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인사이트▶티티엘뉴스] 13년간 홍콩관광청을 이끌어 오면서 홍콩에 대한 한결같은 애정을 보여온 권용집 홍콩관광청 지사장
단순히 한국에 홍콩을 알리는데 그치지 않고 미처 알지 못했던 홍콩의 참모습을 발견하는 재미까지 일러준다. 홍콩은 하루만 보면 다 본 것이라고 불평하는 누군가에게는 하루는 관광객처럼 즐기고 하루는 현지인처럼 여행하기를 권했다며 사석에서조차 홍콩의 다채로운 매력을 쉼없이 알린다.
인터뷰 전 업계에서 권 지사장과 친분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소탈함, 다독가, 맛집 전문가, 트렌드세터(trendsetter) 등의 다소 화려한 단어들이 연상됐다. 막상 만나게 그는 자신을 화려하게 포장하거나 돋보이게 하는 것보다 ‘괜찮은 사람’으로 불리고 싶다는 소박한 희망을 피력했다.
글=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사진=권기정 기자 jhon@ttlnews.com
▲ 권용집 홍콩관광청 한국 지사장
Q. 홍콩에게 2018년은 어떤 해였습니까. 2019년 새해를 맞아 올해는 어떤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A. 아웃바운드 시장은 성장했지만 작년은 홍콩에게 그 어느해보다 치열한 해였고 한여름은 마이너스 성장을 할 정도로 힘든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한국인들의 여름 휴가 여행 스타일은 바다가 있는 휴양지에 고정화되어있는 상황이라 홍콩같은 도시지역의 수요를 끄는 것은 매우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콩은 도시지만 시원하게 여행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어필하고자 노력했다.
Q. 홍콩관광청 설립 초창기의 여행업계와 지금의 여행업계와 비교해 마케팅 전개에 어떠한 차이점이 있습니까.
A. 과거 방문객이 60만명일 때 홍콩 수요의 80%가 패키지였고 20%는 개별관광객이었다. 하지만 150만명의 방문객이 오는 지금은 80%가 개별관광객이고 20%가 패키지로 역전된 상황이다. 과거에는 여행사 대상 B2B 마케팅에 비중이 높았지만 지금은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B2C 미디어 마케팅에도 주력하고 있다.
마케팅 채널이 늘어난만큼 예산도 증가했다. 작년의 경우에는 10개 이상 방송에 촬영을 지원하기도 했고 우리의 전략에 맞는 상품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개별여행이 늘어났다고 해도 여행사는 아직도 홍콩관광청의 중요한 파트너다. 기본적인 패키지 상품이 구성되어 있어야 지역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권용집 홍콩관광청 한국 지사장
Q.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로 신선함을 선사하는 홍콩관광청의 마케팅 비결이 따로 있는지 궁금합니다.
A. 홍콩은 변신의 귀재라고 불리기도 한다. 작은 도시지만 다양함을 어필할 수 있는 강점도 있다. 우선 홍콩에서는 쇼핑부터 골목투어, 미식투어, 트레킹, 와인 등 다양한 테마여행이 가능하고 치안도 안전해 현지인처럼 여행이 가능하다.
관광의 본질이 체험하고 경험인데 이제 소비자들이 그 점을 명확히 잘 알고 있다.
홍콩은 이러한 수요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곳이고 홍콩관광청 한국지사는 한국시장의 트렌드에 맞게 창의적으로 콘텐츠를 가공하고 있다. 연중 다양한 축제를 만들어 여행사와 협력해 상품을 만들어 시장에 선보이는 점도 한국지사가 해내고 있는 큰 역할 중 하나다.
▲삼수이포 길거리 음식. 보기만 해도 군침이 절로 나온다.
Q. 창의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홍보해야 하는 입장에서 아이디어의 원천이 있으신지요.
A. 사실 지금 위치에서는 방향을 제시할 뿐 젊은 직원들에 비해 최근 트렌드를 먼저 파악하거나 아는 것에 취약하다.(웃음) 기본적으로 직원들과 회의 중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얻는다.
무엇보다 아이디어는 갑자기 나올 수 없다. 때문에 신문, 잡지, 책 등을 보다가 나에게 필요하다 싶거나 좋은 말이 있으면 바로 메모를 한다. 그리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 희미하게 답이 보인다.
Q. 사회적으로 세대간 갈등이 불거진 적도 있었는데 젊은 직원들과의 세대 차이를 극복하는 개인적인 방법이 있으십니까.
A. 직원들과는 허물없이 지내고 있다. 직원들이 직급에 관계없이 나에게 싫은 소리도 곧잘 하는데 요즘은 나이가 들었는지 이런 소리를 들으면 서운해서 삐지기도 한다.(웃음)
Q. 다독가로 알려져 있으신데 최근에는 어떤 책을 읽고 계십니까.
A. 요즘은 ‘당신이 좋다’라는 책을 읽고 있다. 우연히 신문을 보다가 문 대통령이 이 책을 통해 ‘공감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라고 느꼈다는 기사를 접해서 읽게 됐는데 공감이 필요한 삶이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인상적이다.
원래 여러 책을 동시다발적으로 읽는 편이라 이 외에도 그리스인 조르바, 미셸 오바마의 자서전인 비커밍, 영문서적 한권까지 4권을 함께 읽는 중이다.
Q. 사회적 가치를 위한 별도의 개인적인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A. 지금은 별다른 활동을 하고 있지 못하지만 은퇴 후에는 1년간 아프리카로 봉사를 떠날 계획을 아주 옛날부터 가지고 있었다.
오드리 햅번처럼 봉사하는 삶을 꿈꾸고 있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건강관리도 하고 있다. 크리스천으로 꿈과 비전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Q.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A. 딱히 거창하게 특별한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서 건강관리라고 말할 것이 없다.
아침마다 가볍게 맨손 체조를 10분 정도 한다. 걷는 것을 좋아해 많이 걸으려 하는데 평소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고 있다.
Q. 신년을 맞아 여행업계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아웃바운드 시장이 커졌지만 여행업계의 악재는 지속되고 있고 올해 역시 업계가 편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앞선 정보력으로 무장한 여행객에게 오히려 여행사가 이끌려가는 상황이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업계에서 질적으로 우수한 관광상품을 다양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콩 헤이 팟 쵸이(Kung Hey Fat Choy, 광동어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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