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여행·외식비는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출이다. 경기가 나빠지면 여행·외식비부터 줄어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난 5월과 6월에는 주거비·의료비 등 필수지출의 지출계획이 줄어들고 여행·외식비 등 기호지출의 지출계획이 늘었다.
컨슈머인사이트의 5월과 6월 소비지출심리에 따르면 △주거비 △교통/통신비 같은 필수지출 의향이 대폭 하락했다. 특히 별다른 변화 없이 평탄하던 주거비 지출심리가 한 달 사이 104.0에서 96.8로 7.2포인트나 하락했다. △내구재 구입비도 83.9에서 77.9로 하락했다. 반면 소비자들이 지갑을 꼭꼭 닫던 기호지출인 여행비와 외식비는 증가했다. 이 기간에 △여행비는 79.5에서 85.6으로 △외식비는 81.1에서 84.9로 급등했다.
5월·6월 여행지출계획 왜 증가했을까
컨슈머인사이트는 여행업계의 여름 마케팅의 영향을 원인으로 꼽았다. 여행비 지출 변화는 5월 5주 차와 6월 1주 차 간에 발생했는데, 이 기간 △주거비는 104.5에서 97.8로 △내구재 구입비는 85.2에서 77.7로 각각 6.7포인트와 7.5포인트 급감했지만 △여행비는 78.6에서 86.3로 △외식비는 79.4에서 84.3으로 각각 7.7포인트와 4.9포인트 급등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변화의 방향과 크기를 구체화하기 위해 응답률의 차이로 이동률을 구했다. 내구재의 경우 줄어들 것으로 느끼는 부정 반응이 일주일 사이 12.4%p나 늘었다. 주거비도 같은 기간 부정반응이 11.6%p늘었다. 반면 여행비는 증가할 것이라는 긍정반응이 10.3%p 늘었다.
▲2019 하나투어 여행박람회(출처: 티티엘뉴스 사진DB)
기호지출 의향이 급등한 것은 여름휴가를 앞둔 여행업계의 공격적 마케팅 효과로 해석됐다. 6월 6일 코엑스에서 서울국제관광산업박람회, 7일 킨텍스에서는 하나투어 여행박람회가 시작되는 등 여름휴가 여행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뤄진 기간이었다. 트립어드바이저, 인터파크 등 온라인여행사이트(OTA)도 이 기간 여행상품 세일을 포함해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이 기간에 휴가철을 앞두고 값싼 여름휴가 상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관심으로 지출계획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빠르게 원상회복한 일시적인 현상, 문제는 제조업
소비심리는 일주일 정도 지속한 후 6월 2주 차부터 원상태로 돌아오는 현상이 나타났다. 또한 컨슈머인사이트는 내구재 소비 부진으로 제조업 전체가 후퇴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내구재는 자동차, 가구, 전자제품 등의 내구성을 갖고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는 재화를 말하는데, 이런 내구재 소비가 줄어들면 제조업이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
여행업계는 제조업의 후퇴로 인한 경기침체뿐 아니라 외부적인 영향도 받고 있다. 한일무역갈등으로 시작된 일본여행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여행 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일본노선 탑승률은 70%에 머물고 있으며, 모두투어는 2분기 실적이 적자전환하는 등 여행업계의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
강지운 에디터 jwbear@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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