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새술은 새부대에 담는다.
20년 역사의 KRT가 교원투어에 흡수되고 2022년 여행이지 브랜드까지 단장해 새롭게 거듭났다.
신개념 여행브랜드를 자처한 여행이지가 론칭 2개월만에 지난 19일 성장 비전 간담회를 통해 정식으로 소개됐다. 인수 당시만 해도 업계 일각에서는 KRT라는 간판을 유지하냐 마냐에 관심이 쏠렸는데 약간의 숨고르기 후 교원만의 새브랜드를 다시 론칭하는 행보를 보였다.
▲장동하 교원투어 대표이사. 2011년 교원그룹 전략 기획부문으로 입사해 본격적으로 여행업을 통한 경영 능력의 시험대에 올랐다.
코로나19가 한창인 지난해 1월 KRT 지분 100% 인수를 두고 장동하 대표이사는 누구나 동일한 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여행 사업에 진출하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내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여행사로 성장시킨다는 야심찬 포부도 전했다.
시작 역시 나쁘지 않다.
▲좌측부터 교원투어 이상구 여행기획부문장, 장동하 대표이사, 김명진 사업대표.
이상구 여행기획부문장은 전달인 6월의 경우, 한달 동안 모객 수 2만명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부문장의 설명에 따르면 모객 수 2만명 기준이면 스톡액기준 210억 정도되는 규모다. 5월부터 사업 시작 후 누적 모객 수 3만명 이상을 확보한 점을 들며 내부에서는 연말까지 거래 기준 1600억, 매출은 150억 원 가량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넥스트 레벨의 패키지로 차별화 선언
여행이지는 '넥스트 패키지' 타이틀로 연령별 여행 목적과 취향, 라이프 스타일에 초점을 맞춘 여행 상품군으로 형성돼있다. 정형화된 패키지 여행 상품에서 벗어나 차별화를 보인다는 것이 교원투어 측의 설명으로 자세히 보면 철저히 테마패키지여행에 근간을 두고 있다.
테마여행의 경우 여행사에 대한 신뢰도가 고객 선택에 큰 영향을 끼친다. 실제로 현장에서 고객들을 상담하는 여행사 관계자들은 고객들이 느끼는 여행사에 대한 신뢰도가 낮음을 가장 큰 아쉬움으로 꼽아왔기에 교원그룹의 계열사인 교원투어가 전할 수 있는 신뢰를 여행이지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경쟁력은 물론 그룹내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연내에는 그룹사를 포괄하는 멤버십 서비스가 시행될 것으로 공지됐다. 멤버십 서비스는 소정의 연회비를 받는 유상 형태로 권역별 여행상품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쿠폰북, 교원그룹 계열사 상품 및 서비스 할인, 교원그룹의 다양한 제휴사 할인 혜택 등으로 구성된다.
♦ 교육문화그룹 장점 십분 활용 메인 타깃층 공략
확실히 교원투어의 여행이지가 시장에서 가장 기대받고 있는 부분은 교육 및 생활문화 사업과 연계된 특화 상품이다. 특히 패키지 여행의 주된 이용층인 4050세대는 자녀 교육에도 관심이 높기 때문에 이들을 여행과 교육을 결합한 해외 체험학습 패키지 상품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여행이지 성장간담회에서 장동하 교원투어 대표이사는 이미 교원 그룹이 보유한 DB만으로도 충분한 모객이 가능하다는 점을 앞세웠다. 이상구 교원투어 여행기획부문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그룹에서 가지고 있는 고객 DB는 구몬, 에듀, 라이프, 웰스 등을 포함해 300만명 이상이며 판매인 조직인 ‘파트너스’에서도 2만 5000명 정도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의 인프라는 홈페이지와 모바일, 홈쇼핑 등 온라인 고객접점 채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여행사 오프라인 판매채널로도 활용된다. 교원그룹의 대표 상조 서비스인 ‘교원라이프’와 대리점 연계 상품이 선보이며 고객 접근성을 유지하고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여행이지의 오프라인 채널은 전문 판매점, 제휴 및 일반대리점, 대형마트(홈플러스) 입점 전문 판매점으로 올해 말까지 전문 판매점 50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60대 이상의 액티브 시니어 대상 커뮤니티를 운영해 대면 소통을 통한 브랜드 친밀도를 강화할 예정이다.
♦테마여행도 여행이지 될까.
무엇보다 손이 많이 가지만 수익이 적어 패키지 상품군에서 사이드로 취급받던 테마여행상품들을 여행이지가 대중적인 수요로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해외교육여행의 경우 그간 중소규모의 유학원을 중심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그 수요가 충족되어 왔고 허니문 역시 중소 전문여행사들이 다양하게 제공해왔으나 업체나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에게 크게 신뢰받은 곳은 드물다.
그마저도 코로나19 이후 악화된 경영난으로 제대로 된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더욱 줄었고 심심치않게 나오는 여행객 예약금 먹튀 소식으로 인지도있는 브랜드에 대한 니즈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기존 여행사에서 원하는 상품을 찾기 힘들었던 소비자들이 더이상 온라인 커뮤니티에 신규가입하고 힘들게 알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등급까지 올려놓지 않아도 여행이지 페이지 내에서 제작된 상품으로 기성 상품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도 큰 메리트로 꼽힐 전망이다.
▲김명진 교원투어 사업부문 대표가 성장 비전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교원투어 자체 조사에서 엔데믹 후 소비자 과반수가 패키지 여행사를 이용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패키지 여행의 주 고객층인 40~50대 중장년층을 넘어 MZ세대와 액티브 시니어로 고객층을 확장할 예정이다.
그중에서도 색다른 여행을 추구하는 MZ세대 취향을 고려해 액티비티, 음식, 쇼핑 등 테마를 강조한 ‘MZ픽(MZ PICK)’ 상품 라인이 강조됐다. 김명진 교원투어 사업부문 대표의 첨언에서 보다 젊은 여행객의 취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공략하겠다는 의지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MZ세대로 팀을 새롭게 구성하고, MZ 패키지의 특성을 반영해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직접 현장에서 듣고 만들었다. 먹거리, 쇼핑, 호캉스 테마를 주제로 일정마다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을 묶어서 그룹으로 보내 차별화를 두었다는 것이다.
온라인 채널을 주로 이용하는 MZ세대가 홈페이지에서 취향에 알맞게 여행상품을 선별할 수 있도록 12개의 상품을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기능을 도입하고 UX와 UI 최적화를 통해 여행 상품 구매 편의를 높이고자 했다.
또한 효도관광 수준을 넘어 시니어 전문 여행 브랜드 '여행다움'을 통해 취미와 배움 등을 포함한 프리미엄 해외 패키지 상품 라인업도 예고됐다.
김명진 사업부문 대표는 "프리미엄 브랜드는 코로나 이후 상품을 재개했을 때, 고객들이 높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나만의 휴식을 갖는 것과 안전에 대한 니즈가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타사들처럼 여행이지도 TFT를 구성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계획 중이다. 국내 여행 중심의 브랜드인 여행다움 외에,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를 따로 만들어, 별도의 프리미엄 브랜드 카테고리로 독자 운영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 젊은 오너와 그룹의 적극 지원에 여행업 경력자 솔깃
뿐만 아니라 인적 자원이 무엇보다 중요한 여행업에서 적극적으로 경력자들을 흡수하며 내부 인력 충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교원그룹 자체적으로는 총 11개 계열사(국내 8개/해외 3개)로 구성돼 있으며, 스텝 5000명과 파트너 2만5000∼3만 명의 인력이 활동하고 있다.
교원의 KRT 인수 당시부터 경력있는 여행사 관계자라면 휴직 및 재직여부에 관계없이 교원투어에 스카웃 제의를 받았거나 먼저 문을 두드렸다는 후문이 심심치않게 들려왔다. 그룹에서 실무 경력을 지닌 1983년생의 젊은 오너가 여행업에 적극 참여하는 점만으로도 교원투어는 일정기간의 여행업력을 가진 실무자들에게 새롭게 둥지를 틀어볼만한 혹은 틀어보고 싶은 업체로 꼽힌다.
패키지 경력 9년 차의 한 여행사 실무자는 "제대로 일할만한 환경의 여행사가 급격히 줄어들고 한치 앞을 내다 보기 힘든 여행시장에서 교원이란 그룹의 지원 하에 개인의 경력을 이어가고 비전을 살릴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했다"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간담회 말미에는 디지털 부분에 대한 향후 행보도 언급돼 교원투어가 다양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상구 여행기획부문장은 "메타버스 프로젝트는 그룹 측면에서 보면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 중에 하나가 될 것 같다. 최근에 컴투스라는 회사와 MOU를 체결하면서 ‘컴투버스’라고 하는 가상 메타버스 플랫폼 입점 구상을 진행하고 있다. 컴투버스에 입점해서 가상 여행사, 가상 여행을 체험하는 등 여러가지 것들을 기획하고 있다"고 전해 달라진 시장 상황에 대한 패키지 상품 유통의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게 했다.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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