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LCC업계 비상경영 돌입으로 위기감 고조
▲ 국내 LCC 항공사들
일본과의 경제 분야 분쟁으로 촉발된 실적악화는 LCC(저비용항공사)업계 뿐만 아니라 FSC(풀서비스항공사)까지 힘든 상황으로 몰고 가고 있다. 여기에 유가인상,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시작된 경제침체,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8% (LG경제연구소) 등으로 발표되는 등 국내 항공사는 실적악화와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미래 예측 등으로 불확실한 시장을 맞고 있다. 황금노선이었던 일본 노선의 빈자리를 채우기가 쉽지 않아 보이고, 그간 노선 개발을 소홀히 했다는 주주 및 시장의 비판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 이스타항공
지난 9월16일 이스타항공의 최종구 대표는 사내게시판을 통해 ‘비상경영’ 담화문을 발표하였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도입한 미국 보잉사의 737Max8 기종을 3월부터 운항 중단한 이후로 2대의 기재 운용에 차질이 생기며, 기체 운용 고정 비용 및 영업적 기회 비용까지 매월 손실이 누적되고 있다. 아울러 유가상승, 환율, 일본 여행 보이콧으로 인한 일본노선 축소 등 대외적인 문제와 함께 촉발된 항공업계 전반에 걸친 불황에 전면으로 타격을 입은 것으로 해석된다.
▲ 제주항공
애경그룹 산하 제주항공도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애경그룹은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아시아나항공에 적극적인 인수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제주항공의 비상경영으로 쉬워 보이지 않는다. 제주항공은 지난 24일 국내선 항공운임 평균 7.5% 인상을 발표하였다. 이어 “경영 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올해 6대의 신규항공기를 새로 도입하는 등 사세를 확장하는 중이었다. 그간 제주항공이 19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LCC업계 1위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지난 2분기의 적자로 비상경영에 돌입했다는 점은 중단거리 위주의 LCC업계의 수익구조와 경영 노하우의 취약성을 드러낸 것이라 평가받는다. 제주항공 뿐만 아니라 LCC업계 전체가 주력 매출지역인 일본지역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제주항공의 2019년 1, 2 분기매출실적
화물운송을 전문으로 하는 에어인천도 올해 8월 항공화물 수송량은 648톤(2018년 동기 2357톤)으로 저조한 실적을 냈다. 원인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항공화물 수요가 줄어 보유 중인 항공기를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동기대비 3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급감한 이유로는 B737-400SF 2대, B767-300ERSF 1대 등 총 3대를 보유하다가 4월 B737-400SF 1대 매각, 8월에는 B767-300ESRF를 정리했다. 지금은 B737-400SF 단 1대만 운영 중이다. 또한 국적사 전체 항공화물이 7~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지난8월 항공법 개정 및 올해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항공사 부채 부담이 늘어나는 등 항공사의 허약한 체력이 더 드러나고 있다. 2019년 1월 부터 리스 회계기준서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1017호에서 1116호로 변경되면서 새 회계기준 'K-IFRS-16'에 따라 항공기 리스료를 비용으로 인식하던 것을 계약금액을 자산·부채화 한 후 10년간 상각하는 것으로 회계기준이 변경되었다. 이런 이유로 국내 LCC 업체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2018년 코스닥 시장에 대거 상장을 추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증권업계는 국내 항공사의 3분기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올 하반기 국적 8개 항공사 채용 규모도 줄었다. 작년에는 2000여 명 수준에서 올해 하반기는 1400여 명 수준으로 30%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 부진과 환율강세, 유류비 상승등 고정비용은 갈수록 오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를 비롯한 주요 전망자료를 종합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도 전년동기대비 –30%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LCC중 제주항공 3분기 영업이익은 15% 감소한 324억 원, 에어부산은 89% 감소한 19억 원, 티웨이항공은 19%가 줄어든 98억 원으로 예상된다.
어느 항공사나 같은 노선··· 노선 개발 부재
LCC(Low Cost Carrier, 저비용항공사)의 특성상 동일기종 항공기를 도입해 운영을 한다. 대부분 효율성이 좋은 협동체항공기(3-3 좌석 배열, 단일통로)인 A320계열과 B737계열 항공기를 운항한다. 그 이유로 항속 거리 5시간 내외의 취항지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항공사들의 수익 노선이었던 일본 노선은 한일 갈등 이후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일본에서 탑승률이 높은 간사이 지역은 평균 30% 가량 줄었고 그 외 삿포로, 규슈 지역 지방도시의 노선은 탑승률 감소로 운휴 들어간 곳이 대다수이다. 각종 특가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것마저도 여의치 않다.
■ 인천-간사이 노선 8월 1주~ 9월 3주까지 승객수
▲ 인천-간사이 노선 8월 1주 ~ 9월 3주까지 승객수
▲ 일본 특가 커피 한잔 값도 안되는 3600원(그러나 실제요금은 세금 포함 총 96,900원)이다. (사진 : 플라이터스)
▲ 일본 오사카행 항공요금 (10월 26일왕복기준, 사진: 플라이터스)
최근 일본 노선을 줄이거나 타 지역 노선으로 전환하는 상황에서 항공사들의 선택지는 다양하지 않다. 중국, 대만, 베트남, 코타키나발루 등으로 국가는 다양하지만, 지역이 중복돼 있어 항공료 인하 출혈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황금노선이었던 일본 노선의 빈자리를 채우기가 쉽지 않아 보이고, 그간 노선 개발을 소홀히 했다는 주주 및 시장의 비판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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