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남태평양 국가 사모아(Samoa)에서 가장 큰 국가행사인 테우일라 축제(Teuila Festival)가 9월 1일부터 7일까지 사모아의 수도 아피아에서 열린다. 1991년부터 시작된 테우일라 축제는 화려한 불 쇼와 춤사위, 맛있는 먹거리 등 폴리네시안 문화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다. 페스티벌 기간 중에는 미스 사모아(Miss Samoa) 선발대회도 열린다.
독립국 사모아는 10개의 섬으로 이루어졌지만, 국민 대부분 수도 아피아가 있는 우폴루(Upolu) 섬과 남태평양에서 세 번째로 큰 사바이(Savaii) 섬에 거주한다. 우폴루 섬은 섬 자체가 하나의 식물원이라 해도 좋을 만큼 꽃과 풀이 무성하다. 과거 독일에서 지배할 당시 도로를 깔아 도로 사정도 훌륭하고 교통 연결망이 잘 갖춰져 있어 자유여행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에메랄드 빛 바다와 연중 온화한 기후, 접근성 좋은 관광명소, 다양한 가격대의 숙소가 있어 특히 혹한을 피해 따뜻한 나라에서 장기체류를 원하는 자유여행자들과 짜여진 일정에 구애받지 않고 편안하게 둘 만의 여행을 즐기고자 하는 허니무너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사모아의 전통가옥인 '팔레(Fale)' 형태의 숙소의 경우, 아침과 저녁식사를 포함해 9만 원 정도면 예약이 가능하다. 세계에서 가장 여행 안내서 출판사인 론리플래닛은 사모아를 '남태평양에서 가장 가성비가 좋은' 나라로 꼽기도 했다.
▲토수아 오션 트랜치
남태평양에서 가장 큰 해구인 토수아(To Sua)와 세계 7대 해변 중 하나인 랄로마누(Lalomanu) 비치가 사모아의 가장 유명한 관광명소다. '문신의 기원지'이기도 한 사모아는 남자의 경우 허리부터 무릎까지 빼곡히 문신을 하는 독특한 나라다. 테우일라 축제 기간에 사모아를 방문하면 전통방식으로 문신을 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또한 사모아는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나라로, 독립국 사모아에서 미국령 사모아까지는 비행시간으로 30분 정도 걸리는데, 두 나라 사이에 시차는 무려 24시간이다. 이는 두 나라 사이에 날짜변경선이 지나가기 때문인데, 시간여행을 즐기기 위해 해가 바뀌는 12월 31일과 생일 등 기념일에 사모아를 찾는 사람들이 특히 많다.
사모아의 국적기인 사모아 항공은 설립 초기부터 승객의 체중에 따라 항공료를 받는 '중량제 항공료'를 도입한 유일한 항공사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면 항공료를 더 비싸게 받기 때문에 사모아에 갈 때는 다이어트를 하고 가는 게 좋다. 물론 몸무게가 과도하게 많이 나가는 승객에게만 적용이 되는 규칙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비만도가 높은 나라인만큼, 이들에게는 나름 합리적인 제도인 셈이다.
우리나라에는 다소 생소한 여행지이지만, 사모아는 '하마터면' 우리나라가 될 뻔한 나라다. 6·25 전쟁 당시 맥아더 장군이 파견한 월튼 워커 중장은 전쟁으로 대한민국이 패망하면 이승만 등 대한민국의 주요 인사들을 사모아로 피난시켜 망명 정부를 구성하려는 계획을 세웠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로 전면 무산됐지만 만약 전쟁이 지속되었다면 사모아가 제2의 한국이 될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다. 과거 60년대 원양어선 기지였던 미국령 사모아에는 한 때 2000명 정도의 한국사람이 살았고, 지금은 약 300명 정도가 남아있다.
그러나 독립령 사모아에 주민으로 거주하는 한국인은 0.5명이라고 할 수 있다. 아버지가 한국인이고 어머니가 사모안인 제리 브런트(Jerry Brunt) 주 사모아 한국 명예영사가 유일한 한국사람이다. 그의 딸은 방탄소년단(BTS)의 열성팬이다.
▲ 제리 브런트(Jerry Brunt) 주 사모아 한국 명예영사(사진 오른쪽), 왼쪽은 박재아 남태평양관광기구 대표
사모아에서는 현재 케이팝(K-Pop)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 5월 사모아 수도 아피아의 오라토호텔(Orator Hotel)에서 개최한 '한-사모아 우호의 밤'의 주제가 K-Pop일 정도이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도 K-POP 커버댄스 및 공연 등으로 한류 분위기를 이어갈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사모아 우호의 밤'에서 K-Pop 공연을 펼친 루이스스티븐슨 중학교 학생들(사모아관광청 제공)
사모아는 10월 1일부터 인천-난디(피지) 노선이 단항되기 때문에 피지나 뉴질랜드를 경유해야 한다. '한정판 여행지'가 될 피지를 거쳐 사모아를 가는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남태평양 여행의 새로운 계획이 될 전망이다.
편성희 기자 psh4608@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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