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광고의 기술, 모바일x콘텐츠 최적화가 '살길'
핀테크와 광고기술의 결합...매출에 기여
모바일 중심 콘텐츠 간접광고로 전향 중
2018-05-08 17:36:18 , 수정 : 2018-05-08 22:47:25 | 양재필 선임기자

여행 광고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아날로그 방식의 일방적이고 비효율적인 광고에서 효율성과 가성비를 높인 모바일 중심의 양방향 광고 기술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핀테크(Fin-Tech)의 하드웨어와 콘텐츠라는 소프트웨어가 결합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여행 광고 기법이 그 가치를 더해가고 있다. 종이에서 PC, PC에서 모바일로 광고 생태계가 급변하고 있고, 모바일이 이제 완전하게 패권을 잡기 시작했다. 여행산업의 지속가능한 생존은 이제 모바일과 콘텐츠를 제대로 이해하느냐 마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재필 선임기자 ryanfeel@ttlnews.com


여행업, 지면 광고 시대의 종말 

 


▲2012년도 여행사 신문광고

 


▲매체별 연간 이용률 추이 : 신문 등 오프라인 매체 이용률은 줄고 모바일 이용률이 급증하고 있다.

 

한때 광고의 꽃은 지면 광고였다. 특히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이라 불리는 유력 3개 신문사에 광고를 게재하는 것은 가장 효과적이며 파급력 높은 광고 기법 1순위였다. 지난 1989년 해외여행자유화가 시작되면서 여행 수요가 급증했다. 빠르게 사세를 넓히려던 주요 여행사들은 앞 다투어 여행 상품을 신문 지면에 광고했다. 이 후 10여년 넘게 여행 상품 지면 광고는 매출을 끌어다주는 최고의 홍보채널로 등극했다. 당시 주요 일간지 지면 광고 가격은 현재 가격으로 환산하면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억대를 넘나드는 광고 단가를 자랑했다. 그나마도 광고자리가 없어서 웃돈을 주고 로비를 해서라도 광고자리를 사수하기 위한 전쟁이 치열했다.

 

하지만 30여년이 지난 지금, 신문 등 오프라인 지면 광고는 가장 효율성이 떨어지는 광고 매체로 전락했다. 이미 유력 일간지 조중동 3사는 지면광고로 돈 버는 것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소문이 돈다. 단순히 광고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지면 수도 빠르게 줄고 있다. 이는 단순히 광고가 줄어서라기보다 오프라인 지면 구독자수가 빠르게 줄고, 점차 온라인 모바일 콘텐츠로 구독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포털과 디지털광고를 실을 수 있는 플랫폼들이 기성 언론매체와 합자회사, 위탁 등 콘텐츠광고사업을 추진하며 콘텐츠 품질과 소비자 관심과 직결된 클릭율(CTR) 효과가 일반 배너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모 유력 매체 광고부장은 “지면광고를 받아 신문 발간비 정도만 나와도 다행이다”며 “이전에는 온라인광고가 서비스였다면, 이제는 온라인광고에 지면광고 가격을 녹이는 형태로 상황이 변했다”고 말했다.  


현재 네이버 주제판을 합자운영 또는 위탁운영대행을 하는 매체들은 콘텐츠광고+지면광고 할인, 배너광고+지면광고비 할인 등으로 지면광고수입을 보존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광고대행과 콘텐츠제작을 겸하고 있는 전문 온라인대행사와 상품 종류로 경쟁을 벌이는 관계가 됐다. 전문 온라인대행사는 온라인 독자의 성향과 가독성을 고려한 최적화 콘텐츠로, 신문사는 기존 오프라인 매체의 인지도를 내세운 온·오프라인 광고패키지상품으로 경쟁구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닐슨코리아가 ‘2017 뉴스미디어 리포트’ 조사를 통해 ‘한 달간 뉴스를 볼 때 이용한 매체’를 묻는 질문에 종이신문을 읽는다고 답한 비율은 불과 1%. 정기구독률은 1996년 69.3%에서 현재 11.3%로 급감했다. 사실상 종이 신문은 광고 영향력과 효과를 위한 매체로서의 기능을 거의 상실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오프라인 지면은 하나의 단편적인 소식지, 혹은 온라인·모바일 콘텐츠·광고를 집행하기 위한 하나의 부가 서비스라는 상징적인 의미로 존재하고 있다.   

 

광고에서 결제까지 ‘일사천리’ 
모바일 커머스의 혁신




▲온라인 시장에서 모바일 광고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체 수많은 사람들은 어디에서 광고를 접하고 있을까. 이미 알다시피 광고 시장의 패권은 온라인 그 중에서도 모바일로 완전하게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모바일 광고 시장만 봐도 그 분위기를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2013년 10조원 수준에 불과하던 모바일 광고 시장은 현재 8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불과 5년 만에 800% 성장한 수치며, 그 속도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모바일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2010년 3%대에 불과하던 모바일 광고 시장 비율은 현재 30%를 넘은 상태다.  

 

수치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모바일 광고의 효용성은 끊임없는 의심을 받았다. 모바일 기기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지만, PC 시장의 효율성이 당시만 해도 더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모바일 하드웨어가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소프트웨어가 따라오지 못하면서 모바일로 광고를 한다는 것은 사실상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10여 년 만에 그런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됐다. 모바일의 소프트웨어가 상품 판매와 광고 게재에 최적화되기 시작하면서 광고 시장 패권이 빠르게 모바일로 넘어오고 있는 것이다. 과거 모바일은 검색용, PC는 결제용으로 인식이 분류됐었으나, 현재는 모바일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고 있다. 검색-광고/콘텐츠-결제까지 모든 것이 모바일에서 한 번에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의 혁신이 가미돼 있다. 소위 핀테크(Fin-Tech)로 불리는 모바일 중심의 금융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결제 시스템이 과거보다 훨씬 가벼워지고 편리해진 것이다. 

 

PC 결제 시 설치해야 했던 액티브X, 공인인증서 프로그램, 키 보안프로그램 등이 모바일에서는 간결해지면서 PC에서 검색해보고 오히려 모바일에서 결제하는 풍조까지 생기고 있다. 거기에 와이파이 등 무선 통신기술 속도의 향상으로 더 이상 업무, 게임 용 외에 PC를 켜는 일이 줄어들면서 모바일 집중화 현상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여행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과거 시스템을 고수하는 업체들의 경우 실적이 급감하거나 문을 닫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는 것. 제대로 된 모바일 페이지와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구비하지 않은 업체의 경우 여행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빠르게 멀어지고 있다. 반대로 그 빈약한 틈을 타고 최적화된 시스템과 물량으로 무장한 글로벌 OTA(온라인여행사)들의 기세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갈수록 스마트해지는 소비자
욕구·목적성의 브릿지 ‘콘텐츠’
 

 


▲여행 광고는 욕구와 목적성을 강조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하루 종일 모바일을 손에서 놓지 않는 사람들은 대체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 사람들은 이제 직접 광고조차 잘 보지 않는다. 경제 성장으로 이미 없을게 없을 만큼 다양한 소비를 구가하고 있는 만큼, 자신의 욕구나 목적에 맞지 않는 상품 광고는 굳이 보지 않고 넘겨 버리는 것이다. 이제 PC와 모바일에 남발되는 직접 상품광고는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얻는 것보다 불편함을 가중시키는 요소가 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직접광고의 폐해를 바꾸어나가는 것이 콘텐츠다. 다변화 되는 콘텐츠들은 직접광고에 지친 소비자들에게 ‘욕구와 목적성’을 불러일으키는 브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소비자가 휴가를 받아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 대형여행사들이 남발하는 상품 광고를 보고 빠르게 상품을 예약하는 사람 비율은 줄고 있다. 대신 소위 블로그(Blog), 포스트(Post), 브런치(Brunch) 등으로 불리는 인터넷 콘텐츠를 보고 신중하게 따지고 생각한 후,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여행 상품을 선택하는 비중은 늘고 있다.

 

오프라인 신문이 단편 일률적인 광고 매체였다면, 온라인 직접광고는 분석 가능한 효율을 추가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콘텐츠 광고는 직접광고가 이루지 못했던 새로운 홍보·마케팅의 기법을 재해석하는 지평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광고 같지 않은 광고가 ‘효자’
콘텐츠 마케팅의 중요성
  

 


▲콘텐츠화 된 광고는 거부감을 줄이고, 중장기적 매출에 효과적이다.

 

소비자들의 구매 형태는 갈수록 스마트해지고 있다. 결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하면 아무리 광고를 해도 구매로 연결되지 않게 된다.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방법은 많겠지만 요즘 분위기는 딱 2가지로 압축된다. 입소문이거나 제대로 된 광고기법이 바로 그것이다.


입소문은 그야 말로 내공의 영역이다. 실례로 제주도에 유명한 전복 김밥집이 있다. 이 김밥집은 사실상 어떤 광고도 하지 않지만 매일 수백 명이 장사진을 이루고, 오후 3시만 되도 재료가 다 떨어져 문을 닫을 정도다. 이 맛 집은 따로 광고를 안 해도 방송국에서 서로 와서 촬영하느라 바쁘다. 이건 오로지 본질적인 상품의 질이 월등해 입소문으로 대박을 낸 케이스다.


하지만 수천 개의 식당 중 이런 식당은 손으로 꼽을 정도다. 그만큼 쉽지 않는 일이다.


반대로 맛집 프로그램 등에 출현해 요리사가 요리를 선보였다거나, 블로그에 숨겨진 맛집으로 소개되면 일단 사람이 모여든다. 콘텐츠는 소비자들에게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구매로 연결시키는 간접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게 걸 맞는 광고기법만 추가된다면 매출이 배가 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이러한 콘텐츠화 된 광고기법은 여행업종의 생태계도 바꿔나가고 있다. 직접광고가 아닌 여행 체험기 형태의 친근한 밀착 콘텐츠로 잠재 소비자들에게 목적지와 상품 구매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광고기법을 ‘콘텐츠 마케팅’이라고 통칭한다. 콘텐츠 마케팅의 중심축을 이루는 개념은 바로 ‘네이티브 광고’다. 네이티브 광고는 광고주에 의해서 제공되는 정보를 마치 기사처럼 보이도록 디자인된 온라인 광고를 말한다.

 

미국 IPG 미디어랩(IPG Media Lab & Sharethrough)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네이티브 광고는 브랜드에 대한 친밀도를 32%로 증가시키고, 상품 구매욕구를 직접광고대비 18%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인들에게 광고 공유를 하겠다는 비율도 직접 광고 대비 13% 증가했다. 이 광고형태는 소비자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시각적인 소재를 활용, 콘텐츠와 유사한 형식으로 노출하여 광고의 거부감을 낮출 수 있다. 특히 광고 노출 영역이 제한되는 모바일 광고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모바일의 특성상 지나친 직접광고 영역이 제한되고, 콘텐츠 중심의 화면 구성이 주를 이루는 만큼 네이티브 광고가 주력 광고 기법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미 IT, 화장품, 경제 업계에서는 콘텐츠 마케팅이 대세로 이용되고 있으나, 여행업종에서는 콘텐츠 마케팅에 대한 인식 부족과 협소한 마케팅 예산 등으로 활성화가 제한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의 경우 중장기전인 홍보 마케팅 전략으로 콘텐츠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이 영역을 받아들이고 있는 추세다.

 

표적화 된 광고 기술의 진화
가성비와 효율 측정의 앙상블

 


▲매체 광고 기술이 중요해지면서 렙사 기업 가치도 오르고 있다

 


▲광고 노출에 대한 시스템 노출 수치 추적(Tracking) 리포트 

 

이제 광고는 유통의 영역에서 시스템의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 불특정 다수를 위한 직접광고의 남발에서 표적화 된 수요를 위한 간접광고의 세계로 변화를 시작한 것이다. 이미 다수의 광고주들은 광고 목적에 맞게 제안된 수치와 시스템을 측정하고, 광고 효율을 정확히 분석해 광고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광고상품에 대해 PV(페이지뷰), CTR(클릭율), CPC(클릭당단가), ROI(수익률), 전환율(판매율) 등을 측정해 최고의 효율을 보이는 곳에 광고를 집행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광고 켐페인 목적에 맞는 CPP(기간보장), CPM(노출보장), CPA(액션보장), CPI(설치보장) 등의 광고 형태를 조합해, 자사 상품이 최적의 브랜딩과 최대 판매가 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에 따라 광고 대행사와 시스템을 관장하는 랩사(Media Representative)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이 들은 광고주와 매체를 연결하고 각종 광고 기법과 분석툴을 사용해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는 광고를 연결하고 진행한다. 이러한 광고 기법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광고 채널을 만들어 내고, 빅데이터(Bigdata)를 활용한 새로운 광고 형태와 소비 트랜드를 제시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은 여행산업에서도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여행 상품은 판매 단가가 높고 상품별 수요층이 세분화되는 만큼 더욱 고도화된 광고 기법이 필요하다. 또 여행이라는 소비 특수성을 감안하여, 상품이 아닌 여행이라는 이미지 자체와 목적지에 대한 로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중장기적인 콘텐츠 마케팅도 중요해졌다. 국내 여행산업이 구시대적 시스템과 폐쇄성으로 인한 정체를 끝내고, 새로운 기술 변화와 광고 시장의 변화를 잘 흡수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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