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롯데백화점과 하겐다즈 컬래버를 통해 이번 달 말까지 '멜팅포인트전시를 열고 있다. 상품 판매보다 '브랜드 가치' 홍보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팝업스토어가 넘치자 브랜드 '차별화' 및 고객확대가 더욱 필요해진 배경이다.
▲정우원 작가의 작품
MZ세대가 새로운 볼거리와 예술 작품 등을 찾아다니며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고 문화적 만족감을 충족하려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요즘 미술품 등에 대한 소비에 적극적인 ‘아트슈머(Art+Consumer)’, 미술 작품에 투자로 이익을 얻는 아트테크(Art+재태크)’ 등의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MZ세대에게 예술 공간이 상당히 인기다.
▲김하영 작가의 도자기 작품
하겐다즈는 장인 정신과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로서의 철학을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기획했다. 총 9인의 유명 작가 및 일러스트레이터가 참여해 하겐다즈의 ‘멜팅 포인트’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도자기, 회화, 미디어 아트, 일러스트 등 다양한 미술 작품 30여점이 전시 중이다.
▲성영은 작가의 작품
롯데백화점 아트컨텐츠실이 기획한 ‘브랜드 컬래버’ 전시로. 이번 전시가 눈길을 끄는 것은 백화점이라는 공간과 브랜드가 접점을 찾아 흥미로운 스토리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최근 대형 백화점들은 물론 기업들도 ‘아트 비즈니스’를 내걸고 미술 관련 사업이나 이벤트로 고객 다변화와 새로운 사업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하겐다즈 브랜드와 결이 맞거나 유명 CF 장면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한 신작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 제목 멜팅포인트(Melting Point)는 사전적으로는 ‘단단한 아이스크림이 액체로 바뀌어 녹는점의 온도’를 뜻한다. 아이스크림이 흘러내리는 듯한 비주얼의 도자기에 유약을 발라 작업한 김 하영 작가의 작품과, 로봇공학을 전공하고 영국 왕립예술학교를 졸업한 정우원 작가의 설치 작업도 위트가 돋보인다.
많은 기업들이 아트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브랜드인지도는 물론 매출증진을 위해 오프라인 마케팅도 함께 진행할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전시회를 진행 중인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도 활발하지만 코로나 이후 오히려 오프라인이 가진 힘을 무시할 수 없다"며 "특히 직접 보고 만질 수 있기 때문에 미디어를 통한 광고보다 더욱 효과적일수 있다고 전했다.
사전 예악 마감, 매일 줄서 보는 오픈런, 설화수의 한옥에서 펼치진 전시
▲설화수의 정원, 설화몬 캐릭터
북촌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 '설화수의 집'. 한옥 공간 한편에 전시된 세계적 아티스트 이불 작가의 '프린세스 워리어 '에 눈길이 간다. 푸근한 여인의 모습을 테라코타로 표현한 작품부터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일부 작품까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불 작가의 작품
▲한애규 작가의 테라코타 작품
이 작품은 설화수가 '흙, 눈, 꽃'이라는 콘셉트로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면서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소개한 것이다. 설화수는 1930년대 지어진 한옥과 바로 뒤편 1960년대 양옥까지 합쳐 약 300평에 이르는 넓은 공간에서 '흙·눈·꽃 설화, 다시 피어나다'라는 전시를 진행해 매일 문전 성시를 이뤘다. 오후 1시에 시작하는 전시로 오픈런은 물론이고 사전 예약은 마감되지 오래다.
아모레퍼시픽이 설화수의 집에서 전시회를 연 이유는 브랜드 이미지를 보다 젊게 개편하기 위해서다. 설화수는 최근 주요 고객인 장년층을 넘어 2030세대로 타깃층을 넓히고 있어 전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모나미의 드로잉 전시, 아날로그 가치 강조해
명품, 패션 업계만 관심을 보였던 '아트 마케팅'에 다양한 소비재 기업들까지 참여하는 것도 눈에 띈다.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유통업체들도 전시회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선보인 모나미 전시회에서 붓펜, 제품을 사용해 그린 드로잉 작품으로 아날로그의 가치를 떠올리게 했다.
단순히 쓰고 기록하는 필기구에서 벗어나 생각과 경험을 표현하는 드로잉 도구로 브랜드를 다시 정의해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한 것이다. 쓰는 도구에서 그리는 도구로 펜의 쓰임새를 늘리면서 주 고객층을 1020세대에서 전 연령층으로 넓히겠다는 계산이다.
홍보와 입소문 마케팅 매개로 아트가 떠오르며 각광받고 있다. MZ세대 사이에서 화두인 아트를 활용해 매장 진입 장벽을 낮추며, 소비자들이 새롭게 기억하게 될 브랜드 정체성은 앞으로 더욱 다양한 아트마케팅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앞으로 더 창의적으로 공간을 예술로 바꾸는 기업의 트렌디한 전시가 기대되는 이유다.
이린 아트칼럼니스트 art.marcom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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