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홍콩에서 자전거는 이동수단이기 보다 하나의 레저활동이다. 국제 사이클 선수권 해머 시리즈 (Hammer Series)의 피날레를 주최하는 유일한 아시아 도시이면서 지난 2015년부터 주최하고 있는 홍콩 사이클로톤(Hong Kong Cyclothon)을 개최해 명실상부 사이클 여행지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다. 홍콩 사이클로톤의 경우 전 세계 아마추어 사이클리스트들이 모여 세계적으로 유명한 홍콩 스카이 라인 아래 랜드마크인 칭마 대교 (Tsing Ma Brige)를 비롯해 30, 50km 코스를 질주하며 홍콩의 경관을 만끽하는 대회이자 축제의 장으로 자리잡았다. 

전문적인 사이클을 즐기지 않더라도 주말이면 홍콩 현지인들은 오래된 마을이나 홍콩의 우거진 녹지들을 지나며 홍콩의 자연을 맘껏 즐기고 있다. 아시아 에코 여행지 No.1 홍콩에서 즐길 수 있는 자전거 유명 코스들을 모아봤다. 

타이포는 홍콩에서 자전거 코스로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이다. 이를 증명하듯 타이포마켓 역에 내리면 이미 홍콩 어느 곳보다 자전거를 끌고 다니는 이들이 넘쳐난다. 역 근처에는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는 곳들을 쉽게 찾을 수 있어 여행자들도 자전거를 빌려 즐길 수 있다. 

타이포 자전거 코스가 인기가 높은 이유에는 마천루로 가득한 홍콩섬을 벗어나 마치 다른 곳에 와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박진감 넘치는 드래곤 보트 페스티벌이 열리는 싱문강(Shing Mun River)에서 시작해 과거 진주가 풍부했다는 톨로 하버(Tolo Harbour)를 감싼 수변 산책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 갈 수도 있고 스페인식 가옥들로 가득한 시골 어촌마을을 지나 타이메이 툭(Tai Mei Tuk)의 거대한 플로버 코브 저수지(Plover Cove Reservoir)를 눈 앞에서 마주할 수 있다. 

또한 홍콩에서 면적과 부피 면에서 1, 2위를 다투는 규모의 세계 최초 민물 해안 호수의 동남쪽으로 쭉 뻗은 2km 길이의 도로에서 한쪽에는 에메랄드 빛 물이, 다른 한 편에는 푸른 바닷물이 유유히 흐르는 이색적인 광경도 마주하게 된다. 근처 플로버 코브 컨트리 파크를 거닐다 400년 이상 된 하카족(Hakka) 양식의 기와지붕 집 마을, 우카우탕(Wu Kau Tang)과 울창한 숲 안쪽 비밀 폭포를 만날 수 있다.

홍콩에서 가장 크고 섬 면적 절반이상이 국립공원으로 이뤄져 ‘홍콩의 폐’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란타우섬은 우거진 산악 지형의 어촌마을로 전문 사이클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남부는 홍콩에서 가장 큰 란타우 사우스 컨트리 파크 (Lantau South Country Park)가 위치, 이 공원을 따라 카우링청 캠핑장 (Kau Ling Chung Campsite)에서 시작, 섬의 동쪽 해안, 무이우 (Mui Wo)까지 21km에 달하는 코스가 완비되어 있다. 깍아지른 듯한 산비탈과 둑을 따라 바위가 있는 독특한 풍경을 자아내는 삼각형 모양의 세크픽 (Shek Pik) 저수지와 작은 어촌 마을들을 지나는 시골길을 달리다 고개를 들면 이착륙을 하는 비행기들이 색다른 광경을 만들어준다.

멀리 갈 필요없이 홍콩섬에서 유일하게 정식 지정된 산악 자전거 노선인 드래곤스백도 자전거 마니아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다. 마천루를 뒤로 하고 경치가 뛰어난 등산로가 섬의 남북을 가로지른다. 중상부 능선을 따라 오솔길과 숲길이 이어지는데 제법 평탄하지만 때로는 좁고 바위로 울퉁불퉁하다. 

산의 푸르름과 바다의 시원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용의 능선을 타고 내려오면 200여년 된 한적한 어촌 마을, 섹오 빌리지(Shek O Village)가 나타난다. 아담한 주택들이 줄지은 골목들 사이를 지나 섹오 비치(Shek O Beach)에서 시원한 바닷물에 발을 담그거나 서핑으로 더위를 식혀보자.
 

서구룡 문화지구(The West Kowloon Cultural District) 내 서구룡 예술 공원도 명품 산책길로 이름높다. 나무와 넓은 초록 잔디밭으로 조성된 서구룡 예술 공원은 빅토리아 하버를 따라 침사추이까지 평평한 수변 산책로가 뻗어있는데 이 해안 산책로에서 홍콩 시민들은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를 대여해 여유를 즐긴다. 

일출과 일몰, 해의 높이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빅토리아 하버와 바다 건너편 홍콩섬의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 촬영도 가능하다. 
한편 서구룡 문화지구는 구룡 반도의 서쪽 바닷가 약 12만평의 면적에 세워진 새로운 개념의 문화예술 지구로 2019년 1월 개관한 시취 센터 (Xiqu Centre)를 필두로 총 10개의 문화예술 시설이 차례로 들어서고 있다.

자료제공=홍콩관광청
글=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디자인=임민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