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줌]해외 사례를 통해 살펴본 숙박공유는 이렇다
미국, 유럽, 아시아 사례를 중심으로
2019-03-02 15:36:02 , 수정 : 2019-03-02 15:40:00 | 김세희 에디터

[티티엘뉴스▶트래블인사이트] 연 180일 이내의 내국인 대상 도시 민박업을 허용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로 숙박공유를 둘러싼 업계의 입장차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숙박업의 상생 방안을 위해 해외 주요국 숙박공유의 현재를 짚어본다.

 

 

 

에어비앤비와 같은 숙박공유 서비스에 대한 미국의 규제는 연방정부 차원에서의 총괄적 규제보다는 주로 시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즉, 단기숙박임대 서비스에 대한 규제의 강도와 범위가 도시별로 다르게 적용된다.


최근 시정부 차원의 다양한 정책대응 사례에 기초할 때 미국 내 숙박공유 분야 관련 주요 쟁점으로는 단기숙박임대 서비스의 정의, 책임소재, 조세 형평성, 부정적 외부 효과 등을 들 수 있다. 이에 단기숙박임대 서비스의 공급자 및 수요자 양측은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이용하는 과정에서 지역별로 다른 규정으로 인해 혼란과 부담이 있게 되는데, 호스트들은 책임 범위와 서비스 제공 시 적용되는 법규를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

 

 

에어비앤비 서비스가 처음 시작된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단기숙박임대 서비스의 합법화와 더불어 호스트 및 플랫폼의 책임을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4년 10월 샌프란시스코 시의회가 단기임대업을 허용하는 법을 개정했고, 2015년 2월부터 샌프란시스코 거주자가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을 30일 이내의 단기간 임대하는 걸 허용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조세형평성 제고를 위해 에어비앤비 호스트들이 기존 숙박업체에 적용되는 숙박세(숙소를 임대할 경우 사용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 납부해야 할 세금)를 동일하게 납부한다. 실제 워싱턴 DC 및 36개 주에서는 에어비앤비가 게스트로부터 숙박세를 원천징수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기존 숙박업과 단기숙박임대 서비스 플랫폼의 게스트 안전 보장 의무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 기존 숙박업체들이 「관습법(Common Law)」에 의거하여 게스트들에게 안전하고 청결한 거주 환경을 제공하고, 정기적으로 관리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는 반면, 숙박공유 플랫폼은 해당 의무를 부당하게 회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나 시민 주도로 샌프란시스코와 맨해튼에서는 단기숙박임대 서비스의 기존 주거환경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 「토지사용제한법(Zoning Law)」 의거 숙박공유 서비스 운영지역을 제한하고 있기도 하다.

 

 

EU는 2016년 6월 공유경제 활성화와 관련한 유럽 내 협력 어젠다를 채택하고, 시장진입 요건, 책임규정, 사용자 보호, 자영업자 및 근로자, 과세 등 5가지 핵심 쟁점을 바탕으로 한 정책적 노력을 전개하기로 했다.

 

 

유럽 내에서 영국은 공유경제 영역의 규모나 정책적 지원 측면에서 가장 선도적인 국가로 평가된다. PwC(검색일 2017.05.29.)에 따르면 영국의 공유경제 시장은 유럽지역 전체의 약 1/3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숙박공유 부문 거래액 기준으로는 37%, 플랫폼 매출 기준으로는 27%로 보인다. 총 임대기간이 90일 이하이고, 임차인이 해당 주거지에 대한 납세의무를 지고 있는 경우 용도변경으로 보지 않으며, 이에 따라 별도의 허가 없이도 단기임대가 가능하다. 물론 각 지방정부 차원에서 예외를 둘 수 있는 규정도 함께 도입됐다.

 

 

유럽 주요국들은 ‘관광세’를 중심으로 세금 징수의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The Rent a Room Scheme」 규정에 따라 건물주의 숙박임대에 따른 수입에 대해서 연간 7,500 파운드까지는 면세를 적용한다. 프랑스 파리의 경우 호텔업자들이 공유숙박업체와의 과세 형평성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최근 에어비앤비 이용자들에게 1인당 0.83 유로의 세금을 부과하고 이를 요금에 포함하여 원천징수하기로 에어비앤비와 협약을 체결했다. 바르셀로나도 단기숙박임대 1박당 0.65 유로의 관광세가 부과되며, 임대주택의 소유자가 세금을 원천징수해야 한다.


유럽 내에서의 플랫폼 책임 규정은 거래와 관련한 적극적인 책임 규정이라기보단, EU 차원의 전자상거래 관련규정에 근거 온라인상의 최소규정 정도이며, 국가별로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미국과 유럽에 비해 아시아의 주요국은 숙박공유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나 제도적인 논의, 정책적인 대응이 정립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또한 나라마다 정치 및 상황적 여론에 따라 숙박공유 정책의 온도차가 커 아직 갈 길이 멀어보인다.

 

 

대만은 아직 공유숙박 개념을 도입할 계획이 없어 보이며, 중국인들의 대만 여행불가의 여파로 실적이 나빠지면서 숙박 및 여행업계의 공유개념에 대한 반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하반기부터 개인 및 불법 숙박업에 대한 처벌이 강력해지고 단속도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SNS에선 대만에서 숙박공유를 이용한 어느 여행객의 당황했던 경험이 회자되고 있다. 정부의 단속이 걱정된 집주인의 잘못된 정보 기재나 급작스러운 취소 통보 등의 사례가 인터넷에 올라오곤 한다. 숙박하고 있는데 단속을 경험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어 여행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이에 대만에서는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여행자들은 적절한 보상이나 보호를 받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일본은 방일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라 지역주민과의 갈등, 불법 민박 등의 대응이 시급하다는 인식에서 의견 수렴을 통해 지난 6월부터 주택숙박사업법을 시행하고 지자체에 등록해 영업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2020년 도쿄올림픽을 보면 기존 숙박으로는 수급이 어렵기에 관계 부처에서 설계안을 만들어 입법화를 한 첫 사례다.


일본은 빈집을 활용한 민박 서비스 제공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민박 유형은 집주인 거주 및 부재형으로 나눠 내-외국인 상대로 180일 이하의 영업일수를 준수해야 한다. 2달 이상 장기 임대하는 경우는 180일에 포함되지 않아, 장기임대 + 단기 공유숙박의 경우 사실상 365일을 허용하고 있는 셈이다. 등록제가 아닌 허가제로 운영되며, 허가이후 등록번호가 발부되며 이를 공개해야 한다.

 

 

중국 공유경제 시장의 구조를 보면 자국기업 위주의 시장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예로 숙박공유기업 투지아의 경우 여행업계 선두 기업인 씨트립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등 자국기업 또는 연관 분야 기업과의 협력이 활발하다. 에어비앤비는 2015년 11월 창립됐다. 에어비앤비와 같은 기업이 주로 개인과 개인간의 P2P 거래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에 비해 중국의 투지아는 다주택 보유자나 부동산 투자자들의 임대 수익을 위한 B2P 거래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공유경제 성장 전망에 대해 상당히 낙관적이다. 자국 공유경제가 연평균 4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고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에는 10%, 2025년에는 약 20%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중국은 선 관망, 후 조치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지방 정부의 관리감독 권한을 강화해 그 역할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 : KIEP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사회의 공유경제 추진현황과시사점』 연구자료 별첨(보도자료), KDI FOCUS(통권 제83호)

 

김세희 기자 sayzib@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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