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 잔혹한 2분기 실적발표··· 3분기도 낙관 전망 '글쎄'
대형항공사·저비용항공사 모두 영업이익률 적자 행진
미-중 무역 분쟁·일본 여행 불매 운동·고환율 등 악재 겹쳐
2019-08-16 11:31:15 , 수정 : 2019-08-16 11:54:05 | 강지운 에디터

[티티엘뉴스] 우리나라 국적 항공사의 2분기 실적이 공개됐다. 대형항공사로 불리는 FSC(Full Service Carrier)와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 모두 영업이익률이 적자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대형항공사도 피하지 못한 적자

 

▲대한항공(사진제공: 대한항공)

 

▲대한항공 2분기 실적(출처: 네이버 금융 캡처)

 

대한항공(KE)은 2분기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경영 실적을 발표했는데, 매출은 6조 699억 원으로 0.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67억 원으로 81.9% 감소했으며 당기순손익은 -4150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노선 다변화, 델타항공(DL)과 태평양 조인트벤처 효과에 따른 환승 수요 확대 등으로 상반기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환율 상승에 따른 달러 결제 비용증가 최저임금 인상 영향에 따른 조업비 등 영업비용이 증가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사진제공: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2분기 실적(출처: 네이버 금융 캡처)

 

아시아나항공(OZ) 역시 연결 재무제표 기준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이 기준으로 매출액은 1조 7454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241억 원 당기순이익은 -2024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적자가 늘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환율 및 유가 변동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국내 항공 수요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 경쟁심화로 국내 항공사 전반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에는 한일관계 마저 악화하면서 성수기 모멘텀도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수익성 중시하는 저비용항공사도 영업이익 마이너스 충격

 

▲제주항공(사진제공: 제주항공)

 

▲제주항공 2분기 실적(출처: 네이버 금융 캡처)

 

제주항공(7C)은 지난 6일 2분기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2019년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은 3130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2분기 대비 10.5% 증가했으나 영업손실 274억 원, 당기순손실 295억 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볼 때 늘어난 공급대비 여행수요 증가세가 다소 둔화하고 환율 상승 등 외부변수들의 영향으로 영업활동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기단 도입, 지방발 확대 등 단기수익률에 다소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비자 선택권 확대’, ‘미래를 위한 투자’의 개념으로 사업전략을 펼쳐왔다”고 밝혔다.

 

▲티웨이항공(사진제공: 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 2분기 실적(출처: 네이버 금융 캡처)

 

▲진에어(사진제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2분기 실적(출처: 네이버 금융 캡처)

 

티웨이항공(TW) 역시 실적 고전을 면치 못했다. 티웨이항공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2분기 실적은 매출액 1871억 원, 영업이익 -30억 원, 당기순이익 -150억 원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의 순이익률은 -8.02%로 나타났다. 티웨이항공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201억 원으로 이번 2분기에 적자 전환했다. 지난 2018년 4분기에도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당기순이익이 -44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지만 2019년 2분기 당기순이익은 -150억 원으로 낙차가 커졌다. 진에어(LJ)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2분기 실적도 적자전환했다. 지난 2018년 4분기 적자 전환 이후 두 번째 적자 전환이다. 진에어의 2분기 실적은 매출액 2252억 원, 영업이익 -90억 원, 당기순이익 -144억 원을 기록했다. 진에어의 순이익률은 -6.41%로 나타났다. 

 

항공산업 수익률 악화 원인과 전망

 

보통 항공산업은 2분기에 악화하는 편이다. 4월부터 6월까지는 비수기로 분류될 정도로 여행수요가 감소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반면 7월부터 8월까지는 ‘휴가철’로 여행수요가 증가하는 시기로 항공산업의 수익성도 높아지는 시기이다. 하지만 금년에도 3분기 실적개선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지난 3개월의 원·달러 환율 변화

 


▲지난 1년의 원·달러 환율 변화

 

미-중 무역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해 항공사의 이익률은 줄고 있다. 항공산업은 달러 결제 비용이 있어 이익률에 원·달러 환율이 미치는 영향이 큰 산업이다. 비슷한 수준의 매출이 발생하더라도, 달러(USD)로 결제하는 비용은 강달러의 영향을 받아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달러 결제 비용이 같은 5만 불이라고 하더라도 환율의 변동으로 한화로는 5000만 원에서 6000만 원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지난 6월 28일경 달러당 1155원 수준에서 최근 달러당 1223원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대한항공의 실적을 보더라도 지난해 2분기 매출액은 3조 1057억 원이었으며, 올해 2분기 매출액은 3조 1348억 원으로 올해 2분기 매출액이 높았지만, 영업이익은 2018년 2분기에는 667억 원인 반면 올해 2분기 -237억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 분쟁의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지속 상승했지만, 미-중 무역 분쟁이 계속되면서 앞으로 환율 안정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우려했다. 

 

달러 강세로 힘든 상황에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따른 일본 여행 불매 운동은 항공업계로서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었다. 일본 노선 위주로 취항했던 저비용항공사의 탑승률이 낮아지면서 수익성은 더 악화했다. 저비용항공사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대신 높은 탑승률을 바탕으로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모델이다. 쉽게 말해 박리다매(薄利多賣), 많이 팔아야만 수익이 발생한다. 항공업계에서는 저비용항공사는 탑승률(항공기 좌석 대비 탑승객 비율)이 80%를 넘겨야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일본 불매 운동이 일어나면서 일본 노선 탑승률은 80%를 크게 밑돌았다. 7월 3주 차 인천-오사카 노선 평균 탑승률은 83.47%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지만 7월 4주 차 평균 탑승률은 74.66%로 나타났다. 다른 일본 노선인 인천~도쿄(나리타)의 7월 3주 차 평균 탑승률은 78.34%, 7월 4주 차 탑승률은 65.52%를 기록했다. 저조한 일본 노선 탑승률을 통해 항공사들 특히 저비용항공사들의 손실을 예상할 수 있다.

 

저비용항공사들은 일본 여행 불매 운동으로 인한 대체 지역으로 중국 노선 취항을 서둘렀지만, 그마저도 중국 공항당국의 갑작스런 취항 중단 통보로 차질을 빚게 생겼다. 지난 5월 국토교통부가 한-중 노선 운수권을 배분하면서 저비용항공사가 대형항공사보다 많은 노선을 확보했다. 확보한 중국 노선 취항 일정을 앞당겨 항공기 운항 편수를 유지하고 적극적인 중국 노선 마케팅에 나선다면 피해를 줄일 수도 있었다. 특히 장자제(장가계) 노선은 여행사 및 항공사 관계자들이 알짜 노선으로 운수권 배분 전부터 눈여겨보던 노선이었다. 

 

하지만 13일 오후 중국 연길(옌지)공항과 장가계(장자제)공항이 돌연 신규정기편·임시·부정기편 운항 신청을 중단했으며 운항신청 중단의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옌지공항과 장자제공항은 오는 10월 10까지 운항신청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당분간 저비용 항공사들이 일본 노선 대체지로 취항할 수 있는 선택지가 사라질 수 있고 9월 중국 노선 취항을 연기해야 할 수도 있다. 중국 측 공항에서 운항신청을 재개하기 전까지 우리나라 국토부나 항공사들이 대처하기도 어렵다. 한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아직 중국 측에서 후속 연락을 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 중국 측 반응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국토부 관계자는 “어제 운항중단이 된 이후에 새로 나온 내용은 없다.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노선 축소와 중국 신규 취항 중단이 겹치며 항공기들은 갈길을 잃은 모습이다. 당장 동남아 노선으로 신규 취항하기도 어렵다. 정기 노선 신규 취항을 위해서는 상대국과 항공협정부터 시작해 거쳐야 할 단계가 많기 때문이다. 달러화 강세가 지속할지 약세로 돌아설지 예측하기 어렵고, 성수기가 시작하는 7월 초부터 일본 여행 불매 운동이 시작됐으며, 최근 중국 노선의 신규 취항도 중단되면서 9월 실적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강지운 에디터 jwbear@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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