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트래블인사이트] 지난 2016년 1월 세계경제포럼(WEF•World Economic Forum, 일명 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한 ‘4차 산업혁명이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평가 대상 139개국 중 4차 산업혁명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나라 25위를 기록했다. 이는 주요국들의 4차 산업혁명 적응도를 평가한 것으로 1위는 스위스, 2위는 싱가포르, 4위는 미국 등이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아시아 국가 중 싱가포르(2위), 일본(12위), 대만(16위), 말레이시아(22위)에 이어 다섯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중국은 우리보다 3단계 아래인 28위에 머물렀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으로 꼽히는 관광산업에서는 어떤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는지 ‘빅 데이터’의 활용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안아름 기자 sebin1215@ttlnews.com
■관광산업의 핵심 키워드, 빅데이터
관광산업에서 빅데이터의 활용 범위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기본적인 데이터 분석을 넘어 여행자의 행동 패턴 및 미래 전망에 대한 다양한 예측까지, 빅데이터의 활용가치는 무궁무진하다.
국내 관광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관광공사에서도 빅데이터 연구 분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7월,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취임 후 처음 열린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관광 분야와 관련된 빅데이터를 생산해 일반인 및 기업 등 민간에 제공하는 ‘관광 빅데이터 센터’ 설립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신설된 관광 빅데이터 센터는 최근 인기가 높은 관광지, 관광객의 소비 패턴 동향 등 최신 정보를 융•복합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 수립에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매달 새로운 주제에 맞춰 관광산업과 관련한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관광 빅 데이터 센터는 지난 8월 구글(영어), 바이두(중국어), 야후(일어) 등 전 세계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각 언어권별 2017년 월별 키워드 검색량 톱50 키워드 및 전년 대비 증감률 ▲각 언어권별 2017년 월별 키워드 검색량 톱10 키워드의 3개년 트렌드 변화 추이를 분석해 ‘2017 한국관광 검색어 트렌드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영어권에서는 코리아(Korea)가 지난해 월평균 196만2917건의 검색량을 기록하면서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케이비에스(KBS 방송사)가 97만7667건으로 2위를, 태권도(Taekwondo)가 73만5500건으로 3위를, 부산행기차(Train to busan)이 57만6167건으로 4위를, 한국드라마(Korean drama)가 54만6917건으로 5위를 차지했다.
특히, 검색량 톱5 키워드에 대한 지난 3년간의 검색 트렌드를 살펴본 결과 1위를 기록한 한국의 경우 매년 검색량이 증가했으며, 지난해 봄과 가을에 특히 검색량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4월에는 북한(North Korea)의 선전 포고와 관련된 내용이, 같은 해 9월에는 핵 실험 관련 내용이 뉴스 검색 결과에 주로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어권에서는 한국(韓国)이 월평균 128만833건의 검색량으로 1위를, 한국어(韓国語)가 24만4750건으로 2위를, 부산(釜山)과 한류드라마(韓流ドラマ)가 6만708건으로 공동 3위를, 서울(ソウル)이 4만17건으로 5위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조사를 통해 한국관광 관련 키워드들의 검색량이 증가하는 시기(3~4월 및 8~9월)와 방한 관광객이 증가하는 시기(2~3월 및 9~11월)가 유사하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모빌리티의 시장의 새로운 지표가 되다
국내 관광산업 분야에서 눈에 띄게 빅 데이터 활용이 증가하고 있는 업계가 모빌리티 시장이다.
지난 2016년 2월 출시된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서비스 ‘카카오내비’는 월간 실질 이용자 530만 명, 월간 길안내 시작 건수 1억5000만 건에 이르는 국내 대표 내비게이션 서비스로 성장했다.
특히, 누적 가입자 기준 1400만 사용자로부터 수집되는 교통정보는 카카오내비의 핵심 경쟁력이다. 전국 대부분의 도로를 커버하는 막대한 양의 교통정보가 빠르고 정확한 길안내를 가능하게 해준다. ‘카카오 T 택시’를 통해 수집되는 교통정보도 카카오내비만의 강점이다. 전국을 누비는 택시의 운행정보는 지역 및 시간대에 따라 교통정보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카카오내비는 카카오 T 택시, 카카오 T 대리, 카카오 T 주차 등 카카오모빌리티 서비스 전반에 필수적인 기반 기술과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카카오내비와 소방청이 함께 출시한 ‘고속도로 긴급출동 알림 서비스’는 내비게이션 기술이 공공의 이익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빅 데이터 활용의 범위가 확대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카카오내비 사용자들의 이용 패턴을 분석한 결과 요일별로는 토요일의 이용이 가장 많았고, 일요일과 월요일은 이용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시간대별로는 오전이나 심야보다 오후의 이용이 많았으며, 하루 중 오후 1시부터 6시까지의 이용 빈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카카오내비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공항’인 것으로 분석됐다. 카카오내비 이용자들의 검색 내용을 분석한 결과 제주국제공항 최고 인기 검색어로 밝혀졌다. 이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과 제1여객터미널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대형 쇼핑몰인 스타필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이케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등이 인기 검색장소로 꼽혔다. 관광지로는 을왕리 해수욕장, 여의도한강공원, 에버랜드, 헤이리예술마을 등이 많이 검색됐다.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는 제주도와 강원도의 유명 관광지들이 상위권에 분포됐다. 제주도에서는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협재해수욕장, 몽상드애월 등이 선정됐으며, 강원도에서는 남이섬, 경포대, 안목해변, 속초관광수산시장 등의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 태안의 꽃지해수욕장, 전남 여수의 향일암, 전북 부안의 채석강, 경남 거제의 바람의 언덕 등도 인기 검색어 상위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여행지 추천부터 항공권 예약시기까지 미리 알려
빅 데이터가 관광산업의 미래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핵심 기술로 인식되면서 빅 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을 결합한 새로운 여행 서비스 플랫폼이 앞 다퉈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 카약(KAYAK)은 올해 1월, 여행지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카약 2018 빅 데이터 여행 가이드’를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카약 2018 빅 데이터 여행 가이드’는 다양한 여행지 관련 정보를 이용자들이 찾기 쉽게 정리해놓은 서비스이다. 연간 15억 건에 달하는 카약 여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기 최강 휴가 여행지’, ‘인기 급상승 휴가 여행지’, ‘가격 하락률 높은 여행지’ 총 3가지 주제로 총 30개 여행지의 주요 정보를 비롯해 검색 결과를 기반으로 한 월별 평균 항공권 가격 및 숙박비용, 여행지에서 가장 인기 있는 호텔 리스트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출발 공항과 원하는 여행지를 입력하면 카약의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예약 최적 시기와 여행지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항공권 예약 최적 시기’ 서비스도 포함되어 있다.
‘카약 2018 빅 데이터 여행 가이드’가 선정한 2018년 인기 급상승 휴가 여행지로는 다낭, 사이판 등의 휴양지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색다른 여행지를 찾는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와 몽골의 울란바토르도 떠오르는 여행지로 선정됐다.
이어 2018년 인기 최강 휴가 여행지로는 오사카, 도쿄, 오키나와 등 일본이 주요 순위를 차지했다. 주요 인기 도시의 경우 항공권 예약 최적 시기는 여행 출발일 기준 약 2개월 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가격 하락률이 가장 높은 여행지로는 멕시코 칸쿤,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지역 여행지들이 순위에 올랐다. 1위는 신혼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는 칸쿤으로 전년 대비 18%의 가격 하락률을 보였다. 이어 쿤밍, 난징, 나고야 등 동북아시아 내 여행지도 각각 17%, 12%, 10% 가격 하락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빅데이터로 ‘맞춤 여행 콘텐츠’ 시대 열어
지난 9월 17일 서울에서 열린 제7차 ‘UNWTO 세계도시관광총회’ 기조연설을 담당한 경제학자 조지프 파인(B. Joseph Pine Ⅱ)은 “여행이 한 개인의 삶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 그것이 체험관광의 핵심”이라고 ‘체험관광’을 설명하며, “오늘의 여행객들이 원하는 것은 ‘진정성 있는 체험’이며, 앞으로의 도시 관광은 이런 체험을 통해 개인의 인생에 변화를 안겨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세계 관광객 수가 13억 명을 넘어서면서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관광객을 고루 분산시켜 지역주민의 삶을 보호하고 관광객과 지역주민 모두에게 행복한 도시, 여행하고 싶은 도시,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일이 세계 주요 관광도시의 도전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진솔한 체험관광 콘텐츠의 개발과 제공이 오늘날 세계 주요 관광도시들의 당면 과제를 해결할 열쇠로 보고 있다. 진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을 개발하되 개별 관광객들의 관심사에 따른 맞춤형 체험을 제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양한 기술력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얼마나 정확한 맞춤형 프로그램과 일정을 제공하느냐가 앞으로 스마트 관광도시의 척도이자 4차 산업혁명 시대 관광산업의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파이낸싱(Financing)팀을 별도로 구성해 빅데이터 활용 기반 솔루션 개발에 동참하고 있는 중국 최대 규모의 온라인여행사 씨트립의 제인 순(Jane Sun) CEO는 지난 10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19회 세계지식포럼에서 “빅데이터 기술은 고객 맞춤형 추천과 효율적인 관리를 가능하게 한다. 한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해 소비 패턴이나 선호도를 알 수 있다”며, “현재 여행서비스 전산의 80% 이상이 모바일로 이뤄지고 있다. 고객 맞춤이 가능한 빅데이터와의 시너지는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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