔다 할 때 막 10번 이상씩 왔다 갔다 하거든요. 그거 하나 맞춰주려고 예를 들면 골프장 그린피가 자기가 아는 것과 다르다. 그리고 골프장 세세한 것들 다 따지면서 물어보기 때문에…, 일단 너무 비용이 많이 들고, 상담을 위한 지식도 부족하다는 거죠. 과거에도 계속 맞춤 투어를 했었는데 그게 안 되다가 이제 여러 가지 서비스들이 나오니까 이제 이런 것들이 좀 가능해지는 게 아닌가 싶어요. 옛날에는 호텔이나 현지투어(Tour & Activity)도 계약 요금을 받을 수 있는 몇 군데만 가능했는데, 지금 이제 소싱이 과거보다는 수월해져서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2_ 소셜 샬롱(Social Salon) 여행 시대의 도래 

 

A = 소셜 살롱은 하나의 주제로 여행자들이 모여서 투어 동행을 모집하고 여행을 위해 같이 준비하며 움직이는 콘셉트예요. 때문에 테마 여행에 대한 사전 계획 시 어떤 관심이나 취향 교류가 충분히 일어난다는 트렌드를 읽을 수 있습니다. 특히 동행을 구하는 이들은 아무나 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모양새인데요. 같은 관심사를 가진 이들이 모여 함께 투어를 기대하는 것인데 아직 보편화되어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찾아보니까 소셜 살롱 여행을 표방하는 트립소다 서비스가 있더라고요. 동행 서비스 같았는데, 여행에 미치다와 같은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서비스와 같은 사례가 있었나요?

 

C = 동행에 대한 수요는 있지만 비즈니스로 풀기에는 어렵습니다. 자사의 케이스를 살펴보면 출발지에서 동행을 구하는 것보다 현지에서 관광 서비스 셰어를 위해 구하는 용도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유럽 파리 5박 6일을 가자라고 하면 사실 저는 갈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파리에 도착해서 디즈니랜드를 같이 가고 싶은데 교통비용 등을 셰어하여 타고 가자, 그런 거는 좀 현실적으로 일어나긴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러한 움직임을 수반하기 위해 커뮤니티 내에서 알람 기능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여행의 미치다’의 목적은 상품 판매가 아닌 여행자 경험에 완성을 더하는 것입니다. 코로나 이후로 여행 오프라인 살롱에 대한 프로젝트를 준비해 여행자들끼리 만나는 자리에 해시 태그를 걸어 달라는 메시지로 유도하는 방식을 취하고는 있어요. 

 

C = 제가 질문 드리고 싶은 거는 저희도 해결을 하지 못했던 아직 그걸 찾고 있는 건데 그런 상품들이 이렇게 나올 때 왜 여행을 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명확해야 할 거 같아요. 여기 스테이포리오 대표님 계시지만 스테이폴리오를 써야 되는 이유가 명확하잖아요. 목적 자체를 만들고 있는 팀들은 계속 소비되고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트래블코드의 도쿄 여행도 인사이트 트립 이라는 명확한 목적이 있고요.

 

A = 맞아요. 명확하게 딱 목적을 찍어놓고 지금 말씀하신 대로 콘텐츠가 명확한 것들은 의미가 많이 있더라고요 광고했을 때도 많이 먹히고요.

 

B = 창립 초기에 트래바리랑 같이 홍콩 투어를 만든 게 있었어요. 매진될 정도로 잘 됐죠. 그들끼리 먼저 친해질 기회를 가지니까 실패할 부담이 낮아진 게 성공 요인이었어요. 들어와서 한 달 동안 책 모임도 해보고 홍콩 관련된 얘기도 해보고 하니까 사람들도 되게 친해지고 서로 괜찮겠는데 하면서 여행을 떠나더라고요. 한 달 이후에 여기서 누가 “홍콩 여행할래요?” 했더니 다 손 들었거든요.

그래서 ‘이거 되나 보다’ 해서 비틀즈 투어와 같은 여러 가지 재미있는 테마도 만들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다 안 됐어요. 허들이 있는 거죠. 열흘? 일주일? 누가 올 줄 알고 어떻게 가?…, 실패할 리스크가 크니까 안 되더라고요. 저희가 내린 결론이 소셜 살롱 투어 같은 경우에는 이게 저희가 함부로 할 게 아니라 이게 처음부터 모아가지고 충분히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그런 경우에 가능하겠구나, 이런 생각이 있었어요.

 

C = 인플루언서 투어가 엄청 유행했잖아요. 지금도 종종 진행 중인 것 같은데, 프로세스가 비슷해요. 앞 단계에서 좀 만나고 여행하고 나서 뒷풀이 같은 걸 하고, 2기 하면 이제 1기 나왔던 사람들이 자기 친구를 추천하는 구조. 

사실 그런 게 저는 커뮤니티적인 어떤 DNA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어떤 친구는 인플루언서 투어를 계속해서 만들어도 흥행 파워가 안 흔들리는데, 프로세스가 탄탄하지 않은 친구들은 이제 인기 없는 상품들이 생기더라고요. 그런 거 보면 여행상품 판매에도 커뮤니티적인 활동들이 좀 섞여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또 요즘에는 팔로워 만 명 미만이거나 팬덤이 크게 없는 친구들도 들어오다 보니까 오히려 인기가 많아서 수익화를 시켰던 탑-티어 인플루언서들은 요즘에는 오히려 하지 않으면서 없어지는 추세인 거 같아요. 

 

D = 우리는 최근에 도쿄 가는 여행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했어요. 그런데 모객해서 간 게 아니고, 어떤 커뮤니티의 팀을 데리고 갔어요. 활동을 계속하고 있고 여기서 이제 몇 번 모여 가지고 사람들이 이제 관계 빌딩을 했잖아요. 이 중에 가고 싶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저희가 여행을 진행한 거예요.
 
우리가 사전에 모객해서 한 달 동안 같이 스터디 하고 가는 게 아니라 이미 만나서 하고 있는 사람들이 갈 때에 그 사람들을 모시고 갔더니 상대적으로 수월했어요. 왜냐하면 서로 다 알고 서로 관계가 있으니까 아이스브레이킹 하고 서로 케미가 맞네, 안 맞네, 이런 얘기를 할 필요가 별로 없더라고요. 

이전에 가설적으로 생각하다가 최근 테스트하고 있는 부분을 얘기하겠습니다. 코로나 이전의 수요를 쭉 분석해 보면, 기업에서 가는 등의 B2B수요를 제외하고 가장 많았던 또는 가장 많으면서 수익성이 좋았던 수요가 원우회였어요. 각 대학마다 최고위 교육과정이 있는데 거기 원우회요. 원우회라서 거기가 관계 빌딩이 돼 있어서 우리 입장에서는 여러 분을 모시고 가도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러웠어요. 생판 모르는 사람 15명과 원우회 15명은 완전히 운영상의 난이도가 달라져요. 그렇게 다녀오면, ‘이번 학기만 하느냐, 다음 학기에 또 어디 갈 때 없냐’ 문의하시고, 다음 기수에도 추천하면서 자연스럽게 확장됩니다. 

저희가 방콕 프로그램도 운영하는 데 비슷하게 커뮤니티에서 이미 사람들이 서로 직간접적으로 알고 있던 사람들이 모여 가지고 있는 모임에 저희가 인사이트 트립을 진행하는 형식이에요. 사전에 이제 강의 한번 하고 현장 가서 저희 city hoppers에서 소개한 데스티네이션들 쭉 모시고 다니면서 현장에도 설명 드리는 프로그램이에요. 

 

 

#3_ 마이크로의 취향은 ‘고급화’ 

 

D = 여행비용이 코로나 이전보다 너무 높아졌어요. 항공편수가 줄었기 때문에 항공료가 오르고 외부 요인으로 유가도, 달러도 상승했습니다. 여행을 한다는 건 자기에게는 큰 투자인 거거든요. 여행 기간 동안 내가 얻을 수 있는 효용을 최대화 할 수 있도록 확률을 높이는 게임으로 점점 진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예요. 그냥 똑같은 도시를 과거 코로나 때와 비교해 보면 거의 두 배로 올랐는데, 이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우리가 물건 10% 올라도 난리가 나는데 평소에 200만~300만 원씩 투자한 여행이 더블로 올랐다는 건 ROI 상으로 고민할 수밖에 없는 거죠. 현 상황으로 보면, 내 사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야하는 상용여행객이 아니라면 여행을 자주 가는 건 어려울 것 같아요. 

반면, 확률을 높이고 만족도를 높인다는 측면에서 키워드적으로 표현하면 ‘덕질’ 여행이 생겨날 수 있을 것 같아요. 팬의 대상이 되는 그게 캐릭터든 사람이든 브랜드든 뭐든 그걸 만나러 가는 여행에는 사람들이 돈을 좀 덜 아끼지 않을까 돈이 좀 들더라도 지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도쿄를 포함하여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몇 가지 현상이 있는데요. 캐릭터나 애니메이션을 베이스로한 애니메이터 또는 스몰 브랜드 몇개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 그런 F&B업체들이 근교에 상점 중심으로 스몰형 테마파크처럼 규모를 꽤 크게 만들어 사람들이 여행 형태로 방문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보이더라고요. 그런 곳은 개인이 그냥 혼자 갈 수도 있어요. 예를 들면 슬램덩크의 팬이에요. 그러면 강백호, 서태웅 등을 볼 수 있는 특별한 게 있다면, 얼마가 들어도 지른다는 거죠. 

 

C = 인플루언서 투어의 맥락과도 같은 거 같아요. 호스트가 있긴 하지만 호스트 안에서 어떻게 보면 덕질도 있고 그 안에서의 목적성이 좀 뚜렷한 여행, 예를 들어 술이 주제인 팀도 있고 있어요. 방콕이나 라오스에서 술을 계속 마시는 그런 것도 있어요. 

 

E = 딱 제 또래 얘기인 것 같거든요. 저도 이제 해외여행 가는 거에 되게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안 따지던 비용도 따지고 엑셀을 만지기 시작했어요. 근데 저희 엄마가 한 2주 전에 미국 여행을 다녀오셨는데 말씀하신 원우회 이런 걸로 가셨거든요. 근데 저는 말렸어요. 왜냐면 환율도 너무 올랐고 한 250만 원을 더 내셔야 되는 거예요. 너무 비싸다고 가지 말라고 말렸는데 엄마는 그냥 가시더라고요.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돈 쓸 준비가 돼 있는 그런 자기 인생이 중요한 사람들은 만족에 대한 지출비용을 아끼지 않아요.  

 

F = 최근 여행 트렌드 중에 하나가 일단은 여행의 어떤 고급화 뭐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호텔들이나 이런 것도 비싼 데로 많이 이야기를 하고 또 항공권이 2배가 되니까 그냥 일반 어떤 경제 원리를 적용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들어갈 수가 없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 자유로운 사람들이 가기 때문에 당연히 항공권을 그렇게 비싸게 주고 간 사람이 호텔 저렴한 호텔에 갈 일은 없고요. 럭셔리 트렌드로 움직이는 이유 중 하나 아닐까요. 

 

D = ‘고급화’ 라는 여행상품은 실패할 확률이 매우 줄어드는 게임이에요. 대표적인 럭셔리 브랜드인 아만(Aman)리조트에 갔는데 만족도가 떨어질 가능성은 거의 제로라고 봅니다.

 

G = 그게 여행지가 되는 거죠. 아까 덕질 여행도 얘기하셨는데 그것을 보러 가는 게 이미 여행의 목적이 된 것 같습니다. 

 

C = 1년에 한두 번 여행하는 데에 돈을 아낀다? 사람들은 후순위로 봅니다. 매일 내가 먹는 거는 물가가 올랐으니까 조금 좀 저렴하게 먹거나 도시락 싸 먹고 다니지만, 그 모든 걸 참아서 한번 분출하는 여행에 대해서는 10만원 20만 원 더 투자 할 수 있다는 거죠. 요즘에는 사람들이 가격보다는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여행을 추천해달라고 하는 분위기예요. 

 

F = 요즘 같은 상황에서 여행하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은 당연히 그런 것들을 감수하고 가는 거라, 가격보다는 좀 더 좋은 걸 찾는 거 같고 차별화된 콘텐츠라면 비교할 수 없는 여행 경험이 되겠죠.

 

H = 맞아요. 비교 불가능성이 되게 중요한 거 같아요. 가격을 비교하면 결국에 메타서치 에서는 한 곳밖에 승자가 없잖아요. 

 

G = 저희는 비교하는 상품은 다 빼 버립니다. 그런 면에서 싱가포르에서 Raffles 호텔이 되게 좋았고 제대로 우리가 풀어낼 수 있으면 독보적인 콘텐츠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국 ‘같은 상품이라도 어떻게 풀어내느냐’의 시대로 변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H = 상품들을 보더라도 마이크로 브랜드가 많아졌어요. 인스타그램 영향력이 높아서 홍보는 소셜 미디어로 하고 판매는 스마트스토어로 하거나 자사 몰에서 파는 마이크로 브랜드 말이에요. 브랜드를 하나 만드는 것에 대한 장벽이 점점 더 낮아졌는데, 여행상품 구성에도 적용될 거라고 봅니다. 어떻게 보면 가이드라이브도 마이크로 취향들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잖아요. 

 

F = OTA 혹은 메타서치들이 말 그대로 정형적인 상품의 가격을 공산품 비교하듯이 비교해버리는 상황을 만들었고, 그 상황에서 위기감을 느낀 업체들은 뭔가 특별한 요인들, 즉 비교 불가능한 콘셉트를 포착해서 만드는 것 같아요. 비교 불가능한 콘텐츠를 갖고 있는 곳 또는 사람이 아니면 플랫폼만 살아남고, 중간에 유통하던 여행업체들은 어려워 질 것 같아요.

 

A = 유통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건 결국 공급을 독점하는 방법밖에 없지 않나요.

 

B = 과거와는 달리 지금의 여행은 정보의 격차 혹은 비대칭성이 많이 사라졌어요. 과거에는 ‘나는 잘 모르지만, 하나투어는 다 알고 있으니 믿고 간다’는 식이였는데, 앞으로의 여행업체들은 다른 질문에 답변을 해야 한다고 봐요. ‘나 혼자 가도 되는데 왜 굳이 너희 회사와 함께 가야해? 그렇다면 너희는 뭘 줄 수 있는데?’ 그에 대한 답변은 지식의 깊이일 수도 있고 정보의 우위일 수도 있어요. 안타깝게도 상당수의 종합여행사 혹은 패키지여행사들은 여전히 그런 생각은 없는 것 같아 보이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G = 저희도 그런 콘셉트로 1인이 숙박하는 나노 스테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초 개인화 시대의 나노 같은 취향을 잡는 거죠. 나의 취향을 누구와 함께 누리는 것이 아니라 나 혼자 누리는 형태입니다. 앞으로의 여행객 형태는 마이크로도 아니고 나노로 갈 것 같습니다. 기존의 어르신들을 주고객으로 하는 패키지여행과 완전 극단에 이러한 나노 취향의 고급화 시장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할 것 같아요. 

 

E = ‘월간집밥’ 상품을 반 년 정도 운영해봤는데 혼자서들 많이 이용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왜 혼자 오세요”하고 물어봤더니. “누구랑 같이 오는 순간 그 사람을 신경 써야 되는 게 싫다”고 하시더라구요. 친해도 취향이 다르면 함께 무언가를 하기가 힘든 것 같아요. 취향이 비슷한 모임이 있다면, 그냥 나 혼자 가서 그 취향 즐기는 게 좋지 누구랑 같이 가서 내 시간을 방해 받고 싶지 않다는 대답이 신선했던 것 같아요.

 

B = 확실히 느슨한 혼자들의 세상인 것 같아요. 나이 드신 분들께서 전화로 “왜 이렇게 비싸게 구냐, 돈 많이 줄 테니까 우리만 해줘” 이런 요구가 많아요. “남들이 안 가는 밥집 없냐 혹은 뉴욕 가면 에이스 호텔이 그렇게 핫 하다는데 우리만 좀 가르쳐 주거나, 설명해 주는 가이드 없냐” 이런 문의들이 많아요. 

 

G = 감각을 돈 주고 사는 거죠.. 그 사람들 한 테는 시간이 돈이니까. 찾으면서 시간 쓸 바에는 그냥 믿을 만한 감각을 돈 주고 사는 거죠. 

 

C = 경험이 저희는 제일 중요한 핵심 가치인데 내가 했던 특별한 경험을 자랑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고 누군가는 다른 사람의 특별한 경험을 얻고 싶어 하는 니즈가 만나서 커뮤니티가 형성이 되는 거 같아요. 경험을 제공한 사람들은 자신이 했던 경험을 누군가가 추종해 주거나 인정해 주는 거에서 희열을 느끼고, 그렇게 점점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는 거 같아요. 한편으로는 경험이 계속 기준화 되면서 남들이 안 해본 것, 요즘 유행하는 것을 해보고 싶은데 이런 것들은 계속 바뀔 거라서 목적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A = 가이드라이브에 질문 드리고 싶었던 게 이러한 트렌드 라면 사람들의 토픽이 다양해질 거 아니에요. 가이드가 그걸 모두 다 커버할 수가 없잖아요. 어떻게 하시나요? 

 

B = 모두가 확보할 수 없는 가이드로 확장해야죠. 저희는 기존에 패키지 사가 생각하는 가이드는 되게 좁은 의미의 가이드고요. 길안내만 하는? 그런 의미를 저희는 가이드로 보지 않습니다. 유튜브가 처음에는 대도서관 같은 사람들이 나왔을 때 저 관종은 뭐냐 하다가 돈을 버는 모습들을 봤더니 막 확장 됐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는 연예인도 나오고요. 저는 여행이 그렇게 바뀌어야 된다고 봅니다. 여러 분들이 가이드로 나오면 결국에 그 여행 혜택은 여행자의 새롭고 깊은 경험 등으로 돌아갑니다. 혼자 가도 되는 여행도 있지만 가이드와 함께해서 시간을 절약하고 경험은 깊어질 수 있으니 앞으로 그렇게 바뀌지 않을까 하는 게 저는 생각인 거죠.

 

A = 여행에서 중개(Brokerage)할 수 요소들은 이제 다 커버가 되었고, 이제 남은 것은 어떤 고객을 특정화시키거나 아니면 테마를 특정화시키거나 하면서 버티컬(Vertical)로 가는 방법밖에 없는 거 같아요. 그게 아까 얘기하신 거 나노화 되는 것과 비슷한 트렌드인 것 같아요. 하지만 이렇게 테마 혹은 고객을 버티컬 하는 서비스가 살아남을 수 있는지 고민이 있어요. 버티컬로 시작했다가 모든 것을 다 파는 형태로 가는 기업들을 많이 봤고요. 

 

E = UNWTO 창업 대회가 올해 3회째 열리는데, 일본의 바이푸드(ByFood)라는 서비스가 눈에 띕니다. ‘원스톱 푸드 플랫폼’(One-Stop Food Platform)이라는 슬로건으로, 여행 콘텐츠와 커머스를 함께 시작하더라고요. Vip Gourmet, Private Gastronomy, Food 등 여행 섹터를 구성하고 있는데, 시작부터 커머스화 하여 일본 음식 상품까지 판매합니다. 

 

▲바이푸드 웹사이트(byfood.com)

 

A = 라이프스타일 중에 하나로 ‘여행’을 포함한 거네요. 여행을 특성화 한 게 아니고 라이프스타일로 확장한 거죠. 예를 들면 아까 두바이 사이클링 하면 사이클링 기어 팔고 옷 팔고 그렇게 해서 확장할 수밖에 없는 거네요. 그거 아니면 마이리얼트립처럼 여행에 대한 모든 것으로 가거나요.
 

 

#4_ 획기적인 일정 공유 서비스

 

C = 트리플이나 스투비플래너와 같이 플래닝 짜는 형태 외에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게 있어요. 기존에는 여행 일정을 잡을 때 중요한 게 지역(혹은 스팟)이잖아요. 저희는 유저들이 이제 커뮤니티에서 글을 보다가 내가 관심 있는 경험들을 저장하면 자기가 설정해 놓은 여행 일정 안에 들어가는 구조로 생각해보고 있어요. 유저 콘텐츠들을 모아서 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거죠. 

사람의 경험을 포함한 일정이 완성되면, 가는 곳에 대한 정보가 아니라 거기 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하나의 여행일정 콘텐츠가 또 만들어지고 공유됩니다. 그래서 최대한 사람들을 잘 모으고, 그 안에서 실제 여행자들의 현행 하는 데이터를 잘 모을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봅니다. 예전에 여다 대표님이 보여 주셨던 자료에서 한 사람이 여행 준비하는 데 평균 9시간 이상을 소요한다고 했는데, 여다는 AI로 그 경험을 개선하는 거라면, 우리는 유저들의 실제 경험들을 가지고 해보려는 거죠.

 

H = 현행화된 정보를 보면서 진짜 사람의 관점을 보고 싶은 게 사람들의 니즈인 것 같아요. 그렇지만 트리플 등 다른 서비스들도 이걸 구축하기 어려워합니다. 초기에 투자를 많이 해서 콘텐츠를 모았는데, 코로나19 지나면서 이제는 현행화가 안 된 데이터가 됐어요. 그런데 다시 투자해서 구축하기는 너무 힘든 일이예요. 

결국, 유저가 얼마나 자발적으로 업투데이트(up-to-date)한 정보를 계속해서 업데이트 하는 지가 관건인 거 같아요. 그거를 조금 더 선별된 사람한테만 받는 게 데이트립(daytrip)이 하는 일 같고요. 구글 리뷰나 트립 어드바이저 API로 끌어와서는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C = 다른 사람들 여행 이야기를 보면서 ‘나는 다음에 어디 갈까’ 이런 걸 고민하는 게 일상에서 일어나는 행동인데, 그런 서비스는 없고, 대부분 여행이 결정되고 난 이후에 구매에 대한 플랫폼이 대부분인 거 같아요. 우리는 그 점을 주목하고 있어요. 

커머스가 있는 상태에서 커뮤니티를 구축하니까, 질문 밖에 안 올라오는데, 질문보다는 답변해 주는 사람들이 더 많아야 하거든요. 그래야 커뮤티니가 활성화 될 수 있고요. 답변이 많이 달려있는 것 같은 느낌이면 처음에 내가 물어 보다가 나중에 나도 좀 아는 거 답변해 줘야지 라는 분위기가 조성됩니다. 

 

H = 트리플 같은 서비스들이 요즘에 하는 번들링 시도를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야놀자, 인터파크와 하나가 되면서 모든 상품 소싱이 가능해졌죠. 그래서인지, 셀프 패키지라고 해서 여러 가지를 함께 사면 할인해 주는 게 생겼더라고요. 

번들링의 핵심은 커머셜 입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여행자가 쓰는 돈 중에 최대한 많은 것을 우리한테 쓰게 만들 것이냐예요. ‘같이 사면 더 깎아 줄게’ 등이 좋은 네러티브인데 여태까지는 그냥 ‘호텔 사면 다른 거 살 수 있는 쿠폰 줄 게’ 식으로 약한 편이었어요. 그런데 이제 뭔가 일정으로 풀어내서 ‘이 일정에 있는 거 다 사면 우리가 깎아줄게’ 이렇게 하면 좀 더 강력하다고 생각이 드는데, 트리플이 하려는 것 같아요.

 

A = 여행을 장바구니에 한 번에 결제 받는 건 쉽지 않아요. 다른 여행 요소들을 통합 결제하는 데 기술적 제한들이 아직 존재하죠.

 

F = 각 여행 요소의 오퍼레이션 타임들이 다 달라요. 호텔 같은 경우에는 이제 즉각적으로 될 수 있고 항공 같은 경우에는 뒤에 발권 담당이 승인하는 등의 보이지 않는 과정이 존재합니다. 요소마다 운영의 주체가 다 다르고 결제의 주체들이 실제로 다르기 때문에 쉽지 않지만, 이 부분들도 좀 통합될 수 있는 부분들은 자동화 되고, 유통 구조가 그 어느 정도 표준화가 되면 곧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I = 저희 서비스 런칭했을 때, 장바구니에 하나 담으면 5% 이런 식으로 했었는데, 인바운드에서 그게 잘 안되더라구요. 

 

F = 그 부분은 같은 류의 상품이고 오퍼레이터가 같이 때문에 가능했을 수 있는데, 상품류가 다르면 오퍼레이터가 다르고, 책임 범위도 다르고 결제 범위도 다르고 결제의 주체도 다르고 하기 때문에 실제로 난관이 지금까지는 있었던 건데 이제 그런 부분들이 직거래 라든지 혹은 운영 자동화 라든지 이런 걸로 어느 정도 커버가 되는 기술들이 좀 나오면 몇 년 후에는 또 하나 둘씩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들을 하시는 거 같더라구요.

 

E = 갑자기 그냥 든 생각인데요. 비행기 티켓, 숙박 다 다른 데서 결제하니까 한 번은 제가 숙박, 액티비티 등을 어디에서 샀는지 기억이 안 나서 한참 이메일을 훑어본 기억이 납니다. 고객 관점에서 마이리얼트립, 야놀자, 여기어때 등 다 연동해서 한 번에 내 티켓을 찾아볼 수 있도록 관리하는 서비스가 생겨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5_ AI와 직거래를 통한 거래의 자동화

 

F = 이런 것들이 나오게 되면 사실 걱정되는 부분은 여행업이 아니라 플랫폼 사업자들이 더 커질 것 같다는 겁니다. 통합과 자동화 구축은 빅테크 기업들이 잘하는 부분이거든요. 사실 빅테크들이 그걸 안 건드리고 있던 거는 거기에 기술적으로 그들도 구현하기 힘든 자동화 요소들이 있었기 때문일 텐데, 이런 기술이 나오면 빅테크들은 금새 구축할 수 있다는 거예요. 이미 스카이스캐너는 자회사 중에 NDC를 하는 트래블 퓨전을 통해 여행사나 항공사 홈페이지로 트래픽을 보내지 않고 직접 모두 처리하고 있어요. 

자동화가 이루어지면 이루어질수록 점점 그런 빅테크들이 여행사들을 거치지 않게 될 겁니다. 호텔, 투어, 액티비티도 기술이 발전하면서 하나하나 자동화가 되면, 빅테크에서 여행사를 스킵하는 양상이 나타난 거예요. 여행업이 그걸 뺏기지 않도록 하는 전략들을 세워야 될 거 같아요. 

 

▲트래블퓨전 웹사이트(corporate.travelfusion.com)

 


F = 인공지능 기술을 통한 자동화도 있지만 ,중간에 누군가를 거치지 않고 직거래가 됨으로써 생겨나는 자동화도 있어요. 

상용 BTMS 시장에 네이버가 들어오려고 하는 부분을 보면, 상용 여행은 기존 여행과 다르게 가격 경쟁 체제가 아니고, 여행 스케줄을 얼마나 능동적으로 바꿔 주느냐가 가격보다 중요해요. 지금까지는 기술의 한계상 사람들이 뒤에서 스케줄 변경 등 오퍼레이팅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런 것들에 대한 자동화가 될 거라는 걸 본 거 같아요. BTMS 시장이 작아서 안 들어왔던 게 아니라 이제 여기서 우리가 시스템으로 자동화할 수 있는 게 보이니까 내년 상반기부터 시작하겠다고 한 거죠. 

네이버가 들어오면 기존에 상용 여행을 하고 있던 업체는 당연히 수수료 떼 주면서 들어가는 건데, 이게 몇 년간 시간이 흐르면 종속성이 생기고요 네이버가 아예 여행사도 빼고 할 자신이 있으면 빼겠죠. 한동안 ‘자동화’ ‘직거래’ 이런 키워드가 트렌드가 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콘텐츠에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 부분은 빅테크들이 쉽게 들어설 수 없는 영역이거든요. 

 


#6_ 여행 멤버십, 우리나라에서는? 

 

E = 승우여행사가 강원도와 같이 여행 구독 서비스를 했는데 팬층이 두터워서 그런지 구독 서비스가 잘 이뤄지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에서도 여행 구독이 가능하다’고 느꼈어요. 

 

G = 우리는 히든 멤버라는 걸 운영하고 있어요. 어떠한 기준점이나 우리의 관점에 부합하는 사람에게 히든 멤버 배지를 부여하는 거죠. 남들은 갈 수 없는 숙소에 갈 수 있게 되는 거에요. 히든 숙소에 갈 수 있는 히든 멤버십. 우리는 익스클루시브(Exclusive)한 숙소들을 계속 만드는 게 핵심이었으니까요. 이용자들은 계속 게임 스테이지를 통과하듯 멤버십 등급을 올리는 겁니다. 가장 높은 등급은 좋은 숙소에 접근할 수 있는 주주고, 두 번째는 자기 집을 제공하는 호스트 멤버가 되고…, 그러면 다른 집에 갈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는 거죠.
 
점점 사회가 배트맨에 나오는 클럽 인 더 클럽(club in the club)으로 발전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초면인데 어떤 크레딧을 통해서 검증이 되도록 보이지 않게 설계하고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드러나지 않게 만들어 주는 겁니다. 제일 강력한 건 그냥 내가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어야 되는 거예요.

최근에 롱블랙(Longblack) 서비스를 흥미롭게 봤어요. 하루만 지나면 콘텐츠를 읽을 수가 없고 그 다음에는 커피 한 잔 정도의 가격을 내고 보는데, 커피 한 잔 가격 정도로 얻을 수 있는 콘텐츠 치고는 괜찮더라고요. 이러한 멤버십 커뮤니티의 생존 여부는 지속 가능한 크리에이티브이겠지요.  

네이버나 인스타그램 등에서 공짜로 트래픽을 얻어 타고 있는 서비스가 아닌 이상 자기 플랫폼으로 오는 트래픽을 낭비하는 곳이라면, 오래 갈 수 없다고 생각해요. 직거래든 뭐든 그 플랫폼 안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돼야 유지가 될 수 있고요. 또한, 한국 시장만으로 수익성을 만들기는 쉽지 않으니, 이번에 싱가포르 가서 느낀 점이지만 국가 간의 크로스보더 커뮤니티로 빨리 확장해야 지속 가능 확률이 높아질 겁니다.  

 

G = 일본의 Not a Hotel의 NFT 멤버십에도 관심이 갑니다. 6이더리움을 주고 멤버십을 구매하면 47년 동안 매년 같은 날짜에 다른 공간에서 투숙할 수 있게 해줍니다. 원래 Not a Hotel 멤버십은 오너십을 가져야지만 멤버십이 생기는데, NFT를 구매하여 소유하는 사람들에게도 혜택을 줍니다. ‘클럽 인더 클럽’의 본질에 가깝다고 생각해서 경험해 보고자 저도 구매했는데요.  

 

▲Not A Hotel 웹사이트(notahotel.com)

 

아무튼, 우리는 Not a hotel과 달리 실체가 있고 가입 멤버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걱정하는 건 이미 유저층이 있다 보니까 뭔가 레이어를 하나 더 주는 게 기존 유저들에게 박탈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겁니다. 정말 클럽인 더 클럽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D = 저는 멤버십 관련해서 작년에 론칭한 킨드레드(Kindred)라는 서비스를 이야기 드리고 싶어요. ‘홈스와핑’이라는 콘셉트인데, 여행을 하기 위해서 돈을 내는 게 아니라 자기 집을 내 놓고 멤버십에 가입하는 거예요. 취향이나 럭셔리함을 보고 가입을 시켜주는 게 특징입니다. 그리고 가입 승인을 받으면 누군가 우리 집에 와서 머물러야 그 다음에 그만큼 다른 집을 여행할 수 있는 크레딧을 얻습니다. 

 


▲킨드레드 웹사이트(livekindred.com)

 

멤버십 비용은 정해졌으니, 자기가 집을 내어준 만큼 자기는 그만큼 무료로 여행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거죠. 그럼 여행 자체가 굉장히 저렴해질 수 있고 자기가 이제 여행을 어떻게 보면 일상처럼 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 마련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이런 멤버십은 인스피라토 멤버십이랑은 조금 결이 다른 모델이라고 생각을 하고 이거는 정말로 ‘여미’에서 계속 강조하는 여행자들을 위한 그런 멤버십이지 않을까 생각해봤어요. 
 

 


#7_ 기술적 혁신보다는 새로운 콘텐츠

 

E  = 투자업계 계신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100억 이상 투자 받지 않으면 플랫폼 못 만든다. 기본 100억이다”하면서 플랫폼 회사들이 콘텐츠를 엄청 찾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요즘 콘텐츠 회사들에게 러브콜이 굉장히 많이 오는 이유도 이런 연유가 아닐까요. 플랫폼 기업들은 “이미 나올 게 다 나왔는데 팔 게 없다”고 하고…, 그래서 좀 더 콘텐츠 스타트업들이 내년에 더 관심을 좀 받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요. 콘텐츠를 정말 잘 만들거나 잘하는 팀이 있으면 인수합병 기회도 생길 것 같아요.

 

G = 그런 면에서 이제 콘텐츠 회사가 좀 그게 좋아졌죠. 뭐 옛날에 개발자 다 구해서 해야 했는데, 이제는 얻어 타면 되는 거니까. OTT도 그런 것 같고 왓챠는 망해도 콘텐츠 회사는 안 망할 것 같은데. 그럼 기술적 혁신보다 콘텐츠 새로운 게 적어도 2023년에는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요.

 

I = 음악 시장 같은 데 보면 결국에는 콘텐츠를 히트 시키는 몇몇 대형 소속사가 이 시장을 주도하는 거고 나머지 작은 소속사들이 한 명 데리고 투자 했다가 망하고 다시 하고 그런 구조인데요. 여행 콘텐츠 시장도 그렇게 갈까요? 작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마이크로 회사들이 많아질까요?

 

F = 음악은 디지털 콘텐츠잖아요. 쉽게 얘기해서 복제해서 확 뿌릴 수가 있는데, 아무리 괜찮은 여행 상품이라도 복사해서 뿌릴 수는 없거든요. 시공간의 제약이 있으니 여행과 온라인 콘텐츠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엔 조금 애매할 것 같아요. 아이돌의 콘서트랑 비교한다면, 좌석에 제한이 있다는 점에서는 좀 비슷할 것 같아요. 콘서트 외에 아이돌의 음악이나 브로마이드, 카드 같은 굿즈들은 복제할 수 있죠. 

 

A = 저도 항상 영화나 음악처럼 여행 상품도 콘텐츠화 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제가 트래블코드나 가이드라이브를 소개할 때 “트래블 스튜디오(Travel Studio)”라고 소개하지요. 트래블을 만드는 스튜디오들이 여러 개 생겨나야 되고 그런 스튜디오들의 팬이 늘어나고, 그 중에서 BTS와 같은 상품 혹은 IP를 가진 스튜디오가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C = 저도 똑같은 생각인 게 예를 들어서 아이브가 이번에 완전 ‘떡상’ 했죠. 이런 걸 하나의 IP 혹은 브랜드로 봐야 되는 건데, 이들은 돈을 버는 구조가 다양하잖아요. 굿즈 판매부터 티켓 또 거기도 멤버십이 있거든요. 그런 걸로 보면, IP를 계속해서 강화시키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하지만 이게 쉽지 않아요. 좋은 컨텐츠 IP관점으로 여행 비즈니스를 고민해야 합니다. 가이드라이브가 보유한 IP로 여행 상품 판매뿐 아니라 가이드가 교육을 할 수도 있고, 컨설팅도 하는 그런 구조요.  

 

F = 가이드라이브라면 가이드가 IP가 되는 거고, 가이드라이브가 기획사가 되는 개념인 거죠. 그래서 가이드라이브가 선별한 가이드들은 늘어나갈 수 있잖아요. IP의 주체가 아이돌이 되는 게 아니라 소속사의 감각이 중요한 거죠. 

 

I = 그렇다면 기회의 균등이 사라지는 거 아닌가요? 결국 가이드라이브가 유명해서 가이드라이브가 잘한다는 가이드들을 다 소속하면 그러면 다른 업체는 특별한 콘텐츠를 만들기가 어려워 지고, 결국 독과점 체제로 갈 수밖에 없는데요.

 

F = 그럼 또 다른 차별화를 찾아야 된다는 거죠. 비슷해지면 비교가 되잖아요. 비교 가능성이 생기잖아요. 그러니까 그들은 또 다른 비교불가성을 만들어야죠.

 

B = 연예계조차도 YG, SM 모두 결이 다릅니다. YG에서 아이돌이 나오면 뭔가 블랙핑크 같고 에스엠이 나오면 다른 결이 연상되고요. 그게 무형 자산인 것 같아요. 

 

A = 모두가 여행을 만들 수 있는 거잖아요. 이제 그런 여행 콘텐츠를 어떻게 발전시켜주고 육성해 줄 거냐에 대한 게 스튜디오 혹은 기획사 역량이겠죠.

 

C = 예를 들어, 트래블코드에서 일본 투어를 만들었을 때 그 상품을 저는 비교해 보지 않았거든요. 구성을 보고 ‘그냥 가고 싶다’라는 생각부터 들더라고요. 물론 인사이트 트립을 하는 팀들이 많을 수 있는데, 이미 트래블코드가 만들어낸 콘텐츠의 퀄리티를 알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어떠한 상품을 만들더라도 신뢰하게 되는 거죠.

 

I = 여행 브랜드가 고유의 아이덴티티의 팬덤을 가질 때까지 비용들이 발생하잖아요. 그걸 상쇄하기까지의 기간이 상당히 오래 걸리지 않을까요? 그게 예전에는 투자로 버텨서 가능한 시장이었으면 지금은 그게 안 되는 시장이 된 게 아닌가 싶어요. 

 

C = 개인적으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처음부터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아주 소규모의 고객이 있다고 하더라도 아이덴티티를 키워나가는 거지, 일정 규모가 되면 그때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구조는 아닌 거 같아요. 우리도 50명, 100명 규모일 때부터 오프라인을 먼저 했거든요. 그게 온라인으로 유입되기 시작하고, 입소문을 통해 늘려가는 구조였어요. 

 

G = 로지(ROZY) 제작하신 업체의 특강을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가상 인간, 버추얼 등의 단어를 쓰지 않았다고 해요. 팔로워가 5000명이 넘으니까 “네가 쓰고 있는 화장품 뭐야” 이런 내용을 물어보고요, 만 명이 목표였는데 1만 명이 넘어가니까 남자들로부터 대시를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경계를 얘기하는 건데 오히려 진짜 같으면 이상해 보일 수 있고, 약간 우리가 생각할 때 가짜 같은데 진짜인 거 같은 경계를 만드는 브랜드의 결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는 거죠.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무리 뭔가를 만들려고 돈을 쏟아 부어도 ‘못 만들 수 있다’라는 거예요. 브랜드 만드는 게 쉽지 않고, 지금 시대가 뭘 원하는지를 찾는 게 진짜 쉽진 않죠. 콘텐츠 회사는 성공하기 쉽지 않은 구조예요. 

 

I = 여행사들도 SIT 투어들을 만들고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런 투어를 만들면 굉장히 극소수의 소비자층이 있었기 때문에 몇 번 모객 하고 중단되고 했던 거 같아요. 아까 말씀하신 팬덤을 생각해 보면 모객력이 크기 때문에 모객 횟수를 늘리는 건 가능할 것도 같아요. 

 

A = 여행만 하지 말고 라이프스타일은 어떨까요? 예를 들면 캠핑이면 캠핑 여행이 있고 캠핑 용품이 있고 캠핑 콘텐츠가 있고 캠핑 영상이 있고 그래서 어쨌든 팬덤을 계속 유지해 놓고 여행상품 빈도수를 늘려 나가는 거죠.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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