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 뉴스] Real Hong Kong '구룡반도' 어디까지 가봤니?
눈과 입이 즐거워지는 홍콩의 구도시 탐험
2021-01-08 13:05:00 , 수정 : 2021-01-08 19:18:33 | 임민희 에디터

 

[티티엘뉴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의 문화가 기묘하게 공존해 다양한 매력들이 어우려진 홍콩의 구룡반도는 20세기 초부터 시작된 대규모 개발과 함께 전통적인 주거, 상업 그리고 공업 지역에서 문화와 예술까지 진짜 홍콩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관광의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구룡반도의 중추로 영국인들이 구룡반도에 건설한 첫번째 도로인 나단 로드 (Nathan Road)는 남쪽 끝의 침사추이 (TST - Tsim Sha Tsui)부터 북쪽의 삼수이포 (SSP - Sham Shui Po)까지 이어진다. 삼수이포는 ‘홍콩의 새로운 문화 수도’라는 수식어와 함께 주말이면 오랜 도심의 문화를 향유하는 젊은이들로 북적인다.


그밖에 44m의 시계탑이 우뚝 선 해변 산책로, 도심 속 휴식처인 구룡 공원, 영화 <첨밀밀>에서 여명과 장만옥의 로맨스가 싹트던 캔톤 로드의 명품 거리, 홍콩의 독특한 문화적 유산을 대표하는 홍콩 미술관 (HKMoA), 쇼핑과 관광을 넘어 ‘문화예술’로서의 도시 정체성을 굳건히 해주는 서구룡 문화지구, 스트리트 마켓의 대표 주자, 템플 야시장과 몽콕 레이디스 마켓, 페닌슐라 호텔의 애프터눈 티, 삼수이포의 다이 파이 동까지 핫스팟들이 가득하다. 


변화의 중심에 있는 진짜 홍콩, 구룡반도의 Streets TO Stars를 만나보자.

 

 

청킹 맨션 (Chungking Mansion) - 들어선 순간 영화 속 주인공

다른 성격과 기능을 가진 공간들이 한 건물에 모여있는 주상복합 건물인 청킹 맨션은 다국적 이민자들이 만들어가는 이질적인 문화와 문물이 뒤섞인 홍콩의 특징을 표상하기도 한다.
 

<첨밀밀>, <중경삼림; Chungking Express>에 등장하기도 했던 17층짜리 건물에 들어선 촘촘한 상점들 사이를 걷노라면 마치 홍콩 영화의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덴마크 출신 여행가 Thor Pedersen은 그의 블로그인 ‘Once Upon a Saga’에서 청킹 맨션을 ‘’50여개 국적 출신의 사람들과 그들의 문화가 묘하게 뒤섞인 ‘홍콩의 UN’과 같은 곳'이라고 표현했다.
 

성냥갑처럼 집과 상점들이 켜켜이 쌓여 여행자들의 탐험 욕구를 자극하는 이 곳은 여전히 왕가위 감독을 비롯한 여러 아티스트들의 영감의 대상이 되고 있다.

 

K11 Musea - 문화가 살아 숨쉬는 홍콩 신흥 스팟

홍콩의 새로운 인스타그래머블 스팟으로 떠오른 K11 MUSEA (뮤제아)는 전 세계의 건축가, 디자이너, 예술가, 환경 운동가 등 100여명이 참여한 복합 문화 공간이다. 쇼핑몰과 디자인 센터의 중간 지점에 있던 K11이 추구해오던 사람, 자연, 디자인을 보다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건물 외벽을 둘러싼 식물, 내부 곳곳의 식물 그리고 루프탑의 작은 농장들로 구현된 지속 가능한 미래, 즉 사람과 자연을 생각한 공간에 예술과 문화를 더하고 200여개의 다양한 브랜드 샵들이 입점해 있다.
 

그중에서도 ‘오페라 씨어터’라 불리는 35m 높이의 아트리움은 이곳의 하이라이트. 
 

천장의 원형 창을 통한 자연광과 1800개의 전구들에 둘러싸인 골드 볼 그리고 현지 장인들과 ‘LAAB’의 건축가들이 손으로 그린 거대한 유화 패널이 어우러져 마치 대성당이나 은하계에 발을 내디딘 듯한 느낌을 준다. 

 

티파니 블루 박스 카페 (The Tiffany Blue Box Cafe) - 눈과 입으로 즐기는 보석 

170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여성들의 마음을 훔쳐온 티파니의 티파니 블루 박스 카페가 뉴욕 5번가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홍콩에 자리잡았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플래그십 스토어로 직사각형의 투명, 티파니 블루 컬러의 스테인 글라스 조각들이 실버 프레임으로 짜인 인테리어는 ‘티파니’라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전달한다.
 

오드리 헵번이 매장 밖에서 먹던 크로아상 같은 클래식 메뉴와 브런치, 티파니 블루 박스 모양이 올라간 시그니처 블루 박스 토스트, 티파니 애프터눈 티 그리고 신선한 제철 식재료에 독창성을 담은 식사 메뉴까지. 모든 메뉴들은 티파니 블루 컬러 차이나에 실버 식기류와 함께 서빙된다.

 

템플 야시장 (Temple Night Market) - 높은 빌딩 속 진짜 홍콩

해질녘부터 상인들이 빼곡하게 들어서는 야시장에서는 축제와 극장이 가미된 중국 시장의 전형적인 특징을 마주할 수 있다. 
 

틴하우 사원 근처 템플 야시장은 침사추이에 위치한 대표적인 관광지이자 홍콩의 10대 명소 중 하나로 늦은 오후가 되면 상인들 뿐 아니라 경극 배우들과 점술가들도 모인다. 야시장의 초입에 자리잡은 점집에서 나무 새장 속 작은 새가 손님들의 미래를 점쳐주고 길거리 노래방의 손님들이 야시장에 대한 흥을 돋우어 준다. 
 

1km 남짓 다소 투박하지만 다양하고 활력이 넘치는 이 홍콩의 할렘에서 매일 밤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지고 작은 장신구류부터 다기, 전자기기, 시계, 남성 의류, 골동품 등을 구경하며 길거리 음식도 즐길 수 있다.

 

오이만상 (Oi Man Sang, 愛文生) - 밤에 만나는 ‘이국적인 분위기에 취하는’ 홍콩식 선술집

어둠이 내리는 저녁 무렵이면 셔터가 닫힌 상점들 앞으로 노천 식당인 다이 파이 동 (Dai Pai Dong, 大排檔)이 시작된다. 화려한 네온 사인들 아래 부산스럽고 시끄러운 광둥어 사이에서 이국적인 분위기에 취하고 맛있는 음식에 몸이 즐거워진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들어선 다이 파이 동은 홍콩의 독특한 문화 유산으로 2016년 3월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돼있기도 하다. 
 

현재 공식적으로 28개의 다이 파이 동이 운영되는데 그 중 반절인 14개가 삼수이포에 위치한다. 1956년부터 영업을 시작하여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다이 파이 동 중 하나이자 홍콩 5대 다이 파이 동으로 꼽히는 오이만상은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에서 백종원 셰프가 방문해 한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마늘 플레이크를 듬뿍 넣은 게 볶음과 쇠고기 간장 볶음 등, HKD $60~$130 (1~2만원 내외) 정도면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로즈우드 호텔 (Rosewood Hotel) - 홍콩 럭셔리 호텔의 지각 변동

침사추이 옛 신세계 센터의 자리에 위치한 로즈우드 호텔은 비즈니스와 금융 중심에서 진정한 글로벌 문화 수도로 발전하고 있는 홍콩을 느낄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호텔 곳곳의 동서양 문화를 품은 예술 작품과 홍콩 도심과 하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환상적인 뷰 그리고 세심한 고객 중심 서비스가 조화를 이룬다. 
 

스피크이지 컨셉의 다크 사이드 (Dark Side)는 라이브 재즈와 함께 숙성된 증류주들과 세련된 칵테일들을 선보이고 홍콩의 전통 차찬텡 (Cha Chaan Teng) 식문화를 세련되게 표현한 홀트 카페 (Holt’s Café)는 옻칠된 나무벽 인테리어로 홍콩의 전통적 이미지를 구현한 공간에 유럽의 커다란 카페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가구들을 채워 동서양의 문화가 혼재된 홍콩을 박제한 듯 하다. 


최근에는 1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제한하고 호텔과 가까운 거리의 농장에서 직접 재배하는 채소들을 사용, 탄소 발자국을 줄여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호텔 업계의 트렌드를 보여준다. 

 

기획=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제작= 임민희 에디터 lmh1106@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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