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최근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남북 도시 간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말하고,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등 우리 정부 주도의 남북 교류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특히 이 장관 후보자는 ‘개별 관광’이라는 구체적인 방안을 밝혀 주목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 여행업계에서도 남북 정부의 합의만 도출하면. 즉시 우리 국민의 중국 경유 북한관광을 진행해 민간 교류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하는 한편, 아사 직전에 있는 여행업계에 새로운 활로를 열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7월22일 서울 종로구 관철동빌딩에서는 내외국인북한개별관광 여행업계 간담회가 열렸다. 행사를 주최한 박세진 (주)백두대간 오름 대표는 원코리아&커뮤니케이션 공동대표로 내외국인 북한관광을 진행한 북한관광 전문가로 활동해 왔다. 그는 "올해 1월에 통일부가 밝힌 제3국 북한 개별관광의 근거는 UN의 제재 내용을 위반하지 않는 활동이다"라며 "제3국 북한 개별관광은 우리 국민이 중국과 북한을 동시에 관광하는 일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고 주장했다. 한국 여행사는 해당 여행상품을 이용할 여행객을 모집하고 중국 여행사에 여행경비를 입금한다. 중국 여행일정은 중국 현지 여행사, 북한 여행일정은 중국 현지 여행사와 계약한 북한 여행사를 통해 진행하는 방식이다. 미국 달러(USD)를 북에 송금하지 않기 때문에 관광 대금 지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합법적인 비즈니스라는 설명이다.
북한관광이 재개되면 어떤 형식으로 진행될까? 박 대표는 개별관광이 허용되면 즉시 여행상품을 출시할 수 있는 준비를 갖췄다고 말했다. 2018년 7월11일에 북한 여행사(금강산국제여행사)와 계약을 맺은 중국 여행사(요녕오중국제여행사), 그리고 올해 1월에 요녕오중국제여행사와 맺은 외국인 북한관광 대행 계약서도 공개했다.
박 대표는 "우리 국민이 북한을 여행할 때는 외국인과 다른 조건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1명 이상이면 출발이 가능한데, 우리 국민은 최소 출발인원이 4명부터, 최대 30명까지를 한 팀으로 관광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 국민이 북한 관광상품을 판매하는 한국 여행사에 개별 신청을 하면 여행사에서는 중국 여행사에 방북신청을 한다. 중국 여행사는 북한 영사관에 해당 방문 신청자의 북한 관광증(별지비자 개념)을 신청해서 받으면, 중국(선양)을 거쳐 북한관광을 하고 올 수 있는 방법이다.
△박세진 대표가 사전에 공개한 우리 국민의 중국 경유 북한관광 계획안 중 일부
북한 관광코스도 우리 국민과 외국인은 다르다. 외국인은 평양, 개성, 원산, 판문점, 금강산 등 다양한 곳을 갈 수 있는 반면, 우리 국민은 평양, 묘향산, 남포, 단군릉, 동명왕릉 정도만 관광할 수 있다. 요금 체계도 외국인과 우리 국민은 다르다. 박 대표는 "북한은 우리 국민에 대해 외국인보다 관광 요금을 비싸게 책정하고 있다"고 간담회에서 설명했다. 중국을 경유해서 북한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중국(선양)에서의 1박도 필수 일정이다. 선양에서는 북한 여행사 담당자가 북한 관광에서 유의해야 할 점을 설명하고 북한 관광증을 주는 등의 오리엔테이션 일정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민간 차원에서의 준비를 갖췄어도 언제 현실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변수가 여러가지다. 무엇보다도 남북관계는 민간 주도로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제한적 상황 때문이다. 핵을 보유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UN의 제재 조치 및 북미 관계가 민간이 자유롭게 교류하는 남북 관광사업 추진에 큰 걸림돌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바이러스감염증(COVID-19)이라는 변수도 있다. 코로나19 감염 공포가 있는 한 중국을 거쳐 북한을 관광하려는 시도도 줄어들 것이고, 북한에서 입국을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2일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중국인들의 북한 관광이 오는 11월에나 재개될 전망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행업계의 관심은 뜨겁다. 무엇보다도 북한관광은 매력이 넘치는 관광 아이템이라는 것이다. 우리 누군가의 고향이면서 분단 이전의 우리 역사와 문화를 직접 볼 수 있는 곳이 북한이다. 외국인들도 북한 관광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다. 코로나19 확산 이전, 외국인 관광이 허용됐을 때 북한정부는 평양 방문객을 하루 1000명으로 제한했는데, 그 중 750명은 관광객이었다고 박 대표는 전했다.
외국인보다 우리 국민이 북한관광 활동에 제한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민간 관광 교류가 재개되면 어느 지역보다도 우선순위에 오를 지역이라는 게 여행업계에서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이유인 셈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여행사 대표는 "십여 년 간 끊긴 북한관광이 재개되면 여행알선 업무로 제한 받긴 하지만, 여행업자로서의 북한 관광 송객의 염원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외여행업을 운영하는 다른 대표는 "해외여행이 어려운 요즘, 북한 관광은 국외여행사들의 수익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간담회 후에 JTBC 및 본지 티티엘뉴스를 통해 박 대표는 "우리 여행업계가 외교, 정치에 좌우되지 않고 자체적으로 북한관광 사업을 위한 아이템 개발, 모객 방법, 테마 상품 제안 등을 하고 있다는 움직임을 알릴 필요가 있어서 이번 간담회를 추진했다"며 "민간 측면에서는 언제든지 출발할 수 있고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된 상태이다. 수요는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민간 관광교류 활성화의 바람을 전했다. 또 박 대표는 차후에도 간담회 개최 및 북한 관광사업에 관심이 있는 여행사들과 협력할 뜻을 내비췄다.
편성희 기자 psh4608@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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