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을 줄 모르는 뜨거운 감자, 오픈스카이(OPEN SKY; 항공자유화협정)
FSC(풀서비스항공사) vs LCC(저비용항공사) 간 견해차 커
한중 교류 증대 속 막혀있는 중국 하늘길
2018-11-21 10:37:11 , 수정 : 2018-11-21 14:42:36 | 강지운 기자

[티티엘뉴스] 항공산업전망세미나에서 △아시아나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우리나라 국적 항공사가 토론을 통해 중국과 오픈스카이(OPEN SKY, 항공자유화협정) 문제를 두고 항공사마다 다른 견해로 설전을 이어갔다.

 

 

▲제 8회 항공산업전망세미나

 

항공업계에서 중국과 오픈스카이를 진행하는 것은 여러 해 동안 지속해온 문제이다. 기존 FSC(Full Service Carrier, 일반항공사)는 중국과 오픈스카이를 할 경우 중국 국적 항공사에 의해 국내 항공시장의 잠식을 우려하지만, LCC(Low Cost Carrier, 저비용항공사)는 중국 내 항공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기회라고 주장했다. 

 

 

*오픈스카이(OPEN SKY, 항공자유화협정)란

 

한 나라의 비행기가 어디 가서 내릴 수 있고, 어디서 어디까지의 영업이 가능한가를 정의하는 권한이다. 영공은 한 국가의 주권이 미치는 영역으로 영공을 통과하기 위해서 해당 국가와 협정이 필요하다. 통상적으로 항공협정은 한 항공사의 노선 취항에 대해 상대국가 항공사의 노선도 허가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오픈스카이는 항공협정에 대한 규제 철폐를 통해 시장기능에 항공 운수권을 맡기자는 정책이다. 항공자유화협정은 여러 단계로 이뤄지며, 국가 간 협상을 통해서 다른 내용의 오픈스카이 협정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2014년 기준 여객 27개국, 화물 39개국과 항공자유화협정을 체결했다.

 

 

논란이 되는 한중 오픈스카이

 

 

우리나라와 중국 사이에는 항공협정이 일부만 체결됐다. 산둥성, 하이난 2곳에 한하여 오픈스카이 협정이 체결되었다. 이에 따라 두 곳은 모든 항공사가 자유롭게 취항할 수 있지만, 기존 중국 노선에 대해서는 이전에 협정을 체결한 FSC(일반항공사)의 노선만 운항할 수 있다.

 

 

▲진일남 아시아나항공 대외협력 부문 상무이사

 

 

진일남 아시아나항공 대외협력 부문 상무이사는 세계 항공 시장에서 우리나라 항공업계가 처한 상황에 관해 설명하며 오픈스카이에 대해서 보수적인 태도를 보였다. 

 

 

 

 

우리나라 공항의 경우 지난해 약 1억 1000만 명을 수송했다. 반면 중국의 공항은 약 5억 5000만 명을 수송했다. 중국의 경우 국내선 수송객이 약 5억 명, 국제선 수송객은 약 5000만 명에 그쳤다. 항공기 보유에도 중국과 우리나라의 차이는 벌어진다. 항공안전관리시스템(ATIS) 등록된 우리나라 항공기는 총 821대이다. 반면 중국 국적 특정 항공사가 보유한 항공기가 800대를 넘었다.

 

 

진일남 아시아나항공 대외협력 부문 상무이사는 “일부 중동 항공사의 경우에도 두바이 환승 노선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의 항공업계가 규모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어 국내 항공업계가 녹록지 않은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라고 우리나라 항공산업계를 진단했다. “동북아 항공 슬롯(시간당 항공 운항 편수) 확보가 어려워, 우리나라 재방문 수요를 늘려 동북아에서 우리나라의 슬롯 확보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혁희 이스타항공 전략기획팀 팀장

 

 

반면, 이혁희 이스타항공 전략기획팀 팀장은 “항공 자율화를 통해서 우리나라 LCC(저비용항공사)의 해외 진출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저비용 항공사의 주요 고객층은 20대·30대이다. 20대·30대는 소비 탄력성이 높아 가격이 상승하거나, 소비 여력이 떨어지면 소비를 줄이는 폭이 크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국내 소비가 축소된다면 LCC항공사에는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

 

이혁희 이스타항공 팀장은 “지금까지 국내 항공업계가 호황을 누린 점이 있지만, 점차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라며 “반면 중국 항공시장은 성장동력이 많은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오픈스카이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황대유 티웨이항공 고객&대외협력그룹 부장

 

 

황대유 티웨이항공 고객&대외협력그룹 부장은 “내년에는 20% 내외의 국제선 성장을 예상하는데, 30% 이상 성장해야 LCC는 유지할 수 있다”라고 이스타항공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티웨이는 내년 23대의 신규 항공기를 도입할 예정이지만, 신규 항공기는 일본 동남아 노선에 주로 투입할 예정이다. 

 

 

황대유 티웨이항공 부장은 “중국발 위험도는 아직 있다고 본다. 중국 지역은 오픈스카이 구역이 제한적이라 신규노선 진출이 어렵다. 반면, 동남아 노선에서는 과당경쟁으로 항공사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라며 한중 오픈스카이 협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황대유 티웨이항공 부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주요 간선 노선에 독점 운수권이 설정해. LCC(저비용항공사)의 중국 진출 어렵다”라며 “한중 오픈스카이 협정을 통해서 산동성과 해남도에 국한된 항공자유화 협정 구역을 더 넓혀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국토교통부 국제항공과 관계자는 21일 티티엘뉴스와 전화인터뷰를 통해 “항공사마다 입장이 다르고, 정부는 소비자의 이익도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다”라며 “언젠가는 한중 오픈스카이를 해야 할 상황이 오겠지만, 시장이 급변하고 고려해야 하는 요소가 많기 때문에 현재는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강지운 기자 jwbear@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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