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중 타격을 입은 여행관광 생태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사실상 올스톱 상태인 해외여행은 물론 국내여행 전망도 암울하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여행지출 심리마저 시간이 흐를수록 싸늘하게 식으며 사상최악을 향해 치닫고 있다. 국내외 여행을 막론하고 앞으로 1년간 소비자들의 여행지출을 줄인다는 심리가 다시 여행을 한다는 심리를 앞지르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상전벽해 수준을 예고하고 있다.
여행전문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매주 수행하는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6000명)에서 여행 소비자를 대상으로 향후 1년간 국내와 해외여행 관련 지출이 각각 어떻게 변할 것 같은지 묻고 그 결과를 분석했다. 2017년 이후의 결과를 분석했으며, 5월은 2주차(17일)까지 조사했다.
조사 결과 소비자들의 여행지출 의향은 국내외 모두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5월 조사에서 앞으로 1년간 국내여행 지출을 '줄일 것'이라는 응답은 38%로 조사시작 이래 가장 많았다.[국내여행 지출의향 참조]
▲국내여행 지출의향
반면 '늘릴 것'이라는 응답은 27%에 그쳐 최저치를 기록했다(월별 기준). 국내여행 지출 축소 의향이 확대 의향을 앞선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 3월 이후 처음 나타난 결과로 이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늘릴 것'과 '줄일 것'의 차이를 구하면 2019년에는 '늘릴 것'이 18%p(35%-17%) 높았으나 금년 5월에는 '줄일 것'이 11%p(38%-27%) 많게 역전되었다.
▲해외여행 지출의향
해외여행의 경우는 훨씬 더 심하다. 향후 1년간 해외여행 지출을 '줄일 것'이라는 응답은 5월 기준 59%에 달해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 1월 24%에 비해 2.5배 가량 폭증했다.[해외여행 지출의향 참조]
반면 '늘릴 것'이라는 응답은 17%에 그쳤다. '늘릴 것'과 '줄일 것'의 차이를 구하면 2019년에는 '늘릴 것'이 15%p(39%-24%) 높았으나 금년 5월에는 '줄일 것'이 42%p(59%-17%) 많게 역전되었다. 상상하기 어려운 크기의 변화가 5개월 사이에 나타났다. 팬데믹으로 하늘길이 막힌 것을 감안하더라도 5개월간 천지개벽 수준의 변화가 일어났음을 보여준다.
사실 국내 소비자들의 여행지출 심리는 여행 경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2017년 이후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여왔던 상황이다.
이를 두고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3금조치, 헝가리 여객선 침몰, No재팬 운동 등 여행산업에 악재가 잇따랐고 경기침체에 따른 실물경제 위기감도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출 축소 의향이 확대 의향을 처음으로 역전했다는 데 심각성이 있으며, 더 심각한 것은 역전의 크기가 관광산업의 존망을 우려할 만큼 크다"며 "교통, 요식, 숙박, 유통 등 풀뿌리경제와 밀접하고 고용규모도 커 국내 경제의 중요한 한축인 관광산업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최소한 코로나 종식 후 산업을 되살릴 불씨만이라도 지켜내는 특단의 조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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