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누구나 꿈꾸는 자유여행, 자유여행에는 몇 가지 필요한 사항이 있다. 바로 숙소와 이동수단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여행의 형태가 많이 달라진다. 도시 간 이동을 제외하고 도시 혹은 마을에 머물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도시와 인근을 둘러보는 형태와 개별적인 이동수단을 이용하여 보는 형태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물론 이런 방법에는 비용과 시간의 차이가 존재한다. 여행자에게 최대한 이동의 자유와 시간, 공간의 자유를 주는 방법이 바로 렌터카 여행이다. 렌터카 여행은 대도시 내 여행보다는 도시 간 이동과 인근 지역을 둘러보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우리에게 생소한 남아공 케이프타운지역에서 4박 동안 렌터카로 가족여행을 했다.
남아공=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취재협조= 허츠(Hertz) 렌터카(허츠코리아)
남아공 여행 어디로 갈까?
아프리카공화국(Republic of South Africa, 이하 남아공)은 2010년에 FIFA 월드컵을 개최한 나라로 흑인 초대대통령인 넬슨 만델라 등이 우리에게 잘 알려져있다. 아프리카 대륙의 가장 남쪽 끝에 위치하고 있으며, 총면적 1,219,090평방km로 한반도의 다섯 배에 달하는 넓은 국토를 가진 나라이다. 북쪽으로 나미비아, 보츠와나, 짐바브웨와 동쪽으로 모잠비크, 스와질란드와 접해 있고 영토 내에 독립국 레소토가 있다. 아프리카의 남단에 위치하고 있어서 아굴라스 곶을 중심으로 서쪽으로는 대서양, 남.동쪽으로는 인도양으로 나뉘어진다.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 헤이트, Apartheid)으로 한동안 국제적 고립 상황에 처하였으나, 1994년 5월 넬슨 만델라 집권 이후 인종차별정책을 철폐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런 지리적,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어디로 가는 것이 좋을까 라는 질문에 결정한 곳이 바로 케이프타운. 여행 일정 중에 동물을 보는 사파리는 짐바브웨와 보츠와나에서 예정이 되어있어 남아공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케이프타운을 보기로 했고 이곳에서 4박이라는 기간동 안 도시와 주변을 돌아보기로 결정했다. 케이프타운의 숙소는 ‘웨스틴 케이프타운 호텔’로 정했고 이동수단은 렌터카를 이용하기로 했다. 렌터카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첫 번째로 일행이 가족 4명이며, 도시 내 이동보다는 희망봉, 케이프반도 지역, 와이너리 등지로 움직이는 일정이라 탄력적인 일정구성이 필요했다.
렌터카 이용의 결론은 자유로운 일정과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최고의 선택이라는 가족들의 칭찬을 들었다. 물론 단점도 존재했다. 우리와는 반대에 있는 운전대, 좌측통행, 조금은 생소한 우회전 및 교통법규 등이 있었지만 크게 문제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렌터카 이용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자잘한 사고까지 렌터카를 이용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해봤다.
렌터카 빌리기
렌터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수많은 렌터카 회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우선 기준은 로컬회사 보다는 국제적 체인회사, 두 번째로 4인 가족이라 편한 여행을 위해 오토기능의 대형 SUV가 필요했고 그리고 공항 픽업, 반납이 가능해야 했다. 다른 것은 문제가 없었는데 오토기능의 대형 SUV를 구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인터넷에 나온 것은 거의 수동기어 차량위주였다. 이번 여행을 위해 도움을 받은 허츠(Hertz) 한국사무소에서 수동기어의 대형 SUV로 예약을 확정하고 출발했다.
속으로 겁이 났다. 렌터카 영업소 문 닫는 시간을 넘길까 하는 우려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남아공 최고의 관광지 답게 24시간 내내 차량을 빌리고 반납하는 것이 가능했다. 공항 청사를 빠져나온 다음 외부에 있는 렌터카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이곳에는 전세계 유명 렌터카 회사의 사무실들이 줄지어 있었다.
우리 가족이 예약한 허츠(Hertz) 영업소로 향했다. 이곳에서 유쾌하고 친절한 직원 카일 컬프(Kyle Kulp)씨를 만나 도움을 받았다. 컬프 씨는 한국에서 예약한 수동 SUV대신 오토기어의 SUV 대여가 가능하냐는 요청에 "가능하다"는 답을 준다. 가격도 올라가지만 원래 예약한 가격으로 해준다는 말에 안심이 된다. 여기에 보험 풀커버, 이곳에서 운전하다가 생길 수 있는 크고 작은 사고까지 모두 보험 처리가 된단다. 물론 가격은 조금 더 비싸지만 만약을 위해서 선택, 결국은 보험 덕을 보긴 했다. 4박 동안 빌리는 가격은 우리 돈으로 85만원, 하루 평균 20만원 수준이다. 4W 차량 치고는 큰 부담이 아니다. 게다가 4명으로 비용을 나누면 5만원, 우리보다 살짝 저렴한 기름 값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만족할 만한 가격이다. 여행지에서 시간과 이동의 자유를 얻는데 드는 비용치고는 저렴하다.
▲컬프(Kyle Kulp) 씨
서류작업, 신용카드 결제, 자동차 픽업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0여분, 사람들이 느릿느릿하다는 아프리카 라는 말이 무색해진다. 이번에 우리 가족이 이용할 차량은 8400여 km를 운행한 토요타 포츄너 2.8 D(디젤) 이다. 공식연비는 8km, 비교적 새 차로 차에 시동을 거는 순간 기분이 좋아졌다. 네비게이션까지 추가로 빌리고 차량에 탑승했다. 7인승이라 접이식 뒷좌석을 젖히고 트렁크 4개를 실었다. 넉넉한 수납공간이 마음에 든다.
처음에는 대형 승용차를 빌리려고 했으나 4명이 탑승하고 4개의 트렁크와 자잘한 짐을 수납할 수 있는 승용차가 거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결국은 SUV가 가장 좋은 선택이라는 것, 또 다른 난관은 우리와는 정반대인 오른쪽 핸들,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조심조심 운행하니 금방 익숙해져 안정화 되었다. 밤 시간이라 공항 주자창에서 외부로 나가는 출구를 못 찾아 애먼 주차요금을 추가로 내는 등 헤매기는 했지만 친절한 남아공 분들의 도움으로 주차장을 빠져나와 첫날 숙소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남아공 최고의 와인 산지에 가다
케이프타운은 1652년 4월,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아시아 무역의 보급기지로서 건설하여 처음에는 네덜란드어로 카프스타드(Kaapstad)라고 하였으나, 그 후 영국계 식민 활동의 기점이 되었다. 아프리카이면서도 전혀 아프리카 같지 않은 곳, 아프리카의 유럽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곳이다.
케이프타운의 역사는 1652년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가 케이프타운에 정착하면서다. 유럽과 인도, 극동을 항해하면서 식량공급, 선박 수리소 역할을 하도록 설치한 곳이다. 이곳에 정착해서 관리했던 얀 반 리벡(Jan Van Riebeeck)은 1665년 유럽에서 포도 나무를 가지와서 포도밭을 개간하고 1659년 2월에 최초의 남아공 생산와인을 만들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케이프타운의 외곽지역에 1년 내내 햇빛이 잘드는 땅에 사람들은 포도밭을 일구어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네덜란드는 1679년 제2대 동인도 회사 총독으로 사이먼 반 데르 스텔(Simon van der Stel)을 임명했다. 와인 산지인 스텔렌보쉬(Stellenbosch)는 그의 이름에서 유래했으며, 콘스탄시아(Constantia) 지역은 그의 농장이 있던 곳이다. 하지만 남아공에서 와인 재배가 꽃피운 계기는 바로 1680~90년 사이 프랑스에서 종교 박해를 피해 케이프반도 지역으로 들어온 위그노파(프로테스탄트)들이었다. 이들이 정착한 프란스훅(Franshoek) 지역에 이들은 프랑스산 포도 묘목을 가지고 와서 포도 재배와 와인생산을 하며 와인으로 대표되는 프랑스 문화를 전파하며 꽃피웠다. 그래서 지금까지 남아공에서 와인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스텔렌보쉬(Stellenbosch), 팔(Paarl), 콘스탄시아(Constantia), 프란스 후크(Franschhoek) 등이 유명하다.
와이너리를 방문하려면 현지 여행사 등을 통해 와이너리 투어(약 5만원~7만원)를 진행하는 방법과 렌터카를 이용하는 방법이 가장 보편적이다. 그러나 내가 가고 싶은 와이너리를 가기 위해서는 사전예약을 하고 찾아가면 된다.
스텔렌보쉬 지역에는 크고 작은 와이너리들이 있는데, 한국에서 조사한 와이너리 1군데와 현지에서 추천받은 한 곳, 총 2군데를 방문하고 와인 테이스팅을 했다. 다이아몬드로 유명한 딜레어 그라프 에스테이트(Delaire Graff Estate)와 포스트카드(Postcard)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Stark-Conde 와이너리다. 각기 특색이 있는 와이너리로 ‘그라프 에스테이트’는 와이너리와 리조트를 겸하는 곳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뛰어난 경치로 인기가 있다. 그리고 Stark-Conde 와이너리는 캐주얼한 레스토랑 카페로 유명하다. 두 개의 와이너리에서 생산되는 와인도 각기 특색이 있다.
와이너리 발효실 안에는 와인이 발효하는 쿰쿰한 냄새가 가득하다. 줄지어 적재되어 있는 오크통에는 와인들이 숙성되면서 세상에 빛을 볼 날을 기다리고 있다. 포도밭으로 나가본다. 소물리에의 설명으로 포도나무 위에서 딴 포도와 중간, 그리고 아래에서 딴 포도로 만든 와인의 품질이 다르다고 한다. 햇볕을 많이 본 가장 윗부분의 포도로 만든 와인이 품질이 좋다고 하니 와인 제조의 섬세함에 다시 한번 감탄을 하게 된다.
와이너리에서 진행하는 와인테이스팅도 3종류, 5종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1만원 내외의 저렴한 가격으로 할 수 있다. 와이너리에서 판매하는 남아공 와인은 병당 12000원에서 4만원 내외에서 구매할 수 있다. 남아공은 까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 피노타지(Pinotage), 쉬라즈(Shiraz) 등의 레드와인과 쇼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슈냉 블랑(Chenin Blanc), 비오니어(Viognier) 등의 화이트와인이 유명하다. 그중 소믈리에가 추천해준 까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 쉬라즈(Shiraz) 두병을 구매했다.
아프리카의 남쪽 끝으로 가다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은 흔히 희망봉이라 알고 있는데 정확하게는 케이프 아굴라스 (Cape Agulhas) 이다. 이곳에 가려면 케이프타운에서 200여 km를 가야하는 먼 거리다. 왕복 6시간정도 걸리는 거리는 가기에는 아무래도 부담되기에 보통 관광객들은 케이프 포인트 지역을 간다. 케이프 포인트는 우리가 잘 아는 희망봉으로 테이블마운틴 국립공원에 포함되는 케이프 포인트는 등대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멋진 곳이다. 케이프반도의 아랫 부분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놓은 이곳은 희망봉과 케이프 포인트의 등대 등이 있다.
케이프 반도를 달리다
케이프반도를 운전하며 오는 길에 멋진 해안도로가 펼쳐진다. 이 길을 따라 가다보면 만나는 해안도로, 바다와 절벽이 만나는 멋진 곳이다. 이후 물개섬으로 이동한다. 길 한군데가 막혀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서 갔다. 물개섬이 있는 헛베이(Hout Bay)에는 마치 애완견이 사람에게 먹이를 받아먹듯 물개 한 마리가 먹이를 받아먹고 있다. 신기한 광경을 보면서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마침 바로 떠나는 배가 있어 물개섬으로 이동한다. 이 배는 지난번 TV에서 방송한 뭉쳐야 뜬다에서 출연자들이 탔던 바로 그 배다. 30여 분을 타고 나가니 조그만 바위섬위에 바다표범과 물개들이 올라가 있다. 절로 환호성이 나온다. 같이 탄 관광객들도 신기해하며 어쩔 줄 모른다.
다시 움직여 펭귄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간다. 사이먼스 타운(Simons town)에 위치한 볼더스 비치, 이곳에는 남극에서나 봄직한 귀여운 펭귄들을 볼 수 있는 곳으로 1년 내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바위가 군데군데 박혀있는 하얀 모래사장 위에 뒤뚱뒤뚱 걷는 펭귄가족들이 보인다. 태어난 지 얼마 안되는 새끼도 보이고 털갈이가 끝난 조금 큰 새끼들도 보인다. 물속에서는 날렵하게 헤엄치다가도 물 밖에서는 움직이기가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갈매기들도 펭귄 사이에서 조그만 펭귄새끼를 노리는 듯 부산히 움직인다.
우리가 흔히 아는 희망봉에는 희망곶이라 부르는 곳이 있다. 사람들이 인증샷을 찍는 Cape of Good Hope 이곳은 아프리카 대륙의 남서쪽의 끝이다. 이곳을 사람들이 오지만 케이프포인트 지역에는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 곳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패키지 여행을 오면 거의 가지 않는 곳들, 시간과 이동이 자유로운 렌터카 여행을 통해서 찾아가는 곳이다. 이런 소소한 즐거움이 바로 렌터카를 이용한 자유여행에서만 가능하다. 바닷가로 밀려오는 커다란 파도와 그 앞에 서있는 사람들 이곳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광경이다.
케이프타운의 명물 테이블 마운틴
도착한 다음날 테이블 마운틴 정상에 구름이 자욱하게 끼었다. 이럴 때는 올라가도 주변 경관이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산 정상에 구름이 낀 것을 신들의 테이블 같다고 표현했다. 바람이라도 불면 케이블카가 움직이지 못한다. 결국 테이블 마운틴 정상에 구름이 없는 것으로 확인하고 아침 일찍 차를 몰고 테이블 마운틴으로 향한다. 테이블 마운틴으로 올라가는 산은 굽이굽이 올라간다. 늦게 올라가면 한두시간 줄서는 것은 예사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차를 가지고 올라왔다. 길 옆에 주차를 해놓고 케이블 카를 타고 올라간다. 테이블마운틴(Table Mountain, 1086m) 산 위가 테이블같이 평평하다. 라이온스 헤드와 만델라가 수감생활을 했다던 로벤섬이 멀리 보인다.
케이프타운도 출퇴근시간에는 극심한 교통정체를 보였다. 그리고 렌터카를 타면서 가장 걱정되는 것이 바로 크고 작은 사고이다. 아니라 다를까 코너를 돌면서 뒷바퀴 휠과 타이어에 손상이 있었다. 그리고 차량 뒷부분에 상처가 났다. 가슴이 덜컥했다. 공항 허츠렌터카 사무소에 차량을 반납하면서 확인해보니 보험으로 다 처리가 된단다. 그리고 차량에 기름을 다 넣어 반납해야 하는데 주유량이 1/4 가량 부족했다. 이것은 예치금으로 처리된단다. 크고 작은 사고가 생겨도 마음이 편했던 이유, 바로 편리한 렌터카 보험덕분이다.
Tip 1.
웹사이트 및 예약센터를 통해 사전에 예약하면 현지에서 바로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고 보험이 포함된 패키지 요금을 이용할 수 있다.
Tip 2.
골드회원 가입하여 공식 웹사이트에서 진행되는 할인행사를 확인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