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여행시장에서 점점 먹거리가 사라지고 까다로워지는 고객들을 수용할 수 있는 대안으로 NDC(New Distribution Capability)가 떠오르고 있다.
NDC는 지난 2015년 IATA(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국제항공운송협회)가 제정한 XML을 이용한 새로운 항공권 예약·판매 기술표준으로 기존 GDS를 보완하는 정보를 가지고 있는 프로토콜이다. 기존 GDS가 항공기 출·도착시간, 비행시간, 항공권 가격 등 제한된 정보를 제공한 것에 비해 NDC는 항공기의 출도착, 비행시간 등 기본 정보 외에 기내식과 좌석 위치 선택, 수하물 무게와 개수, 기내 무료 인터넷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NDC의 강점: ‘새로운 여행 유통시장에서 경쟁력 제공’
지금까지 항공 예약 시스템은 GDS를 기반으로 항공사의 요금과 스케줄, 좌석까지 이 세 가지 핵심 정보들을 알기 쉽게 구현한 여행사의 사이트 혹은 전문 예약 사이트에 들어가서 구매하는 방법으로 진행돼왔다.
또한 NDC는 글로벌 자사요금체계가 적용되어 여행사나 항공사가 아닌 소비자가 직접 항공권을 취소·변경하거나 자동 발권할 수도 있으며 무엇보다 GDS에 지불하는 비용을 절약해 요금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다.
기존 GDS가 항공 스케줄 예약에만 특화되었다면 NDC는 항공권 예약 판매는 물론 다양한 부가상품(수하물, 기내식, 좌석 배정, 기내 인터넷, 오락, 호텔 예약 등 연계 서비스)까지 직접 온라인 예약 및 판매 기능을 확대했기 때문에 세분화되는 여행자들의 요구에 대처가 가능하다.
NDC 서비스를 연동하면 소비자는 항공권 발권 시부터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혜택이 다양해진다. 여행사 사이트에서도 기존보다 좀 더 저렴한 운임의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되며, 좌석 지정이나 수하물 추가, 엔터테인먼트 선택 등 항공권 발권 시부터 맞춤 선택이 가능해진다. 결과적으로 고객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NDC의 또다른 강점은 비용 절감이다. NDC는 기본적으로 인터넷, 통신 등의 표준화에 가장 적합한 방식인 XML 기반으로 구성되었다. GDS가 특정 항공기술 기업의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라면 NDC는 IATA가 표준화한 프로토콜을 항공사가 적용하고 여행사 등이 이를 활용하면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 GDS에 지불하는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서비스 개인화 시대…NDC 도입은 이제 필수
그동안 잘 써왔던 GDS시스템을 두고 왜 이제 NDC라는 새로운 모델에 주목해야 할까. 우선 이제는 항공 예약 시스템의 다변화를 꾀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GDS가 제공하는 시스템은 오래전 여행시장이 발달하면서 종이 항공권을 판매할 때부터 만들어진 것이다. 대략 60여년 된 모델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여행시장 트렌드가 변모하고 여행객들의 요구가 세분화되면서 NDC의 등장은 이에 따른 항공 예약도 고도화를 해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유럽시장에서는 항공사들이 GDS에 지불하는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으로 각사마다 NDC 구축에 노력해왔다.
그중에서도 독일항공(LH), 스위스 국제 항공(LX), 오스트리아 항공(OS) 등을 보유한 루프트한자그룹은 ‘NDC 도입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을 주장하며 선도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루프트한자그룹의 경우 지난해부터 투어비스, 하나투어 등 메이저 여행사들과 협력, NDC 파트너 프로그램(NDC Partner Program)을 우리나라에 도입해 항공권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루프트한자그룹의 NDC 파트너 프로그램만 봐도 항공사가 직접 NDC를 개발해 여행사와 협력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시너지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루프트한자그룹의 웹사이트를 통해 제공되는 NDC 파트너 프로그램은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새로운 프로그램은 △NDC 스마트 오퍼(NDC Smart Offer) △NDC 보너스(NDC Bonus) △기술 구성 요소에 관한 정보와 함께 연결된 판매 협력사의 이용 지원 및 관련 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이뤄졌다. NDC 기반 솔루션인 ‘SPRK(스파크)’를 이용하기 원하는 여행사는 웹사이트에 공개한 양식을 작성한 후 등록할 수 있으며, 스파크를 이용하면 예약 및 서비스 플랫폼 접근 권한을 가질 수 있다.
알레한드로 아리아스(Alejandro Arias) 루프트한자그룹 항공사 한국 지사장은 “이러한 NDC 스마트 오퍼를 이용 시 협력사뿐만 아니라 한국의 일반 승객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NDC 솔루션을 사용하는 협력사를 통해 루프트한자그룹 항공사의 유럽 항공권을 합리적인 요금으로 구매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높은 NDC의 장벽 …그럼에도 항공사•여행사가 준비해야 하는 이유
NDC가 한국여행시장에 필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도입에 필요한 실질적인 장벽은 여전히 높다. 우선 NDC를 이용해 여행사가 항공발권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제반 기술 및 여행사의 경우 웹사이트 개편 등이 필요하다. 여기에 여행사는 GDS와 나누는 수익 구조가 사라지고 항공사에게 직접 프로모션 비용을 지원받거나 가격 할인을 해야 하는 식으로 비즈니스 모델 구조가 기존과 달라지게 된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다.
무엇보다 작금의 여행시장에서는 100원 가량의 차이에서도 소비자의 선택이 좌우하기 때문에 항공사와 여행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수익은 점점 작아지는데 GDS에 항공사들이 부담하는 비용은 점점 커지고 있다. 개별발권이 높아졌다고 해도 최대 20%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80%는 여행사 판매에 의존해야 하는데 상황을 타개할 자구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GDS는 오랜시간 여행시장이 의존해왔던 예약시스템이지만 여행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NDC라는 또하나의 시스템을 준비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자발적인 NDC 시스템을 개발해 IATA의 레벨을 획득한 국내 항공사나 여행사는 없다. 전문적인 개발력이 부족한 항공사나 여행사입장에서는 직접적인 개발은 언감생심이고 지속적인 시스템 관리마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폴라리움같은 여행 전문 IT Provider(아이티 프로바이더)가 제공하는 서비스 도입이 대두되는 것이다.
▲ 양중근 폴라리움 부사장
생존전략이 된 NDC…한국 NDC 리딩 서비스 이용에 주목 필요
▲ 투어비스 NDC 요금 다낭
▲ 투어비스 NDC 요금 뮌헨
투어비스와 타이드스퀘어의 경우 IT Provider 기업인 폴라리움과의 협력을 통해 NDC를 통한 항공 요금을 개시하고 있다. 폴라리움은 여행산업 분야의 IT원천기술을 개발해 항공권 및 호텔 예약 플랫폼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IATA의 기술 인증을 통해 한국의 NDC 기술을 글로벌 기준에 부합시키는 중이다.
폴라리움은 지난 2018년 8월, IATA로부터 세계에서 7번째로 ‘NDC IT Provider Level 3 인증’을 받고, 2019년 상반기부터 투어비스에 LH(독일항공)과 BA(영국항공) 등의 유럽 항공사와 NDC 표준을 직접 연동해 항공권 예약/발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반기인 10월에는 국내 최초 NDC Aggregator Level4를 획득하며 NDC 시장을 발빠르게 선점하는 중이다.
폴라리움이 NDC 표준을 먼저 적용한 투어비스를 통해 편도, 왕복, 다구간 등 다양한 경로의 유럽 항공권 운임을 확인해보면 NDC를 활용한 직접연동운임이 일반 운임보다 최대 20만원 이상 저렴하게 발권이 가능한 결과가 나와 개인 및 단체 여행객들의 요구에 최적화된 요금을 노출할 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양중근 폴라리움 부사장은 현재 항공사나 여행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능력만으로는 경쟁력을 가져가기 어려운 시장임을 지적하며 “글로벌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가세해 점점 더 싸게 팔고 여행사업은 거의 온라인화 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체가 경쟁력을 가져가려면 GDS만 필요한게 아니라 NDC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부사장은 “LCC의 판매율이 높은 상황이지만 LCC 중에는 GDS에 요금 노출을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필수 불가결해진 상황이 된 것이다. NDC 도입은 이제 생존전략에 가깝다”고 말했다.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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