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리껫아농 뜨라이라따나송폰(Siriges-a-nong Trirattanasongpol) 태국관광청서울사무소장
 

[티티엘뉴스] 2016년 2월 12일에 처음 그녀를 만났다. 흰 원피스 정장을 입고 수줍은 미소를 짓는 그녀에게서 나이 지긋한 소장 보다는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직원으로 본 사람들이 많았던 해프닝이 생각난다.

그렇게 취임한 씨리껫아농 뜨라이라따나송폰(Siriges-a-nong Trirattanasongpol) 태국관광청서울사무소장이 이제 후임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본청으로 복귀한다. 만 4년간 그녀의 얼굴을 보면 주름 하나 더 늘어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그간 그녀가 성취한 많은 활동실적과 아시아 관광시장에 대한 깊은 인사이트를 보여주는 면면에서 태국 관광산업의 밝은 미래를 예견하는 건 비단 기자 뿐만은 아닐 것 같다. 인계할 자료 정리에 한창이었지만, 설 연휴를 핑계 차 그녀와 편안하게 소회를 나눌 수 있었다.

-한국에서의 임기 동안 가장 추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많은 기억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원더풀 코리안’(Wonderful Korean)이 가장 인상적이다. 내가 만난 수많은 한국인들이 근면성실하다. 과거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낸 그들의 성실함과 희생정신이 존경스럽다. 현재에도 경제 뿐 아니라 교육, 문화 등 선진국 반열에 올라 지속 성장하고 있는 한국인에게 경의를 표한다. 특히 서울사무소 식구들과 업계 파트너들도 그런 분들만 만난 것 같다.”

-어떤 파트너가 가장 좋았나.

“하하하!~ 홀세일러, 리테일러, 항공사 관계자들 모두 좋았다. 그들 덕분에 태국을 방문하는 한국인이 많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우리나라에서 업무환경이나 관계, 일상 중에 적응하기 힘들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치앙라이(Mueang Chiang Rai)를 한국에 잘 소개하는 과제가 힘들었다. 인기 관광·휴양지인 치앙마이(Chiang Mai)의 인근 지역이지만 한국인들이 잘 알지 못했다. 여행·항공업계 관계자들조차 인식이 낮은 편이어서 그들을 이해시키는데 애를 먹었다. 결국 직항(2019년 1월)을 이루기까지 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어떤 이유에서 치앙라이를 소개해야 했나.

“치앙라이와 가까운 치앙마이는 운항제한이 있어서 슬롯이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치앙라이는 운행제한이 없어 24시간 이착륙이 가능하고, 치앙마이와는 차량으로 3시간 이내의 거리로 연계상품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좋은 숙소와 볼거리, 음식, 자연환경 등 여러 가지 관광객의 흥미를 유발하는 요소가 많다.” 

-일상에서의 어려움이 있었다면.

“주변 분들이 친절하게 대해줘서 적응하기 어려웠던 점이 잘 떠오르지 않는데…, 하나, 산낙지를 먹는 게 매우 힘들었다. 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산낙지를 한국에서 보니까 먹기 부담스러웠다. 참기름에 찍어먹는 것도 신기했다. 물론 지금은 산낙지도 잘 먹는다.”

-그렇다면, 떠나고 나서 가장 아쉬울만한 한국 음식은 어떤 게 있을까.

“시레기국, 된장찌개, 반찬이 푸짐한 한국음식이 좋았다. 특히 고등어, 갈치, 메로 등의 생선조림과 구이도 맛있다. 태국에 돌아가면 한국에서 먹어야 제 맛이 나는 모든 음식이 아쉬울 것 같다.”

-다른 좋은 추억도 떠올린다면.

“아이돌 스타가 한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나. 개인적으로 나의 아이돌은 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다. 그분의 자서전을 읽고 큰 감동과 감명을 받았다. 경제 성장을 이룬 한국에 가장 큰 기여를 한 분으로 생각한다. 일반 아이돌 스타 중에선 그룹 블랙핑크(Blackpink)의 리사(ลลิษา มโนบาล‧Lalisa Manobal)을 좋아한다.^^”

-복귀 후에도 한국과의 인연을 계속 맺을 거라고 들었다.

“본청에 복귀해서 동아시아 인터내셔널 마케팅 부국장(Deputy Executive Director)을 맡는다. 해당 직책이 담당하는 영역은 중국, 홍콩, 타이완, 일본,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다.”

-신임 서울사무소장에게 하고 싶은 말, 한마디 해 달라.
 

“지라니 푸나용(Mrs. Jiranee Poonnayom) 신임 서울사무소장(사진 ▲)은 직전까지 태국 동북 지역의 소장으로 활동했다. 태국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부임하면 상당히 경쟁력 있는 소장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신임 소장에게 당부하자면, 눈과 귀와 마음을 열고 파트너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트렌드 파악을 잘해서 업무 집행을 해야 한다. 또 한국인 여행객이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알아야 하고, 경쟁 지역에서는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 탐색해야 한다. 내 경험에서 비추어 보면, 마케팅 계획을 세우면 실패하더라. 단지 계획으로만 끝내지 않고, 업무도 적극적으로 시장상황에 유연하게, 마치 전쟁을 벌이는 것처럼 치열하게 해야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 편성희 기자 psh4608@ttlnews.com
사진=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