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이행보증보험 가입요구로 더 힘들어진 리조트 시장
애증의 몰디브 시장, 더 이상 믿을 수 없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라는 소설이 있다. 이 소설의 제목에 빗대어 ‘고몰디브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시장을 혼란 속에 빠뜨렸다는 표현을 할 정도로 몰디브와 휴양지 시장이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가장 큰 폭풍은 바로 소비자의 신뢰하락이다. 두 번째는 여행사의 GSA, 총판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제는 누구도 믿지 못하는 세상이 되었다. 각종 루머가 난무하며 시장은 더욱 혼탁해지고 있다. 여기에 이행보증보험 가입의 요구로 업체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 소비자, 소형전문여행사 외면으로 대형여행사로 쓸려
2018년 하반기에 허니문 전문 여행사가 폐업을 하고, 여기에 몰디브 리조트 총판인 고오션트래블이 거액의 부도를 내고 폐업을 하였다. 그와 관련된 수많은 말들이 시장에 퍼지는 가운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여행사와 소비자가 당하고 있다. 몰디브 현지 리조트에서 결제가 되지 않아 체크아웃을 할 수 없게 되자 모여행사는 부랴부랴 자사가 직접 결제를 해서 손님을 체크아웃시킨 경우도 있고 소비자들은 소비자들대로 한국의 여행사가 아닌 몰디브 현지 리조트로 직접 연락을 직계약을 시도하는 경우도 생겼다.
여행사는 이미 리조트경비를 선납해서 보냈지만 실제로는 지불 안 된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리조트 예약업체의 부도로 2중으로 손해를 보고 있고 여기에 혹시나 하는 불안감을 안고 손님을 보내야하는 상황에서 나름의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다. 전에부터 위태위태해 보인 몰디브 시장이 혼란에 빠지자 패키지사를 중심으로 이행보증보험을 가입을 요구했던 것에서 전문여행사까지 GSA 측에 이행보증보험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 이행보증보험 가입비 만만찮아.
통상적으로 이행보증보험은 5천만원 한도 내에서 가입이 가능하다. 서울보증보험이 이행보증보헙 가입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1천만원당 15만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전에는 대형 패키지사를 중심으로 이행보증보험을 가입했는데 지금은 리조트 GSA와 일정금액이상을 거래하는 여행사들이 이행보증보험 가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몰디브 지역은 비교적 고가리조트라 1쌍당 800만원에서 1천만원이 쉽게 넘어간다. 한 업체당 예약인원이 6-7쌍만 되어도 이행보증보험의 한도인 5천만원이 쉽게 넘어가는 형편이다. 여기에 일부 업체는 여행공제 및 영업보증보험 금액을 올리는 방법으로 이행보증보험의 부족분을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SA 업체별로 이행보증보험을 가입해야 할 거래여행사들이 여러 곳라는 점이 GSA업체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A업체는 이행보증보험 가입비로만 수백만원을 사용했다는 말을 했고, B업체도 동일하게 이행보증보험 가입비로만 수백만원을 사용했다.
▲ 보증보험 안내문
▶ 국내 대표 여행사중 한군데는 후불결제 요구 소문도 있어
- 공정위도 후불결제는 사업자간의 거래로 사실상 제제할 수 있는 방법이 한정.
국내의 대표여행사중 하나인 C투어에서는 5천 만원 한도인 이행보증보험금액을 넘어가면 대금결제를 미루고 후불제로 지급할 거라는 소문이 들리고 있다. 그래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불공정 거래 여부에 대해 질의를 해보았다.
공정위에서는 계약서에서 후불제 관련 계약이 명시되어 있으면 불공정 거래가 아니라고 하였고, 계약서 없이 진행되는 것은 민사에 해당되어 당사자 간의 협의에 의해 처리할 부분이라고 불공정거래 판단에서 한발 물러나는 모양새였다, 여기에 불공정거래라고 여겨지면 상사중재원이나 법률구조공단에 문의하라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리조트 총판업체 관계자 D씨는 “몰디브는 대부분의 리조트가 최소 21일 혹은 30일전 리조트 대급완납의 조건으로 지금까지 대부분의 여행사들과 선결제 계약을 했는데 최근에 몰디브 지역을 취급하는 총판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이행보증보험 금액이상 넘어가는 금액을 후불제를 한다면 대형 여행사의 횡포다.” 라고 말하며 “이행보증보험금액이 넘어간다고 예약을 안 받을 수도 없어 난감하다”고 하였다.
‘여행이라는 상품의 특성상 사전에 고객들이 여행경비를 선납했는데 여행사들이 고객이 여행을 끝난 뒤에 대금을 지급하겠다고 하는 것은 여행사의 횡포’ 라고 언급하며 ‘몰디브 이외에 다른 지역 리조트의 예약관행으로 굳어질까 우려된다’고 했다.
실제로 해당여행사와 거래하는 총판 한곳은 후불제를 감수하고 C여행사와 거래하겠다고 밝혀 상반된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후불제를 하겠다는 여행사가 큰 물량이 있어 타 여행사에서 받은 대금으로 운영자금을 돌리겠다는 입장이어서 역시 자금경색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만약 C여행사를 따라 후불제를 시행하겠다는 여행사가 많아지면 자금력이 부족한 총판은 자금문제가 금방 대두될 것이 분명해보여 자칫 몰디브 리조트 시장자체가 공멸 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 이행보증보험가입이 모든 문제의 해결이 될 수 있을까?
몰디브 리조트를 판매하는 E여행사 대표 F씨는 ‘이행보증보험이 절대로 대안을 될 수 없고 단지 표면적으로 안심하게 하는 역할 밖에는 못한다.’ 고 말하며 ‘사기를 치려고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사기치는 것이 가능하기에 이행보증보험은 큰 의미가 없다.’ 라고 했다. 법인의 경우 부도 후 대표자 변경하고 같은 사람이 다시 영업하는 경우도 많이 있고, 개인도 마찬가지로 다시 영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질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의미다.
판매 여행사 입장에서도 이렇게 어지러운 몰디브 리조트 시장에 대해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고 고객에 대해 보호하는 차원에서 이행보증보험 가입을 요구하는 것은 최소한의 대비책이라고 할 수 있다. 업계관계자는 몰디브 시장이 워낙 혼탁해 ‘이행보증 보험가입으로 시장을 안정화 시킬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거래업체별로 건건이 이행보증보험 가입을 하는 것은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 리조트 판매여행사의 합종연횡이 시작되나?
몰디브를 비롯한 모리셔스, 세이셀, 타히티, 칸쿤 등 리조트 시장에 위기감은 이전부터 존재했으나 이번 '고몰디브' 사태를 계기로 총판들의 지형구도가 재편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총판 업체가 문을 닫으면서 한국 내 총판이 없어져 무주공산이 된 리조트의 GSA가 변경되면서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얻는 업체가 생겨났고, 동남아 리조트를 하다가 몰디브와 그 외 모리셔스, 세이셀 등으로 시장을 확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업체들끼리 부딪히게 되었다.
최근의 움직임을 보면 각 리조트 주력 업체들이 영역을 확장해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들이 보인다. 리조트 시장에서의 매출과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존 규모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업체끼리 인수, 합병으로 몸집을 불리려는 것이다.
시장의 상황이 점점 악화되면서 적정 이익을 포기하고 매출에 전력하는 진흙탕싸움이 더욱 심화될 거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망한다. 경쟁업체와의 상생이 아닌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죽기 살기로 달려드는 상황이 언제든지 재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몰디브 리조트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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