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올리브 향에 취했다고 하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올리브 과육이 빚어낸 황금빛 오일은 매끈하게 입안을 감싸며 코끝을 알싸하게 만들었다. 이탈리아 오일 마스터 협회 조반니 아보(Giovanni Abbo) 회장이 직접 공개한 '나만의 올리브 오일 감별법!'. 지난 22일 여행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탈리아 올리브 오일 여행 루트(Strada dell' Olio) 세미나'에서 만날 수 있었다.
▲ 주한 이탈리아 관광청 김보영 소장(우측)과 조반니 아보(Giovanni Abbo) 회장(좌측) 및 관계자들
"올해 3번째인 세계 이탈리아 음식주간의 테마는
'올리브 오일'이 중심이 된 지중해 식단입니다."
▲ 주한 이탈리아 대사, 마르코 델라 세타
주한 이탈리아 대사, '마르코 델라 세타'는 이번 세계 이탈리아 음식주간을 맞아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무형유산인 '지중해 식단'을 메인 테마로 잡았다고 소개했다. 올해 올리브 오일의 매력을 알리게 된 이유는 앞으로 '지중해 식단'과 더불어 '올리브 오일 여행 루트'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사람들의 와인만큼 각별한 올리브 오일의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올리브 오일은 이탈리아 사람들의 문화를 담고 있습니다."
주한 이탈리아 관광청 김보영 소장은 천 년 넘는 올리브 나무와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사는 삶 전체가 올리브 오일에 담겨있다고 말하며, '이탈리아 올리브 여행 루트'의 가치를 설명했다. 지중해의 마일드한 기후는 와인과 올리브 오일의 생산 지역이 함께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결국 이탈리아 곳곳을 다니며 풍토와 품종이 주는 다채로운 올리브 오일의 세계가 열렸다고 표현했다.
갓 짜낸 올리브 오일을 즐기는 행사를 비롯해 올리브 오일 스트리트 축제, 올리브 오일로 반죽을 한 피자 만들기 등의 각종 프로그램까지,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 올리브 오일 장인들이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은 여행업계 종사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짧든 길든 주어진 여행 일정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올리브 체험 프로그램은 주요 관광지와 가까이 있다는 점도 구미를 당겼다. 올리브 오일을 음미할 수 있는 '120개 도시 워킹투어'는 이탈리아의 아그리컬처 투어리즘(Agriculture tourism) 위상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유럽연합의 D.O.P.와 I.G.T. 인증으로 좋은 올리브 오일을 선택할 수 있는 팁을 전하면서, 세미나의 가장 하이라이트였던 '올리브 오일 시음회'가 진행됐다.
"훌륭한 올리브 오일 감별사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드릴게요!"
이탈리아 오일 마스터 협회 조반니 아보(Giovanni Abbo) 회장은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올리브 오일 테이스팅 페이퍼와 6가지의 올리브 오일 샘플을 참여자 모두 경험할 수 있도록 강연을 이끌었다. 씨앗에서 가져오는 다른 오일과는 달리 '과육'에서 오는 올리브 오일은, 후각과 미각 2가지를 이용하여 어떻게 감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와인과 달리 색은 중요하지 않고, 항산화와 관련된 매운 맛과 쓴 맛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느끼기에 가장 좋은 기준이라고 했다. 어떤 음식과 어울릴까 상상하면서 나만의 올리브 오일 취향을 찾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 세미나에서 준비한 올리브 오일 테스트 키트
올리브 오일을 두 손으로 감싸고 사람의 온도가 전달되었을 무렵, 오일을 입안에 머금으며, 우리의 탄소가 숨을 들이마시고 코로 내뱉는 방법으로 동원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다. 조반니 아보 회장은 3일간 200개 이상의 올리브 오일을 테스트할 정도라고 하는데, 입을 헹구고 다음 오일로 넘어가며 지속적으로 이 스킬을 반복하고 연습하다보면, 우리도 언젠가 좋은 올리브 오일을 감별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암모니아가 느껴지는 톡 쏘는 매운 맛에서, 파란색 토마토가 생각나는 오묘한 흥취로 넘어가다가, 오렌지가 가미되어 향긋한 블렌딩에 탄성을 지르기까지. 올리브 오일에 그만 취해버렸던 시음회였다.
셰프들은 연하거나 조화를 이룰 수 있거나, 개성이 강한 3종류의 올리브 오일을 두고 음식과의 조화를 고민한다고 한다. 이날 참여했던 사람들은 지중해 식단에서 올리브 오일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새삼 생각해볼 수 있었고, 그간 잘못 알고 있던 올리브 오일에 대한 상식도 얻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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